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고용, 노사 부문 등에서 끊임없이 불협화음이 제기돼온 가운데 최근에는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을 두고 중단·재개 여부 의견이 첨예하게 갈라지고 있다. 이 문제의 발단은 지난 5월 착공에 들어간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지역 반경 40㎞ 이내에 최근 지진이 발생한 양산단층과 울산 단층 등 주요 지진단층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다. 가뜩이나 경주지진 이후 집단 원전지역인 양산 지역주민들의 불안이 증폭된 상태다.그러한 시기에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불을 지폈다. 문재인
정라곤 논설실장/시인 시기상으로 초복을 지나 중복 사이에 이르게 되면 장마기간 중이라도 후덥지근하다. 요즘은 날씨 변덕마저 심해 중부지방에는 호우경보가 발령돼 곳곳에 침수 피해를 입는가 하면 또 동해안 지역에서는 섭씨 33도 이상의 기온이 며칠간 계속돼 폭염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오락가락 날씨 속에서도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으니 그저께는 천년고도 경주의 기온이 섭씨 39.7도로 7월 들어 최고기록을 나타냈다. 이 기온은 ‘무더운 고장’으로 소문 나있는 대구가 1942년 7월 28일 세운 최고기온(39.7℃)과 같았고, 75년 만에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1430년 8월 10일에 호조가 세종에게 아뢴 공법(貢法)에 대한 가부 의견에는 현행 답험손실법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의견도 상당수 있었다. 좌의정 황희 등 5명, 판부사 최윤덕 등 25명, 형조판서 김자지 등 6명, 강원도와 경상도 일부 수령들의 의견이었다. 좌의정 황희·우의정 맹사성 등 5명은 “우리 조선이 개국한 이래 수손급손법(隨損給損法)을 제정하니, 이는 실로 좋은 법이어서 경솔히 고칠 수 없는 것입니다. 대저 비옥한 전토를 점유하고 있는 자는 거의가 부강한 사람들이며, 척박한 전토를 점거하고 있는 자
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숫자는 군대에서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는가? 군대에서 숫자는 정확하게 보고돼야만 하고 어떨 때는 목숨만큼 소중하기도 하다. 군대 갔다 온 한국 남성들은 알 것이다. 군대의 하루는 숫자로 시작해서 숫자로 끝난다는 사실들을 알고 있다. 일어나자마자 아침 점호를 시작하고 취침하면서 취침 점호로 마감한다는 것을 안다. 여기서 숫자가 틀린다는 것은 상상도 하기 힘든 일들이며 정확하게 확인될 때까지 무한반복하면서 집어내고 증명해 낸다. 평생 군에서 복무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사드 6기가 들어와 있는데 2기만
최상현 주필 탄핵으로 궐위된 대통령을 뽑는 대선(大選) 날짜가 5월 9일로 정해졌다. 탄핵 정국이 아니었으면 그저 여느 평범한 봄날과 다를 것이 없을 날이었다. 이 날을 향해 선거 분위기는 점차로 뜨겁게 또 더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 틀림없다. 이래서 운명적으로 2017년을 사는 우리는 봄 전체가 펄펄 끓어 넘치는 역사상 초유의 가장 더운 봄을 겪는 이례적인 체험을 하게 될 것 같다. 선거의 북새통에 정신이 팔리면 꽃피고 새 우는 생명의 봄인들 우리의 눈길을 끌 수가 없다. 시국이 아무리 중대하더라도 봄이 가면 세월도 덧없이 간다.
정미애 유퍼스트 강남지점장 필자는 1990년에 영남대학교를 졸업하고 삼성생명에 입사했다. 나는 어릴 적부터 독서광이었다. 아버지는 내가 10살 때 ‘뿌리깊은 나무’를 구독하게 해줬고 브리태니커사전 한질을 보라고 사줬다. 계몽사에서 나오는 모든 책들을 전부 읽고 자랐다.어머니는 매일 용돈을 1000원씩 줬는데 클로버문고에서 나오는 007우주에서 온 소년과 도깨비감투 등을 매일 사 모으고 유리가면과 베르사이유의 장미, 캔디, 멤피스 등 계성국민학교(계성초등학교) 교문 입구 문방구와 동네 서점에 가서 만화책을 사서 모았고 모두 읽었다.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신라왕이 어느 날 밤 금성(金城) 서쪽 시림(始林) 숲속에서 닭의 울음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왕은 호공(瓠公)을 보내 알아보게 했다. 금빛의 궤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고 흰 닭이 그 아래에서 울고 있었다. 호공이 그 궤를 가져와 열어보니 안에는 사내아이가 들어 있었다. 이 아이가 경주 김씨(慶州金氏) 시조가 되었다.”신라 김알지 설화에는 이렇듯 ‘흰 닭’이 등장한다. 새벽의 고요를 깨는 닭 울음소리와 함께 계림(鷄林)은 1천년 역사를 열었다. 그런데 신라는 왜 흰 닭이었을까.고구려 덕흥리 고분 속에
김기환 통일교육문화원 평화교육연구소장 비록 내가 ‘동학’에 일천하나 수운 최제우 선생을 흠모해왔다. 수운 최제우 선생의 삶과 사상 그리고 학문은 가히 내가 배우기에 충분하다. 선생은 40년의 짧은 삶이었고, 파란 많은 한평생이었다. 그의 죽음을 들여다보면, 비참하고 가슴이 아프다. 목판에 엎드려 참수당하고 효수됐기 때문이다. 죄목은 ‘좌도난정’이고 1864년에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동학의 교조인 수운의 핵심사상은 ‘시천주(侍天主)’이다. 이는 동학의 경전인 ‘동경대전’ ‘논학문’ 편에 기록돼 있다. 시(侍)는 우리 안의 신령이고,
황치석 조선왕조문화예술교육연구소 소장친잠례에 대한 기록은 이미 성종 대에 친잠례를 행하기 위해 왕비 친잠복식과 의례 음악, 의례 절차에 대한 기록을 기반으로 정비됐다고 볼 수 있다. 친잠례가 조선 건국 후 80년이 지난 성종 8년(1477)에 처음 실시된 데에는 국조오례의가 완성된 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중궁전 문화가 정비되고 실행됐다는데 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친잠의궤는 영조 43년 친잠례를 행하기 위해 성종 대의 친잠례에 대한 기록을 참조하여 의례를 정비하고 친잠례를 행하고 친잠의궤를 책으로 편찬한 것이다.◆친잠례 만
박춘태 중국 북경화지아대학교 교수 중국에는 당나라 때부터 성현으로 불리는 한국인이 있다. 통일신라시대 당나라에서 관료로 활약한 최치원이 주인공이다. 현 정부 들어 중국 최고지도자가 언급할 만큼 중국에서도 인정받는 역사적 인물이다. 그렇다면 최치원이 중국에서까지 이토록 주목받는 이유는 어디에 근거를 둔 것일까. 뛰어난 재능을 가진 한국인 최초의 당나라 관료였다는 점 외에 다방면에서 국적을 초월하여 관료로서 최고의 인품과 자질을 가졌기 때문이다.그는 868년(경문왕 8년), 12살 때 당나라에 유학을 갔다. 요즘으로 치면 초등학교 5학
김기환 통일교육문화원 평화교육연구소장 인간은 누구나 보호본능이 있다. 위해가 가해지려한다면 자위조치를 하게 마련이다. 나라의 안보도 마찬가지다. 다른 나라로부터 위협을 받거나 침략을 받을 우려가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한다. 때문에 어떤 나라도 안보를 중시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흔히 묵자를 반전평화주의자라고 한다. 하루도 전쟁이 끊이지 않던 시절에 반전평화를 강조한 인물이다. 반전을 강조한 묵자지만 동시에 안보도 강조했다.묵자 ‘칠환(七患)’편이 안보와 관련이 있는데, 나라의 7가지 걱정 중에 몇 가지만 우선 살펴보자. ‘城郭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옛 선비들은 아름다운 강과 그윽한 경치면 누정(樓亭)을 지었다. 2층 형태의 난간을 두른 건물은 누각이라 부르고 벽이 없는 작은 규모의 아담한 건물은 정자라고 했다.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누정이 많아 누정문화의 보고라고 평가된다. 왜 이 같은 건축물을 많이 지었을까.누정이 많이 등장한 것은 조선시대지만 그 역사는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지왕이 AD 488년 정월에 천천정(天泉亭)에 행차했다는 삼국유사의 기록에서 처음 보인다. 서라벌 왕성 반월성 옆의 임해전(臨海殿)은 태자가 거처하는 동궁이었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죽천 박광전은 하서 김인후, 고봉 기대승, 미암 유희춘, 일재 이항과 함께 호남 오현(五賢)이다. 광해군의 사부였던 죽천은 1584년에 함열 현감으로 근무하면서 관사와 동헌 벽 위에 ‘시민여상(視民如傷)’ 네 글자를 크게 써 붙여 놓고 백성을 편안하게 다스렸다. 시민여상(視民如傷)! 백성 보기를 상처 돌보듯이 하라. 이는 ‘춘추좌전(春秋左傳)’ 애공 원년(BC 494년)에 나오는 글이다. BC 494년에 오나라 부차는 월나라 구천을 굴복시켰다. 부차는 BC 496년에 부친 합려가 월나라 구천과의 싸움에서 죽자
우리나라에서 지진 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래 역대 최대 강진(5.8)이 동해안 경주지역에서 발생하자 국민들은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감과 동시에 관심을 갖게 됐다. 9월 12일 경주지진 이후 10월 4일까지 450차례가 넘는 여진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지하 내 지진활동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인 바, 지진 여파로 건물 흔들림 현상을 직접 체험했던 수많은 국민들은 여진에도 민감한 상태다. 게다가 경주지진이 양산단층에서 발생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학계에서는 별도의 경주단층이 제기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지난
정라곤 논설실장/시인 하늘이 열린 날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10월을 상달이라 하여 가장 귀하게 여겼고, 한 해 농사를 지어 추수한 햇곡식으로 제상을 차려 하늘에 감사함을 전했다. 그와 동시에 길수(吉數)인 3일을 개천절(開天節)로 정해 우리 민족 최초 국가인 고조선 건국을 경축해왔으니 상서로운 이날은 문화민족으로서 긍지나 고유의 전통적 명절로서 큰 의미를 지녀왔다. 하지만 이제는 본래 의미보다 10월초에 한번 쉬는 공휴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일반화된 지 이미 오래다.이 좋은 계절에도 국내정치나 경제상황을 떠올리게 되면 기분을
장순휘 정치학 박사/청운대 교수 지난 12일 오후 7시 44분 경북 경주 남남서쪽 8.2㎞ 지역에서 규모 5.1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오후 8시 32분 경주 남남서쪽 8.7㎞ 지역에서 규모 5.8 지진이 발생했다. 처음 두 차례의 지진에 경주를 비롯한 인근 지역은 한순간에 폭탄을 맞은 듯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9.12본진(本震)의 여진(餘震)은 19일 4.5지진에 이어 계속적으로 이미 400여회가 넘게 진행 중이다. 심지어 경주 지진이 전진(前震)이며, 7.0규모의 더 큰 지진이 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회적인 불안으로 확산되
지난 12일, 한반도 발생 지진 가운데 최대 강진으로 나타난 5.8 규모의 경주 지진은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여실히 증명해주었다. 그 이후 지금까지 430회나 되는 여진으로 인해 경주시민들이 지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관광지역 경주를 찾는 여행객이 줄고 예약된 학생들의 수학여행마저 줄줄이 취소되고 있어 경주시민들이 애로를 겪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경주지역을 재난특별지역으로 선포해 물적 피해 일부를 보상하고 있어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보상할 수 없는 시민들의 정신적 피해나 공포감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비단
한병권 논설위원 “재치국 사소~”어릴 적 이른 새벽이면 아침잠을 깨우던 여인들의 낭랑한 목소리가 있었다. 재치국은 재첩해장국을 일컫는 부산사투리. 골목에서 듣던 목소리의 주인공들을 한 번에 본다. 근 사십여년 전 일이었던가. 아줌마들이 재첩국을 팔러 다니는 교통편인 동해남부선 열차 안에서였다. ‘몸빼바지’에 양철 물동이를 머리에 인 여인들이 모이자 열차가 시끌벅적해지며 활기가 돌았다. 새벽 일찍 눈 비비며 열차에 오르내리는 억척 여인들의 삶이었다. 비릿하면서도 구수한 부추재첩국 내음이 객실에 번지며 입안에 군침이 돌았다. 필자는 경
박춘태 중국 북경화지아대학교 한국기업관리대학 학장 조선 최고의 부자는 경주 최부잣집이다. 경주 최부잣집의 교훈은 상호신뢰, 사회통합, 공존공영의 길을 제시해 주고 있다. 최부자 집안의 형성은 1600년대 초 최진립 장군에서부터 시작돼 광복 직후 최준까지 이어진다. 만석의 재산을 약 300년, 12대 동안 유지했으니 신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최부잣집이 오랜 세월동안 꾸준히 부를 유지한 비결은 무엇인가. 특이한 가훈(家訓)이 있었다. ‘육훈(六訓)’과 ‘육연(六然)’이다. 육훈이 집안을 다스리는 가훈이었다면, 육연은 자신의 몸을 닦는
김기환 통일교육문화원 평화교육연구소장 한반도가 흔들린다. 38선 이남 땅에는 자연 지진으로 흔들리고 이북 땅에는 인공지진으로 흔들린다. 아직도 경주, 울산 등지에는 여진이 이어지고, 북한의 핵실험 여파 역시 계속되고 있다. 사드배치 문제가 그렇고, 오산 공군기지에 착륙한 미국의 B-1B 폭격기가 그렇다.병서인 육도삼략에서는 육도 중에 ‘문도’를 가장 중시한다. 병법에서는 당연히 문(文)보다 무(武)를 더 중시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문이란 단지 글의 차원이 아니라 인의와 도리를 비롯한 인문주의 정신을 뜻한다. 군주가 인의를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