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소통광장의 ‘국민청원 및 제안’ 코너에는 갖가지 국민청원이 올라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개설돼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을 지향하고 있는 이 코너에는 국정 현안과 관련된 국민 다수의 청원·제안이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이 추천될 경우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들이 대답하게 된다. 지금까지 추천인 20만명을 넘은 53건 청원에 대해 관계자들이 답변한 가운데 인원수에서는 충족됐지만 기일이 차지 않은 다수 청원 4건이 아직 답변대기 상태로 있다. 실시간으로 추천되고 있는 ‘국민청원 및 제안’은 28일 현재
박상병 정치평론가 비교적 길었던 지난 추석 연휴 때 포항에서 또 비극적신 소식이 전해졌다. 추석 연휴 때 한 펜션에 숙박했던 남성 4명이 이틀 뒤 국도 변에 주차한 승용차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그중 한 명이 숨졌다는 소식이다. 자살사이트에서 만난 이들은 20대와 30대 초반의 청년들이었다. 추석연휴를 즐기거나 아니면 부모님 곁에 있어야 할 그들이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그 또래의 자식을 둔 부모로서 슬픔과 눈물이 앞을 가린다. 지난 6월 정부가 ‘OECD 보건통계 2018’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그 가운데
대한민국 사법부 역사 70년, 그 발전도 눈부시지만 반대로 그 오욕과 치욕의 역사도 오롯이 70년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 ‘양승태 대법원’의 행태를 보노라면 치욕을 넘어 국민적 분노까지 억누르기 어렵다. 당시 청와대 권력과 여당을 넘어 검찰과 국정원, 국방부까지 한 통속이었을 때 최소한 사법부만큼은 다를 줄 알았다. 국정농단과는 크게 무관할 뿐더러 법과 정의와 마지막 보루라고 철석같이 믿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양승태 대법원은 이런 국민적 상식과 신뢰를 완전히 저버렸다. ‘재판거래’라는 해괴한 짓을 일삼더니
김상겸 동국대 교수 과거에 체면을 목숨보다 더 중요시했던 적이 있었다. 체면이란 사전적으로는 남을 대하는 데 있어서 떳떳한 도리나 얼굴을 말한다. 이러한 체면과 연결된 용어가 명예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서 명예는 세상에서 훌륭하다고 인정되는 이름이나 자랑, 또는 그런 존엄이나 품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렇게 용어의 정의를 보면 체면은 스스로 평가하는 것이고, 명예란 다른 사람에 의한, 사회에서 평가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양자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고 또한 인격의 한 부분을 이룬다고 볼 수 있다.인격이란 인간으로서
할 일이 산적해있는 4월 임시국회가 멈춰 섰다. 개회 초에는 개헌 문제 등이 발목을 잡더니만 도중에 발생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임명 문제로 야당이 들고 일어나선 것이다. 참여연대 출신인 김기식 금감원장이 19대 국회 정무위원 시절인 2014년과 2015년, 세 차례에 걸쳐 피감사기관 예산 지원을 받아 해외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유한국당에서는 로비성 외유 의혹을 들추며 사퇴 요구하는 가운데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하는 등 강수로 일관하고 있다.김 원장은 민주당 국회의원 시절 정무위원회에 소속돼 국정조사와 위원회 활동을 통해
이재형 동아시아평화문제연구소 소장대통령 단임제는 전두환 소장이 1979년 12월 12일 쿠데타로 집권한 후 1980년 8월 장충체육관에서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들에 의한 간접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된, 소위 ‘체육관선거’를 통해서 탄생한 제5공화국 정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당시에 불법적 집권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통령 임기를 7년 단임제로 포장했다. 그 뒤 1987년 10월 29일 제6공화국 헌법이 공포됨으로써 대통령의 임기는 5년 단임제로 확정됐다. 5년 단임제는 1인 장기집권을 막고, 비교적 원활하게 평화적
“면피용 임시국회… 쇼하지 말고 차라리 빨리 닫아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월 임시국회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 11일부터 여야가 합의해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폐회 3일을 앞두고서 이렇다 할 성과가 없고, 이번 회기 중에 관련 법안을 한 건이라도 통과시킨 상임위는 기획재정위·국방위·국토교통위·여성가족위 등 3개 상임위가 전부다. 법안심사소위원회 일정이 잡힌 곳은 정무위, 보건복지위, 국토해양위 3곳에 불과하니 이쯤 되면 면피용으로 임시국회를 개최했다는 비난이 정치권과 사회여론에서 충분히 나올만하다.여
11일부터 12월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개점휴업 상태다. 국방위원회 법안심사소위가 정상적으로 운영됐을 뿐 나머지 상임위원회에서는 회의가 개최되지 않았다. 여야가 상정안건 등을 합의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개의 정족수가 모자라는 상임위가 많기 때문이다. 예산국회가 끝나자마자 일부 상임위 위원들은 외국제도 연구, 현장방문 등을 이유로 대거 해외 시찰을 나갔는바, 임시회의가 열린 당일에도 한일의원연맹소속 여야 의원 58명은 일본 현지에 체류하고 있었다.정기국회가 12월 8일 종료되자 여야는 올해 중으로 해결할 시급한 민생법안이 많다는 사유를
한병권 논설위원 “혐의가 있으면 수사한다.”검찰은 늘 이렇게 밝혀왔다. 법을 위반했다거나 범죄 정보가 있으면 수사한다는 원론적인 언급이다. 취재기자로 검찰청을 출입할 때 그랬다. 필자 귀에 못이 박히게 아마 수십 번도 더 들은 말이다. 특히 대형비리 사건 수사 브리핑에서 자주 듣던 말이다. 그러나 빤히 혐의가 있는데도 이 눈치 저 눈치 보다 애써 수사에 나서지 않은 경우가 왜 없었겠는가. 그리고 혐의가 뚜렷하지 않은데도 억지로 엮어 넣으려 들이대고 오버한 경우가 왜 없었겠는가. 어려운 법 조항도 모르고, 검찰청이라는 크고 높은 건물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국무총리 후보 등 고위직 인사가 진통을 겪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마다 여러 가지 흠결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당초 인사청문회 문턱을 쉽게 넘을 거라 예상했던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가족의 위장 전입 등 위법사례가 불거져 야당에게 발목을 잡혔고,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과 야당의 양해를 바라는 의사표시가 있고서야 국민의당이 인준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다소 흠결이 있는 총리 후보이긴 하나 새 정부 출범 초기에 국정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대승적 견지라고 하니 사실상 양보나 다름없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첫 임시국회가 5월 29일부터 30일간의 일정으로 열리고 있다. 이번 6월 임시국회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여야 입장이 뒤바뀌고, 또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원내 교섭단체 4당 체제로 운영되느니만큼 어느 일당의 독주가 허용되지 않는 그야말로 협치·상생의 의회정치를 필요로 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는 여당인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이 과반수 의석을 가졌지만 현안마다 여야 간 갈등으로 인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그러한 의회 사정을 알고 있는지라 여당인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서는 대국회 관계에서 몸을 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났지만 아직 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서는 이 후보자 가족의 위장 전입을 문제 삼아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정했던 고위공직자 임명 관련 5대 비리(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논문 표절)에 해당된다며 대통령의 입장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조각(組閣) 과정에서 불거진 위장 전입 논란에 대해 사과했지만 야당 입장은 강경하다.위장 전입은 이전 정부시절에도 말썽이 됐다. 2002년 국민의 정부에서 총리 후보자였
여야가 합의해 개혁입법하고, 민생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한 사안들이 공수표가 될 지경을 맞았다. 2월 임시회가 오는 2일 본회의를 끝으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이번 2월 임시회에서는 소간 상임위원회를 열어 정상적인 현안을 논의한 날보다 여야의 싸움으로 공전한 날이 더 많다. 초기에는 대정부질문 등으로 활발하게 진행되는가 싶더니만 지난달 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에서 삼성전자와 MBC 등에 대한 청문회 개최안을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강행 처리한 데서 문제가 불거져 국회는 공전됐다.지난달 14일 여야 4당 원내부대표들이 모여 어렵사
박춘태 중국 북경화지아대학교 교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인 ‘김영란법’이 시행되자마자 사회 전반적으로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불필요한 상납 관행·문화를 없애고 청렴도 높은 사회·국가로 도약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동안 고질적인 상납 관행·문화의 고착화 현상은 대부분 실적지상주의에 따른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전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원리원칙주의자를 왕따시킨 반면, 권모술수(權謀術數)에 능한 사람을 인정받게 했으니 건전한 팀워크가 이뤄질 리 만무했던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눈보라가 매서운 혹한의 겨울. 임진전쟁 중 선조는 군사들의 사기를 점검하고 싶었다. 임금은 근신들을 대동하고 군사들이 주둔하고 있는 곳을 간다. 임금의 방문을 받은 군영에서는 부랴부랴 군사들을 모아 세웠다.그런데 군사들을 바라본 선조는 말문이 막혔다. 그들은 이제 갓 어린이 티를 면한 소년들이었다. 임금은 “이 젖비린내 나는 아이들이 어떻게 전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어린 병사들의 찬 손을 어루만지고 이들이 동상에 걸리지 않도록 눈 폭설에 대비한 장구를 하사하곤 돌아선다.이 고사는 조선 군정(軍
“이승만 독재정권 하에서 소위 빽 있거나 10만원만 있으면 멀쩡한 장정이 병종을 받아 면역증을 받는다…” 1960년 10월 15일 모 일간지에 투고한 시민의 글이다.그때나 지금이나 군대는 돈 없고, 빽 없는 사람이 가는 것인지 병역비리를 없애겠다고 수없는 공약이 나왔지만 모두 공염불인 듯싶다.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은 국감 준비 기간인 지난달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4급 이상 고위공직자 아들 145명 가운데 70%인 101명이 국가기관과 공공기관, 지자체에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대 국회는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19대 국회에 워낙 실망한 여론이 많았기에 20대 국회만큼은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다. 16년 만에 양당체제를 붕괴시키고 3당 체제를 만들었으며, 여소야대 정국을 만든 것도 그런 기대의 산물일 것이다. 그러나 20대 국회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여야를 싸잡아서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오만한 여당과 무능한 야당의 체질은 그대로이며 특히 새누리당의 행태는 심해도 너무 심했다. 과연 20대 국회가 앞으로 무엇을 보여줄지 참으로 걱정될 따름이다.국회 교육문화체
서상욱 역사칼럼니스트 명(明)의 홍무(洪武) 31년(1398년), 눈꽃이 내리고 붉은 매화가 농염하게 피어나던 날 항주에서 중국 역사상 유명한 민족 영웅 우겸(于謙)이 태어났다. 우겸은 어려서부터 남달리 총명하고 올곧았다. 어느 날 머리에 두 개의 작은 상투를 튼 우겸이 밖에서 놀다가 난고춘(蘭古春)이라는 스님을 만났다. 스님이 먼저 소대가리에 용의 뿔이 돋았다고 시비를 걸었다. 우겸도 웃으며 개아가리에서 어찌 상아가 나겠느냐고 대답했다. 태연한 척했지만 화가 난 우겸이 어머니에게 앞으로 상투를 틀지 않겠다고 말했다. 우겸의 어머니
박상병 정치평론가 차관급인 현직 검사장이 비리 혐의로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게다가 단순한 비리 혐의로 표현하기가 민망할 만큼 혐의 내용을 보면 죄질이 몹시 나쁘다. 이런 인물이 어떻게 그동안 별 탈 없이 승진하고 청와대 인사검증까지 거쳐 검사장까지 승진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하기야 인사 검증인들 제대로 했겠느냐는 생각도 든다. 친구 사이 또는 선후배 사이의 정이 돈독한데 무슨 검증이겠는가. 설사 문제가 있다 한들 탈이 안 날 가능성이 높고, 혹 재수가 없어 탈이 난들 인사검증의 제도 미비로 둘러대면 될 일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와 박주선 최고위원 등 일부 국회의원들이 국민 고통분담 차원에서 의원세비 20~30% 삭감 등을 제안했다. 기업 및 중앙정부가 대량실업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어려운 시기에 정치권이 구조개혁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은 시의적절하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의원세비 삭감 제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선거 때마다 정당과 의원들은 연례행사처럼 뱉은 말로, 좋은 뜻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실현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가까이로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의원세비 삭감을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