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막강했던 거란의 요는 흥종(興宗)과 도종(道宗)의 시대에 이르러 국력이 현저히 약화되기 시작했다. 흥종은 여력이 있었지만 서하의 도전을 극복하지 못했다. 서하의 조상은 선비족의 갈래인 당항(黨項) 출신 척발적사(拓跋赤辭)로 황하의 상류에 살다가 정관(貞觀) 초기에 당에 귀화해 태종 이세민(李世民)에게 이씨성을 하사받고 조공국이 됐다. 그의 후예가 섬서성 하주(夏州)에 거주하면서 평하부(平夏部)라는 호칭을 얻었다. 당말 황소(黃巢)의 난에서 평하부 추장 척발사공(拓跋思恭)이 공을 세워 정난(定難) 절도사로 임명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로 꼽히는 임금 세종. 백성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 훈민정음은 대표적인 업적이다. 유네스코는 한글이 세계 많은 글자 가운데 가장 과학적이고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당대 많은 유학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한글 창제를 밀어붙인 세종의 의지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세종은 동궁시절부터 글을 좋아했다. 한번 책을 잡으면 밤을 새는 일이 많았다. 평소 과식과 운동 부족이었을까. 세자는 몸이 비대해진다. 아버지 태종도 아들의 비만을 걱정했다는 기록이 있다. 세종은 젊은 시절에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인간의 정신세계를 이드(id), 에고(ego), 슈퍼에고(superego)로 구분했다. 그에 따르면 이드는 감정, 욕구, 충동, 과거의 경험 등이 결집된 무의식적 본능이다. 인간의 행동은 성욕인 리비도와 공격성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이드의 속성은 생존본능과 종족보존본능이다. 뇌에서는 시상하부의 기능과 유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고는 이드와 슈퍼에고로부터의 요구를 받아들여 외부세계의 자극을 조절하고 타자와 자기를 구분해 독립적 존재로 인식하는 심리적 작용이다. 뇌에서는 대뇌와 유관한 것으로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에 원행스님이 당선됐다. 선출 직후 불교개혁행동은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총무원장 선거 원천 무효를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선거가 자승 전 총무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종단 기득권 세력의 음모와 각본대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행스님은 당선 기자회견에서 “불교계의 엄중한 현실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승가복지확충, 종단화합,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올곧은 수행자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계종 행정을 총괄하는 총무원장은 전국 사찰 3100여곳 주지 임명권, 스님 1만
정라곤 논설실장/시인날마다 이른 아침에 내 이메일 주소로 메시지 한 통이 날라든다. 5년이란 세월이 흘렀건만 하루도 빠짐없이 이 작업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바, 바로 김진흥 목사의 ‘아침묵상’이다. 보내는 분과 나와는 종교관이 달라 기독교 색채의 그 내용을 일일이 읽어보지는 않지만 제목과 주요 내용은 훑어보는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글 내용보다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글 쓴다는 그 자체가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매일 글 쓰느라 주제와 시사 거리를 찾느라 고심하는 나의 입장에서 볼 때에 김진흥 목사의 필혼(筆魂)에 존경심을 보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고대 사람들은 붉은색을 벽사(僻邪)용으로 썼다. 무덤을 만들면 시신 주위에 붉은 흙을 뿌렸다. 액을 막기 위한 부적도 주사(朱砂)로 그린다. 동짓날 붉은색 팥죽을 쑤어 먹는 풍속도 귀신이 붉은색을 싫어한다는 속신에서 나온 것이다. 붉은색은 고구려 유물의 특징이다. 와전(瓦塼)을 보면 와당은 대개 붉은색을 띠고 있다. 백제 와당은 유백색이거나 회색이며 신라와당도 백제 것을 닮았다. 통일신라시대 와당들은 고열로 단단하게 구어 청회색을 띤다. 그러나 고구려는 소성도(燒成度)를 약하게 해 붉은색을 냈다. 그리고
이상면 편집인유난스레 별났던 지난여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폭염과 폭우와 지진과 화마가 온 지구촌을 휩쓸고 지나간 그 뒤안길에 서 있다. 9월의 시작과 함께 찾아온 천지일보 창간 9주년, 강산도 변한다는 10주년을 앞두고 찾아온 창간 아홉 돌이 기쁨보다 무거움으로 다가오니 왜일까. 그래도 먼저 지금까지 믿고 함께해 준 온·오프라인의 애독자와 네티즌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꼭 전하고 싶다.“언론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명제는 시대를 초월한 진리다. 그 명제는 늘 부담이 되기도 했고, 때론 사명감으로 무릎을 일으켜 세우는 힘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 건국 70주년과 광복 73주년을 맞은 대한민국은 여전히 거짓평화의 환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산가족상봉에 이어 난데없이 북한 명절인 9.9절과 아시안게임, 3차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릴레이식 바턴터치에 정신이 빠져있으니 말이다.남북 노동자 축구대회랍시고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 판을 깔고 북한 노동간부들을 위해 특급 호텔까지 아낌없이 내준 것에 대하여, 자영업자들의 곡소리와 함께 실업대란의 혹독한 불경기에 그 어마어마한 돈들이 어디서 나왔고, 어떻게, 왜 쓰여졌는지 묻지도 따
불교 대통령이라 불리는 조계종 총무원장이 탄핵됐다. 16일 조계종 중앙종회가 설정 총무원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가결했다. 이날 결의안은 중앙종회 재적 의원 75명 중 56명 찬성, 기권 4, 반대 14, 무효1로 통과됐다. 결의안은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로 상정되며,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으면 가결된다. 중앙종회 의원은 75명으로 전원 참석했다. 이제 원로회의 결정만 남았다. 원로회의에서 총무원장 불신임안을 인준하면 조계종은 총무원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되며, 60일 이내에 총무원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김상겸 동국대 교수 인간의 정신적 영역에서 양심과 함께 중요한 것이 종교이다. 인간사회에서 종교는 인간의 역사만큼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사전적으로 말하자면 종교란 절대적인 신을 숭배하고 그 가르침에 따라 생활해 행복을 얻고자 하는 것을 말한다. 종교의 한 부분으로 언급되는 신앙은 절대적인 신에 대한 믿음과 확신으로 믿는 것에 대한 결단력 있는 행동과 지속적인 태도를 말한다.인간의 정신적 영역에서 중요한 가치를 갖는 종교는 인간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종교를 갖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종교는 오랜 인류의 역사 속에서 공동체에
박상병 정치평론가 망국의 검은 그림자가 서서히 산하를 물들일 때 고려의 신진사대부들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고자 했다. 무능하고 타락한 국왕과 그를 에워싼 친원파의 국정농단, 그리고 도탄에 빠진 민생의 피눈물이 곳곳에서 쏟아질 때 고려는 더 이상 백성의 나라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길은 쉬 보이지 않았다. 망국의 고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고려 말 당대 최고의 수재였던 포은 정몽주가 23세의 나이로 문과에 장원급제했다(1360년: 공민왕 9년). 이때만 하더라도 공민왕은 비록 제한적이긴 했지만 각종 개혁정책을 추진하고 있었다.
매년 음력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이면 전국 불교 종단에서는 일제히 봉축 법요식을 열고 불교 창시자인 석가모니(釋迦牟尼)의 탄생을 축하하며 그 뜻을 새기고 기념한다. 지난 13일에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 조계사를 비롯해 전국 각 사찰에서 신행단체들과 불교신자, 시민 등이 모인 가운데 성대하게 연등행사가 거행됐고, 종로거리에서는 연희단을 중심으로 행복과 세상의 평화를 기원하는 특색 있는 연등놀이가 펼쳐지기도 했다.기원전 563년 4월 8일(음력) 인도의 북부 지역에 위치한 카필라 왕국(지금의 네팔 지방)에서 탄생한 고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바리공주 설화는 버려진 막내딸의 효행을 담은 것이다. 바리떼기라고도 불리는데 버린 아이라는 뜻이다. 우리의 전승 설화 가운데 가장 애틋한 딸 효행 스토리다. 천성이 효녀인 바리공주는 부친이 중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치료약이 있다는 삼신산을 찾아 떠난다. 삼신산은 아무나 갈 수 없는 저승에 있다는 산. 공주는 괴물처럼 생긴 장승을 신랑으로 삼아 온갖 고초 끝에 결국 신비의 약을 구했다. 아버지는 딸을 버린 것을 후회하며 이렇게 감탄하는 것이다. - 어허, 이 아비가 못다 한 일을 네가 하는구나/ 나는 이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1167년 봄, 전진도교의 창시자 왕중양은 마옥 등의 제자와 함께 산동성 동쪽의 곤유산(昆崳山)에 전진암을 세우고 수도할 때 19세인 서하(栖霞) 출신 구처기(邱處機)가 찾아왔다. 왕중양은 자를 통밀(通密), 도호를 장춘진인(長春眞人)으로 정하고 제자로 삼았다. 구처기는 전진칠자 가운데 가장 유명한 도사로 성장했다. 왕중양은 제자들을 혹독하게 다루며 의지를 시험했다. 대부분 고통을 이기지 못해 떠났지만 전진칠자만은 그 과정을 이겨냈다. 어느 날, 왕중양이 봉래각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을 때 갑자기 강풍이 불어
“검으로 흥한 자는 검으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요즘 “댓글로 흥한 자는 댓글로 망한다”는 조어가 화제다. 최근 이 나라의 정치·사회·문화 현실을 지켜보면서 팬덤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모리배들이나 할 수 있는 지지자를 위한 광기어린 마녀사냥식 댓글들을 보면서 자신들이 들이댄 그 잣대가 자신들에게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수없이 경고해 왔다.즉, 댓글로 잡은 정권은 다시 그 댓글에 의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지난 대선 때 주자들이 “정치를 바꾸자”고 할 때, 문재인 후보는 정치가 아닌 “현 정권을 바꾸자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완안부는 여진의 한 부족이었다. 고려가 건국될 무렵, 신라유민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동북으로 이주해 여진과 융합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금의 시조 함보(函普)는 고려 또는 신라에서 왔으며, 당시의 나이는 60여세였다. 불교도인 형 아고내(阿古迺)는 한반도에 남으면서 후세의 자손들이 반드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함보는 동생 보활리(保活里)를 데리고 갔다. 함보는 복간수(僕幹水), 보활리는 야라(耶懶)에서 살았다. 나중에 호십문(胡十門)이 갈소관부(曷蘇館部)를 이끌고 완안부로 귀부하면서 자신은 아고내의 후손이라
무심한 듯 흘러온 세월 속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의 최초 고대 국가는 고조선이다. ‘조선(朝鮮)’이라는 뜻은 해가 일찍 뜨는 아침의 나라‘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를 다르게는 ’동방(東方)‘이라고도 부른다. 일월성신(日月星辰)의 그 해라면 지구촌 어딘들 해가 일찍 뜨지 않는 곳과 나라는 없을 것이다.경서에 기록돼 있듯이 해는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신 곧 하나님을 상징한다고 하니, 조선이라는 단어 속에 담긴 진정한 의미는 신의 역사 곧 하나님의 역사가 일찍이 시작됐던 곳임을 알게 하며, 더 나아가 다시금 신
박태봉 대중문화평론가중국 정부는 최근 산시(山西)성 린펀(臨汾)시 푸산(浮山)현에서 개신교 가정교회 진덩탕(金燈堂) 건물을 폭파해 철거했다. 진덩탕은 2004년 완공된 대형교회지만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은 삼자(三自) 애국교회 소속이 아니었으며, 공산당 세속 정권의 통제를 따르기를 거부하는 일반 개신교 교회들은 진덩탕 같이 제한된 종교활동을 해오고 있다. 북한과 중국 등은 ‘종교자유탄압 특별관심국’으로 지정될 정도로 종교차별이 심각하다고 알려졌다.중국, 북한같이 사회주의,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일어날 법한 종교탄압과 강제개종 사건이
올해 지면에 마지막으로 올리는 시론이다. 정유년 한 해를 보내고 무술년 새해를 맞이해야 하기 때문이다. 흔히 이를 일컬어 송구영신이라 한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잘못된 해석이다. 본래 송구영신(送舊迎新)이란 송년과 신년을 넘어 한 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는 광의의 개념이다. 그러면 왜 끝내야 하고 또 맞이해야 하는가. 그것은 부패하므로 새로운 시대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때가 예고 없이 가고 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어떻게 예고되고 때가 오는지를 살펴보자.나라가 위태롭고 백성들이 도탄에 빠진 암울한 시대
올해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이 선정됐다. ‘파사현정’은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전국 대학교수 1000명 대상 설문에서 34%가 꼽았다. 파사현정을 추천한 교수들은 “사견(邪見)과 사도(邪道)가 정법(正法)을 눌렀던 상황에 시민들은 올바름을 구현하고자 촛불을 들었으며 나라를 바르게 세울 수 있도록 기반이 마련됐고,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10년 전인 2007년 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는 밀운불우(密雲不雨)였다. 구름이 빽빽한데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뜻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