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검사 특별검사법’이 여야의 이견차이로 5월 국회 상정이 무산됐다. 19일 본 회의에 앞서 한나라당 이한성, 민주당 양승조 의원 등 여야의 핵심 중진들이 의견을 조율했으나 특검의 조사 대상에 대한 이견을 끝내 좁히지 못했다. 상정이 불발로 끝나면서 스폰서 검사 특검 문제 논의는 지방선거가 끝난 시점에나 꺼낼 수 있을 전망이다. 스폰서 검사 특검법 도입은 여야 신임 원내대표가 첫 회담에서 합의한 사안이라는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모처럼 여야가 손을 맞잡고 합의한 사안이 꼬인 것은 둘째치더라도 새 모습으로 단장한 국회에 기대
6·2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정당들이 공천을 마무리해가고 있다. 한나라당이 오세훈 현 서울시장을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재공천하고 민주당이 한명숙 전 총리를 역시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한 것을 비롯해 주요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의 공천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번 공천 내용을 들여다보며 나는 묘한 ‘데자뷰(deja vu, 旣視感)현상을 느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곰곰이 따져봤더니 절묘하게도 이번 지방선거 공천의 큰 윤곽이 지난 18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공천 내용과 대동소이함을 알 수 있었다. 이 현상
지난 6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을 두고 찬반 논란이 들끓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밝힌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인 및 의료기관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것으로 정부가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의료법 개정안에는 상대적으로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인과 환자 간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끼리 의료지식 또는 기술에 대한 조언을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의료인과 환자 간 원격진료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격진료 허용은 전문가들 사이
1990년 10월 8일 당시 김대중 평민당 총재는 노태우 정권의 내각제 개헌 포기선언과 지방자치제 전면실시, 군의 정치개입 중지 등 4개항을 요구하면서 당사에서 무기한 단식투쟁에 들어간다. 평민당 의원들도 이날 의총을 열고 김 총재의 단식에 동조해 당사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다. 김 총재는 단식을 13일이나 계속하다 그달 20일 여당인 민자당이 지방자치제(지자제) 등을 긍정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정국 타결안을 제시하자 중단한다. 여야는 이후 정치협상을 계속한 끝에 그해 12월 정기국회에서 ①1991년 6월 30일 이내에 지방의회 구성
민생에 전념하겠다던 국회가 또 공전(空轉)했다. 여야는 2월 임시국회에서 산적한 민생관련 법안을 처리하고 국민의 신망을 얻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온 국민이 국회에 계류 중인 민생법안이 통과되기만을 목 놓아 바라고 있었음에도 여야는 국민의 여망을 철저히 외면했다. 하라는 민생법안 처리는 안 하고 여야 모두 세종시에 올인하며 서로를 비난하는 정략적 발언으로 얼룩진 임시국회 회기였다. 국민들이 원하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살리기는 전혀 논의조차 안됐다. 국민과의 소통과 서민 정당이라는 공언(空言)만 메아리칠 뿐 아무 소득 없는 회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주민들의 세금을 물쓰듯 하는 방만한 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지난 2005년에는 용인시가 1600억 원을 들여 8만㎡에 지하 2층, 지상 16층 규모의 호화청사를 지었다. 지난해 말에는 성남시가 7만 5천㎡ 부지에 총 사업비 3천억 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9층의 매머드급 청사를 지어 빈축을 산 바 있다. 일부 수도권 지자체를 제외한 대다수 지방정부가 재정자립도가 평균 50%를 겨우 넘는데도 최소 수천억 원이 소요되는 호화청사를 짓는 무책임한 행정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안양시의 경우는 황당하기까지 하
국회의 관련 법안 처리 지연으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ICL)’의 올 1학기 시행이 불가능해졌다. 정부도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대책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해 결국 ICL 제도를 활용해 등록금을 마련하려던 100만 명의 대학생만 피해를 입게 됐다. ICL은 학비 조달이 어려운 소득 7분위 이하 서민가정 대학생들을 위한 등록금 선지원 후상환 제도다. 당장 목돈이 없어 등록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대학생들에게 졸업 후 취직해 빌린 학자금을 갚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기존 학자금 대출과 달리 재학 중 이자 부담도 없고 일정
그럴 것이라고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어김없이 연말 국회에서도 싸움판이 벌어졌다. 정부의 4대강 사업 예산이 도화선이 돼 야당의원들이 국회예결위원회 회의장을 기습적으로 점거한 것이다. 여야가 세종시와 4대강 문제로 피차 격앙의 수위를 높여온 터라 애초에 연말 예산국회가 조용히 넘어가리라고 예상할 수는 없었다.예상대로 역시 익숙한 수법이 동원대 싸움판이 벌어졌고 국민의 눈에도 이것이 조금도 낯설지가 않다. 또한 특정의제에 볼모가 돼 다른 모든 의안 처리들이 지연되고 있는 모습도 매번 되풀이되는 패턴 그대로다. 정히 꼭 싸워야 할
지난 12월 8일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학부모의 유아학비 부담을 경감하고 선진 유아교육 제도 구축을 통한 질 높은 유아교육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유아교육 선진화 추진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계획은 2005년 이후 유아교육에 대한 지원과 서비스 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지만, 학부모의 유아학비 부담은 여전히 높으며 도시지역 학부모가 이용할 수 있는 질 높고 교육비가 저렴한 유치원은 부족하며, 특히 최근 유아교육의 사교육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 문제를 해소하고 선진국 수준의 유아교육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수립하게 되었다는 것이다.유아교
한 번쯤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물건을 잃어버리고는 그것을 못 찾아 허탈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사람이라면 가격이 싸거나, 흔히 구할 수 있는 물건임에도 자신의 습관에 맞게 잘 길들여진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꽤 오랫동안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잃어버린 물건의 ‘주인’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자는 최근에 이뤄지고 있는 국정감사의 취재를 다니면서 이른바 ‘주인정신’이 없는 일부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책임자들의 작태를 보고 적지 않은 실망을 했다.지난 1년 동안 자신이 책임자로 있는 곳의 ‘살림살이’와 책무를 다 했는지 평가받
‘본드 걸 김연아가 파리의 밤을 환하게 밝혔다.’ 한국의 자랑이자 세계의 피겨 퀸 김연아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피겨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우승하자 AFP 통신은 이렇게 보도했다. 김연아는 이 대회에서 007 영화음악을 배경으로 환상적이고 완벽한 연기를 펼쳐 관중의 넋을 빼놓았다. 세계의 언론으로부터 극진한 찬사가 쏟아지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럽다. AFP 통신은 이어서 ‘이번 대회에서 김연아가 거둔 성적은 그녀의 경쟁자들에게 감히 올림픽 금메달은 노릴 생각을 하지도 말라는 일종의 경고 같았다’고 덧붙이고 있다. 미국 LA 타임스도
국정감사장에서 4대강과 관련한 각종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수자원공사와 가스공사 그리고 국민연금의 출연 등의 의혹은 재보선을 앞둔 야당의 정치적 공세라고 단정짓긴 어렵다. 우선 국정감사장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수자원공사가 4대강 사업비를 조달하는 것부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법적 근거 없는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비 지원은 위법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제기한 수자원공사 내부 문건에는 사내 변호사를 비롯해 복수의 법무법인에 의뢰한 결과 수자
황희 정승은 조선 세종 때 영의정을 18년이나 지냈다. 요즘 말로 코드를 잘 맞추어 영의정으로 장수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그가 정승이 되기까지는 파직과 귀양살이, 복권 등을 거치는 파란만장한 세월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는 대의(大義)에 충실하고 절개가 있는 인물이었음이 틀림없다.본디 황희는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자 송악산에 있는 산골짜기 두문동으로 은신했었다. 이성계는 고려 말의 무장이요 공양왕의 신하였다는 것은 더 말할 것이 없다. 그런 고려 임금의 신하가 섬기던 임금을 폐하고 새 나라를 세우는 것이 의(義)에 어긋나는 일이므로
미디어법 강행 처리로 문 닫았던 국회가 정상화되는 듯 보였으나 역시나 또 판이 깨졌다.의원직 사퇴서까지 제출했던 민주당이 전격 등원을 결정했다고 해서 이제 뭔가 국회가 국민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주려나 생각했었다. 그런 기대는 여지없이 빗나갔다.지난 1일 정기국회가 시작하던 날 국회의장의 개회연설을 듣다 말고 민주당 의원들은 미디어법 원천무효의 피켓을 들고 집단 퇴장했다. 아마 이 지구 상 어디에도 국회의원들이 이렇게 품격을 잃는 행위를 서슴없이 하는 국회는 없을 것이다.적어도 민주주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선진국 그룹에서는
한국사회에서 정치와 종교처럼 미묘한 관계도 흔치 않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헌법에 따라 정교분리(政敎分離)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헌법 20조에는 “①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②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라고 정교분리원칙이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가까이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내각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급에 대한 인선과정에서 특정종교와 특정교회 편중 시비가 불거졌던 게 그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들은 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출신을 의미하는 이른바 ‘고소영’
우리 민족의 고토인 간도(間島) 반환 소송 문제가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일제가 한반도를 강점하기 이전 시점에 실질적인 지배자로 군림했으며 명백한 우리 민족의 영토였던 간도를 되찾기 위한 시한이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이다. 하지만 간도 반환 소송 가능 시한이 1909년 9월 4일 체결된 청일 간도협약 시점부터 계산해 100년이 되는 올해 9월 3일이 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간도 문제에 정통한 대다수 학자들의 경우 국제법상 영토분쟁은 100년이라는 한정적 시한으로 못 박아 놓지 않았다고
필자는 계절학기 심리치료 과목을 강의하면서 웃음치료의 일환으로 유머교육을 실시했다. 학생들에게 유머의 원리를 설명하고 보기를 들어 창작실습을 할 수 있도록 하였으나 그 실습에 힘겨워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이것은 단지 한 교실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아니다. 유머에 익숙지 않은 구성원 전체의 사회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의 현장을 돌아볼 때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자동차 접촉사고가 난 도로에서 큰 목소리로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또한 토론장에서조차 상대를 향한
정략적 싸움은 그만해야‘식물 국회’라는 별명으로 국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어느덧 6월 임시국회가 막바지에 다다랐다.이번 국회의 최대 쟁점 법안인 미디어법과 비정규직법을 놓고 여야는 지리한 대치를 이어왔고, 미디어법의 직권상정을 시사한 김형오 국회의장의 출입을 놓고 끝끝내 오늘은 본회의장 앞에서 물리적 충돌까지 하는 ‘놀라운 힘’을 보여주었다.국민들을 대신해 나라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멋지게 의정활동을 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여야 간 첨예한 이념대립으로 거친 싸움을 즐겨하는 모습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은 더 말할 필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