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세월호 사고로 책임을 통감한 총리가 사의를 표명하고 새로운 총리 내정자를 연일 거론하지만 이 또한 쉽지가 않다. 정홍원 국무총리 뒤를 이을 첫 후보자로 지명된 안대희 전 후보는 지명 8일 만에 청문회에 서보지도 못하고 언론의 폭로성 보도에 스스로 후보직을 사퇴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대법관까지 공직생활을 하였기에 어떤 입장과 위치에서 보더라도 청렴결백한 입장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전관예우로 인한 지나친 수임료가 문제가 되어 결국 돈 앞에서 무너져 자진사퇴를 하고 말았다. 이어 새로운 인물로 지금의 문창극 후보자가 내정되었지만 이전의 총리내정자로 지명된 후보자의 치부를 한순간에 뒤덮고도 남을 문제들이 튀어나오고 있어 전국이 떠들썩하다.

문 후보는 우리나라의 일제 식민지배와 남북분단, 6.25가 하나님의 뜻이라는 등, 대학 강의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일본의 사과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등의 편향적 사상이 기존의 후보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사고관을 보여주고 있어 쟁점 이상의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가벼운 사고와 처세를 비롯해 역사관과 사상관에 대한 여론과 국민의 원성에 대해 조금도 개의치 않고 직접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겠다며 총리 수락의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어 기가 막힐 노릇이다. 공직자의 최고수장인 입신양명에 미쳐 있는 건지 아니면 제 귀에만 비난과 비판이 들리지 않는 멘탈의 갑을 보여주는 것인지는 알 수 없어도 이 상황에도 그의 미소담긴 표정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공직수행 경험이 없는 그를 제대로 파악하고 인선한 것인지부터 설령 어렵사리 인선(人選)을 통과하더라도 총리로서의 전체 공직을 이끄는 리더십은 발휘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현재 산재된 국정문제와 핵심정책들을 잘 정리하고 해결해 나아갈 수 있는 능력에 대한 가부도 중요한 문제인데 사상관과 정체성만으로도 이리 시끄러우니 총리지명 자체도 정권의 오만이고 독선정치라며 또 한 번의 인선참사라는 문제를 피할 수가 없게 됐다. 결국 정부는 총리내정 프로세스 과정이 올바르지 못했고 온전하지 못했음을 시인하는 꼴이 되었다. 가뜩이나 부정축재의 온상이 돼버린 정권 중에 왜곡된 역사관, 편향된 사상관을 가진 자가 총리로 물망에 오르니 소란과 잡음은 잠재울 틈이 없다. 지금 식민시대를 경험한 국민들에게 문 후보는 매국노라는 욕설과 그를 지명한 정권자체가 식민시대와 자주성에 대해 문제의식이 없고 심지어 애국심마저 의심을 받으며 뭇매를 쏟아내고 있다.

작금의 국무총리는 단순히 국면전환용으로 쓰일 인물을 뽑아서는 안 된다. 대형 사고의 수습과 지체된 국정을 온전한 궤도에 오르도록 통합하고 전진해 나아갈 수 있는 능력 있는 인물로 내정돼야 한다. 참사 이후 거론된 문제들이 잠식되기는커녕 점점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어 정부의 무력증만 더해가는 듯하다. 현재 여야 모두 곧 있을 재·보선 선거에 유리한 고지를 찾아내고자 당략적으로 활동하며 여론과 언론에 눈치를 보고 있다. 그러나 총리의 문제는 당략의 문제가 아닌 국가차원으로 보고 꼼꼼한 검증으로 온전한 총리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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