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처님 오신 날에 새겨보는 ‘함께 가자, 우리’
[사설] 부처님 오신 날에 새겨보는 ‘함께 가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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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음력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이면 전국 불교 종단에서는 일제히 봉축 법요식을 열고 불교 창시자인 석가모니(釋迦牟尼)의 탄생을 축하하며 그 뜻을 새기고 기념한다. 지난 13일에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 조계사를 비롯해 전국 각 사찰에서 신행단체들과 불교신자, 시민 등이 모인 가운데 성대하게 연등행사가 거행됐고, 종로거리에서는 연희단을 중심으로 행복과 세상의 평화를 기원하는 특색 있는 연등놀이가 펼쳐지기도 했다.

기원전 563년 4월 8일(음력) 인도의 북부 지역에 위치한 카필라 왕국(지금의 네팔 지방)에서 탄생한 고타마 싯다르타가 출가 수행해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자 사람들은 그를 석가모니라 불렀고, 그 후 석가모니는 45년간 중생들에게 모든 이가 평등하며 오직 자비를 통해서만 구원받을 수 있다고 가르쳤다. 세계 4대 성인의 한 사람인 석가모니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1975년부터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서 ‘석가탄신일’을 공휴일로 정해 기념해왔으며, 올해부터는 불교계에서 오랫동안 사용해오던 ‘부처님 오신 날’로 공식 명칭을 변경했다.

불기 2562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서울 조계사에서 거행된 올해 봉축 법요식에서는 종교계 인사, 정치계 인사뿐만 아니라 많은 사부대중이 참석한 가운데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의 축원과 문재인 대통령의 봉축메시지, 진제스님의 법어, 남북공동발원문 발표 등이 이어졌다. 특히 남북 화해의 물꼬가 트이자마자 다시 냉기류가 닥친 현 시국에서 남북 불교계의 공동발원문 발표는 분단된 남북의 허리를 다시 잇고 민족 번영을 염원하는 시대적 요구로 눈길을 끌었다. 게다가 조계사 경내에 설치된 연등 군집으로 새겨진 ‘함께 가자. 우리’라는 글씨 모습은 현 사회의 혼란상을 걷어내고 갈등과 아픔을 치유하는 상징어로서 큰 의미를 시사해주었다.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는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普提下化衆生)’이란 법어가 있으니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 중생을 교화한다’는 뜻이다. 이는 불교뿐만이 아니라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지향점으로 종교인에게 세상을 밝게 만드는 노력을 일깨운다. 우리 사회가 경제적 난관과 더불어 지역 간, 이념 간 갈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맞은 지금, 부처님 오신 날의 참된 의미를 헤아리고 ‘함께 가자, 우리’를 새겨서 밝은 세상을 만드는 일은 분명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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