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병 정치평론가4년여 전 봄날은 참으로 따뜻했다. 살을 에던 광화문 삭풍은 100만개의 촛불 앞에 힘없이 무너졌고, 드디어 정권교체를 이룬 문재인 정부는 그 해 봄날 마치 봄꽃처럼 새로운 희망을 약속했다. ‘이게 나라냐?’고 묻던 성난 민중들에게 ‘나라다운 나라’를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마치 사자후처럼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고 외쳤다. ‘적폐청산’은 그 깃발이었다.그로부터 4년이 흘렀다. 임기 1년여를 남긴 문재인 정부는 이제 벼랑 끝에 서있다. 마치 노무현 정부의 말기를 보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에 공직자 재산현황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고위 공직자 재산은 평균 1억 3112만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재산신고에 부동산 현재 시세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재산 증가액은 신고가의 몇 배에 이를 수 있다. 25번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고위 공직자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재산불리기 대책이 된 셈이다.특이한 점도 발견됐는데, 집을 2채 이상을 보유한 서울시의회 의원 30명 중 2명만 국민의힘이었고 28명 모두 민주당 소속이었다. 강대호 시의원은 무려 25채, 이정
박상병 정치평론가4월 재․보선을 앞두고 LH발 땅 투기 논란이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번 LH 직원들의 땅 투기 뉴스는 그렇잖아도 부동산값 폭등에 분노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이젠 분노를 넘어 절망에 가까운 배신감마저 들게 한다. 돈 몇 푼 아껴가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대다수의 국민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테러’에 가깝다. 이런 식으로는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 수 없으며, 국민의 삶인들 온전할 수가 없다. 광풍은 반듯한 모든 것을 쓸어버린다. 사람들이 사는 세상의 모습이 아니다.물론 LH 일부 직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역대 정권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남한지역에는 얼마나 많은 고구려 유적이 있을까. 지난 1997년 서울 한강 아차산성 발굴로 고구려 성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지 20여년. 지금은 고구려 유적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점점 식어가고 있다.국회에서 우리 고대 문화와 관련이 있는 중국의 홍산문화 혹은 요하지역의 청동기 유적에 대한 쟁점이나 고구려사 문제에 대한 토론이 있으면 이를 주최한 국회의원들도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 중국에 대한 정치인들의 사대적 몸조심이 지나치다는 생각은 필자만의 생각인가.한국역사문화연구회는 지난 2~3월 강원도 홍천지역의
박상병 정치평론가중국 동한 말 월단평(月旦評)으로 당대를 주름잡던 인물평의 대가 허소(許劭)가 조조(曹操)의 부탁으로 마지못해 그 유명한 말을 전한다. ‘치세지능신(治世之能臣), 난세지간웅(亂世之奸雄)’이란 게 그것이다(, 許劭列傳). 태평성대엔 유능한 신하이겠지만, 난세에는 간사한 영웅이 될 것이라는 뜻이다. 물론 조조는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며 자신의 큰 야망을 몇 번이나 다짐했을 것이다. 결국 동한 말의 난세가 조조를 불러냈던 것이며, 조조는 판세를 읽고 인재를 보는 그 천재적 능력을 바탕으로 천하를 품을 수 있었다.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확산되면서 그 파장이 정치권까지 미치고 있다. 아파트 값 폭등에 절망하고 분노하는 국민들에게 일부 LH 직원들의 땅 투기는 철저한 배신 그 자체로 느껴진다.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겼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와 검경이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다. 민주당은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일벌백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참에 LH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사전에 땅 투기 견제 장치를 갖추지 못한 것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대목이다.땅 투기를 한 LH 직
박상병 정치평론가10여년 전의 그 악몽이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과거 군사정권 시대에서나 볼 수 있었던 국정원의 여론조작 사건은 그 충격만큼이나 국민적 분노도 거셌다. 한마디로 권력의 주구 역할을 한 셈이었다. 그러나 그 끝은 나름 의미를 남겼다. 당시 원세훈 국정원장은 이미 구속됐으며, 동시에 국정원 개혁도 더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구속돼 있다. 국민적 심판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역사를 진보케 하는 힘을 실감하고 있다. 한국 민주주의도 이렇듯 조금씩 더 성숙해 가고 있다.최근 또 하나의 큰 사건이 불거졌다
박상병 정치평론가4.7 재보선이 딱 두 달 남았다. 특히 차기 대선을 일 년여 앞두고 실시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커졌다. 그래서 차기 대선의 ‘전초전’이란 말도 나왔다. 그만큼 이번 선거결과가 향후 정세변화의 갈림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임기 5년 차의 레임덕 여부를 놓고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다. 그 연장선에서 정권재창출의 길을 모색할 것이다. 특히 서울시장 보선에서 승리한다면 날개를 단 격이 될 것이다. 이낙연 대표의 행보도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 결코 간단하게 볼 선거가 아니다.국민의힘은 사
잊힐 만하더니 또 터졌다. 정치권에서 불거진 막말 논란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번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의 막말은 몇 가지 대목에서 사안의 심각성이 더 크다. 조 의원은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총선 때 민주당 고민정 후보 지원을 하던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100만원 지급’ 발언을 언급하면서 “이런 게 ‘금권 선거’라는 것이다. 조선시대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먼저 조수진 의원이 말한 핵심은 고민정 의원이 문재인 정권의 엄청난 대우를 받으며 국회의원에 당선 됐다는 것이다. 그 비
정라곤 논설실장/시인드디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사무실 간판을 달았다. 김진욱 초대 처장이 우여곡절 끝에 임명되긴 했지만 차장과 하부 조직은 아직도 미구성 상태다. 공수처에서는 곧 자체 인사위원회를 구성해 정원대로 그 조직원들을 임명하고 법정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신설된 기관이 업무기능면에서 정상적인 궤도에 오르자면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봄이 무르익을 즈음엔 공수처 활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공수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이어진 환담 자리에
박상병 정치평론가미국 워싱턴 발 폭력사태 뉴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폭력사태로만 볼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 크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6일 미국 의사당 건물에 트럼프 지지자들이 난입해서 무려 4시간 넘게 미국 민주주의를 유린했다. 회의가 진행 중인데도 회의실 유리창을 박살내고 심지어 상원 의장석까지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의원들이 긴급 대피했으며 경찰이 최루가스까지 동원해서 폭력사태 진압에 나섰다. 심지어 주 방위군까지 투입되는 사태가 벌어졌다.마침 미 의회는 이날 오후 1시
박상병 정치평론가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전해철 행정안전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을 재가했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됐으니 곧바로 임명 절차를 밟은 것이다. 그리고 이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도 결국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임명 시기가 다소 늦어질 뿐 대통령의 의중이 확고하다면 야당의 반대든, 여론의 비판이든 결정적 변수가 아니기 때문이다.국민은 전해철 장관이 중요한 선거정국을 앞두고 어떤 소신을 갖고 있는지, 특히 국민의 안전과 관련해서도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국내 5개 대형교회가 기도원·수양관을 코로나19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임시생활시설)로 제공하기로 했다. 생활치료센터 규모는 약 890실이다. 관련 간담회에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김진표·김성주·오영훈 민주당 의원과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교회 측에서는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와 김삼환 명성교회 목사 등 각 교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누가 됐든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앙 앞에 서로 협력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대형교회에 갖춰진 인프라를 국민을 위해 제공하는 것 역시 바람직한 모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더불어민주당은 수적 우세를 내세워 국민의힘에서 행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무력화시킨바 있다. 이에 고무된 여당 지도부는 그 다음 처리 순서인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에 대해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지만 호기를 부렸다. ‘야당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필리버스터 종결 요청을 하지 않겠고 하면서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의 정부 비판 내용을 그대로 들어야 했다.무제한 토론에 나선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호소력이 있었고 특히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까지
박상병 정치평론가국민의힘이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러나 확실한 답변을 하기 어려울 때는 여간 곤혹스런 일이 아니다. 얼버무릴 수도 없고 엉뚱한 얘기를 할 수도 없는 일이다. 명색이 전문가랍시고 기자들에게 직접 전화까지 받았는데도 ‘모르겠다’고 말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럴 때 난마처럼 얽힌 고민을 단박에 정리해 주는 사자성어가 있다. 바로 ‘환골탈태(換骨奪胎)’라는 명구다. 뼈를 바꾸고 태까지 끄집어내서 모든 것을 새롭게 바꾼다는 뜻이다. 지금 국민의힘이 가야할 길을 이보다 더 적확하게 표현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10일 오전 열리게 된다. 당초 2일 개최예정이던 징계위가 2회에 걸쳐 연기된 것은 절차적 위법 없이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혐의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징계는 법에 의해야 함은 물론이고, 절차상뿐만이 아니라 그 내용에까지 정상적이고 정당해야 한다. 그 결과 소명되고 결정된 징계위 처분에 대해 그래도 혐의자가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면 법에 따라 상위 절차를 이행하게 되는 게 일반적 수인 것이다.그런 입장에서라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징계위 결정에는 문제가 없지 않다. 문재인 대통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문재인 대통령은 11월 23일 여권의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알려진 강창일 전 의원을 주일 대사로 내정했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달 국정원장 및 한일 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의 일본 방문에 이어 주일본 대사를 교체하는 것은 내년 도쿄 올림픽에 앞서 꼬인 한일 관계를 풀어 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그런데 한국 정부는 강창일 내정자에 대해 아직 접수국(일본)으로부터 아그레망(외교사절 접수 동의)을 받지 않은 상태이다. 1961년 은 ‘파견국은 외교사절단의 장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청와대 게시판에 ‘시무7조’를 올려 40만명이 호응했던 진인(塵人) 조은산. 얼마 전 모 신문에 처음으로 얼굴을 공개하고 인터뷰를 해 화제가 됐다. 필자는 조씨의 글을 읽고 해박한 지식과 함축성 있는 문장력, 고사에 대한 이해력에 한국사를 전공했거나 국학분야 연구소에 근무하는 구성원으로 알았다.한번은 학계의 원로 교수와 식사하는 자리에서 조씨의 글이 화제가 됐는데, 한국학을 전공하는 사람이라고 봤다. 그러나 언론에 나온 조씨는 아이 둘을 가진 평범한 30대 샐러리맨으로 사무직 종사자였다. 다만 역사소설을
동남권 신공항 건설 문제가 다시 불붙었고 지역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외에 남부권에 신공항을 건설함으로써 장기적 관점에서 승객과 물류수송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동남권 신공항 개발은 당위성이 있다. 하지만 국책사업인 신공항 건설이 지역을 편 가르기 하고 국민갈등을 가져오는 것이라면 이 또한 문제가 많다.지난 2003년 1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부산지역 경제인들이 건의한 동남권 신공항건설 건은 2006년 12월 노 대통령이 신공항 검토를 지시하면서 제기됐으나 참여정부 시절 결론나지 않았고 이 문제는 이명박 정부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최근 한국 측 요인들이 한일 관계를 복원해 보겠다는 목적을 갖고 일본을 방문했다. 박지원 국정원장 및 한일 의원 연맹 소속 의원들이 스가 총리를 예방해 12월 서울에서 개최될 한중일 정상회담 계기에 방한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일본 측이 보인 반응은 한국 측이 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한 스가 총리의 방한은 어렵다는 입장인 것 같다. 최근 한국이 일본에 대해 구애하는 모습은 2018년 10월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 이후 일본 측의 반발에 대해 얼마 전까지 ‘죽창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