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피용 임시국회… 쇼하지 말고 차라리 빨리 닫아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월 임시국회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 11일부터 여야가 합의해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폐회 3일을 앞두고서 이렇다 할 성과가 없고, 이번 회기 중에 관련 법안을 한 건이라도 통과시킨 상임위는 기획재정위·국방위·국토교통위·여성가족위 등 3개 상임위가 전부다. 법안심사소위원회 일정이 잡힌 곳은 정무위, 보건복지위, 국토해양위 3곳에 불과하니 이쯤 되면 면피용으로 임시국회를 개최했다는 비난이 정치권과 사회여론에서 충분히 나올만하다.

여야는 각종 민생법안 등 현안들이 산적한 가운데 그 사안 처리와는 무관한 일로 티격태격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19일 운영위를 소집해 최근 문제가 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출장 목적에 대해 의견과 관련된 의혹들을 내놓았다. 하지만 당사자인 임 실장이 18일부터 4일간 연차 휴가로 불참한 상태에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한국당이 의회 정상운영보다는 ‘정치 공세’로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있다며 그 책임을 한국당에 떠넘기기도 했다.

여야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과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경제활성화법 등 민생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정기국회 전에도 임시국회를 열었으나 해결하지 못했고, 12월임시국회에서도 소기의 성과가 없다. 당면 현안 가운데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시한이 만료되는 것도 있는바, 국회 개헌특별위원회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활동시한이 올해 말까지다. 기간 연장을 위해 22일까지 안건을 상정해야 함에도 이마저 여야는 결론 도출을 못한 상태로 있다.

12월 임시국회는 애당초 ‘빈손 국회’가 예상됐다. 개회 초기에 여야의원 100명이 잇달아 외유하느라 국회를 비웠으니 민생법안을 심의하고 국민의 불편을 덜어줄 제도 개선 따위는 아예 뒷전이었다. 국회 공전을 조정해야 할 국회의장마저 임시국회 개회일 대부분을 외유로 비운 상태였으니 제대로 된 임시국회가 운영되기 만무하고 성과 없이 끝나게 됨은 불 보듯 뻔했다.

임시국회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제1당·2당에서는 그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기 바쁘다. 민주당에서는 민생법안과 개혁입법이 처리되지 못한 게 한국당의 태업과 방해라 일갈했고,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여당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민주당이 오히려 자신들에게 빈손 국회의 오명을 씌운다고 비난했다. 여야가 국민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면피용 보여주기식 임시국회를 열어놓고 황금 같은 기간을 허비한 채, 빈손 국회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못된 정치적 폐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일들이 정치권의 대표적인 적폐이니 청산돼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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