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법부 70주년, 다시 공수처를 생각한다
[사설] 사법부 70주년, 다시 공수처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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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법부 역사 70년, 그 발전도 눈부시지만 반대로 그 오욕과 치욕의 역사도 오롯이 70년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 ‘양승태 대법원’의 행태를 보노라면 치욕을 넘어 국민적 분노까지 억누르기 어렵다. 당시 청와대 권력과 여당을 넘어 검찰과 국정원, 국방부까지 한 통속이었을 때 최소한 사법부만큼은 다를 줄 알았다. 국정농단과는 크게 무관할 뿐더러 법과 정의와 마지막 보루라고 철석같이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승태 대법원은 이런 국민적 상식과 신뢰를 완전히 저버렸다. ‘재판거래’라는 해괴한 짓을 일삼더니 내부 감시는 물론 외부의 정보까지 수집하며 그들의 밥그릇을 챙기는 도구로 활용했다. 정치로부터의 중립이 아니라 스스로 정치조직처럼 움직였다. 돈도 나눠주고 로비도 하고 거래도 일삼았다. 그 사이 국민의 삶은 더 피폐해졌고 양심과 정의는 선전용 구호에 다름 아니었다.
그런 사법부가 13일로 70주년을 맞았다. 정부수립 이후인 1948년 9월 13일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이 취임한 것이 사법부 역사의 시작이다. 크게 축하할 일이지만 그러나 그 축하의 박수가 망설여지는 것은 비단 국민들의 속 좁은 마음만이 아닐 것이다.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이 열리기 하루 전인 12일에는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서 조사를 받았다. 사법농단에 더해서 유력한 증거자료까지 없앴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범죄 행태와 그 후의 수순을 보면 일개 시정잡배들의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법부의 현실이 이럴진대 이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삼권분립에 의한 사법부 독립과 법관의 독립은 독재와 국가권력의 남용을 막고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참으로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대한민국 사법부는 이미 그 원칙의 궤도를 이탈한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사법부의 현주소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명수 대법원장은 보다 현실적인 얘기를 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농단에 대한)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사법제도 개혁에 진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 말을 믿는 국민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검찰수사를 무력화하기 위한 사법부의 저항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말잔치만 난무할 뿐 사법부는 지금이나 이전이나 별로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무엇을 더 성찰하겠다는 것인가.

핵심은 법관 등 고위공직자에 대한 부정부패 수사를 위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데 있다. 사법부의 범죄행위에 대해 언제까지 그들의 손에만 맡겨 둘 것인가. 사법부 역사 70주년이 부끄럽지 않은가. 그리고 이참에 법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도 보다 활성화 돼야 한다. 선출되지 않은 무소불위의 사법부 권력이 더 이상 법과 정의를 농락하지 않도록 이젠 국회와 국민이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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