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927김진호 화백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 시는 일제 식민시대 이상화 시인의 대표적 저항 시다.‘빼앗긴 들’은 어디를 일컫는 것일까. 물론 원작에서의 들은 국권을 잃은 ‘조국’을 가리킨다. 일제 식민치하에서 성씨와 글과 말과 문화와 영토까지 말살당하며 억압받던 민족의 현실에 대한 자각을 바탕으로 국권 회복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향토적 소재에 담아 나타낸 대표적 저항 시며,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으나 시인의 고향이 지금 질병으로부터 고통 받는 대구다. 하지만 필자는 오늘날 ‘빼앗긴 들’에 또 다른 두 가지 의미를 담고자 한다.먼저 하나는 난
VOL. 923김진호 화백
4.15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각 당은 후보자 물색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여당은 야당 심판, 야당은 여당 심판, 이것이 선거 전략이다. 참 간단명료해서 좋다.이 주장대로라면 여야 할 것 없이 국민들로부터 심판의 대상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다. 자 그렇다면 국민들은 어떻게 심판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그렇다 양쪽 다 심판의 대상이 틀림없다.먼저 현 정권과 여당이 일련의 언행을 통해 확연히 드러난 것은 거짓과 위선과 교만이다. 특히 조국사태를 보면서 상식과 도덕과 정의의 기준을 맘대로 바꿨고,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1916년 4월 1일 조선총독부(朝鮮總督府) 전문학교관제(專門學校官制)와 경성의학전문학교(京城醫學專門學校)(이하 ‘경의전(京醫專)’) 규정이 반포되어 경의전이 문을 열었다.입학자격은 한국인은 16세 이상의 고등보통학교 졸업자, 일본인은 17세 이상의 중학교 졸업자였다.수업 연한은 4년이었으며, 기초강의는 주로 1,2학년 과목으로 임상강의는 3,4학년 과목으로 편성되었는데 교수진은 빈약하였으니 구체적으로 교장 외에 교수 3명과 조교수 1명이 모든 학과를 전담하였다.한편 경의전 교사(校舍)는 당시 서울 이화동
조맹기 서강대 언론대학원 명예교수지난 3일 미국이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도로에서 이란 군부 실세 솔레이마니를 제거함으로써 중동은 팽팽한 긴장이 돌고 있다. 그 때 미국이 쓴 무기는 MQ-9 리퍼 드론이었다. AI(인공지능) 무기가 전 세계를 공포케 했다.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금융거래를 해온 북한 김정은은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 북한 인민이 갖고 있는 5백만의 휴대폰은 벨소리를 높였을 것이 뻔하다. 북한 뿐 아니라, 전 세계는 WWW을 통해 그 사건을 생중계하기에 이른다.AI 시대를 실감하는 현실이다. ‘하늘의 암살자’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 질풍노도의 시대였다. 일제강압으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한일강제합방이 일어난지 10년 사이에 조선 민중들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폐해졌다. 마음대로 생각의 자유를 누릴 수 없었고, 몸 하나도 성하게 추스릴 수 없었다. 하지만 그냥 일제의 압박에 찍 소리 하나도 못하고 있지는 않았다. 1919년 3.1 독립운동으로 민족의 자결권을 내세우며 희망의 기지개를 펼치는 저항성을 보였다. 일본 내에서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기운이 잦아들면서 무단통치정책을 완화시켜 식민지에 대한 회유방법으로 이른바
지난해는 여러모로 특별한 해였다. 국가적으로는 3.1운동‧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0년을 내딛는 해였다. 공교롭게도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 규제 조치로 일제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 다시 일본과 맞서는 해이기도 했다.100년 전과 달라진 것은 우리의 국력이었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일본 경제에 부메랑이 됐다. 우리나라는 전 기술 분야에 국산화를 모색하는 기회가 됐고, 일제 불매운동은 전 국민을 뭉치게 만들었다. 한국을 최대 무역국으로 삼은 일본 기업들은 파산위기에 직면했고, 한국 관광객을 주 대상으로 하는 일본 관광지 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최악의 한 해가 지났다. 특별한 대외 위기가 없는 가운데 성장률은 추락했고 물가는 떨어지면서 일본식 장기불황,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커졌다.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급속히 위축되는 데는 저출산 고령화라는 구조적인 문제와 그동안 한국경제를 이끌어왔던 제조업 경쟁력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IMF 위기를 질병에 비유한다면, 급성질환이었다. 폐부를 도려내는 수술로 단기간 내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반면에 현재의 위기는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에 해당한다. 예전과 같은 수술이 아니라 체질을 개선
최병용 칼럼니스트민사고의 가장 큰 특징은 학교 내에서 연애를 금지하는 규칙이다. 모든 학생이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어 면학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만든 규정인데 비민주적인 규정인 듯해도 민사고 학생에 어울리는 규정 같다. 이 규칙을 위반해 교내에서 친구 이상의 애정 행위를 보이면 바로 퇴학도 가능하도록 엄격히 교칙을 집행하고 있어 학생들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다.민사고에는 학생회위원회란 학생 자치조직이 있다. 민사고의 학생위원회는 삼권분립이 돼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로 나뉘어있어 부별로 위원장을 선출한다. 지각이나 외부음식 반입,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우리 국민들은 북한 비핵화에 대해 얼마나 기대감을 가지고 있을까.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에 대해 국민 76%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업체인 한국갤럽이 지난 8일과 10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응답률 17%,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결과 응답자 중 16%가 ‘북한이 결국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답했고 76%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고종황제(高宗皇帝)는 1918년 6월 미국유학시절 의친왕(義親王)과 웨슬레안 대학 동문이었던 김란사(金蘭史)를 의친왕과 함께 파리강화회의에 극비리에 특사로 파견해 민족의 독립의지를 표명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그렇다면 고종황제가 언제부터 이런 계획을 세우게 됐는지 구체적인 과정을 살펴본다.고종황제가 덕수궁(德壽宮) 주변의 모든 민가들을 철거하였지만 유독 정동교회(貞洞敎會) 목사관(牧師館) 만큼은 철거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특사 파견 결정 후에 이 특사들을 파리까지 안전하게 인도하는 역할을 하는 손정도(孫貞道),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영국 출신 소설가 ‘조지 오웰’하면 먼저 그의 인기작 ‘1984년’이 떠오른다. 가상의 국가 오세아니아에서 초월적 존재인 빅 브라더(Big Brother)가 이끄는 당에 의해 지배되면서 인간성이 말살되는 불행한 미래를 그린 소설이다. 권력을 잡은 소수층이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철저한 감시체계인 빅 브라더를 통해 시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국민의 진실을 억압하는 체제에 익숙한 권력층들에 대한 시민 저항은 극히 미미할 뿐이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한때 대한민국에서 활개 치던 권력의 어두운
장정옥 충남동부보훈지청 노하우플러스사업 이동보훈팀장국가상징으로 태극기, 무궁화가 있다. 무궁화는 우리 민족의 반만년 역사와 함께 숨 쉬어 온 꽃이기에 일제 강점기 36년 동안에는 민족의 수난과 함께 피폐되고 빼앗겨 버리는 참혹한 시련을 겪었다.해외 독립지사들이 광복 구국정신의 표상으로 무궁화를 내세우고 독립의지를 드높이자 일제는 당황한 나머지 무궁화를 불태우거나 뽑아버려 근원을 없애려고 했다. 나라꽃 무궁화에 관한 수난이 가중될수록 우리 민족은 우리의 정신을 대변하는 무궁화를 사랑하고 숨겨가면서까지 지켜 왔다.일제의 무궁화 탄압 속
3.1운동 100주년에 맞는 광복 74주년이다. 정부기념식도 15년 만에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다. 정부는 이번 행사를 통해 “선열들의 독립 염원의 뜻을 이어받아 미래세대를 위한 진정한 광복의 길을 열어가겠다”고 다짐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일 경제전쟁으로 해방이후 최악의 한일관계에서 맞이하는 광복절이라 온 국민의 감회가 남다르다.일본의 뜬금없는 경제침략 발단이 우리 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임은 자명하다. 일본 정부가 한일청구권협정을 이유로 배상이유가 없다고 말하지만 20여년 전 일본법원은 위로금 지급 등 전향적 태도로 피해자에
윤봉길연구소 이사장 윤주지나친 허구는 흥밋거리로 전락하고 말아독립 결정적 계기 ‘상해의거’ 사실대로 담아야올해는 3.1운동과 상해 임시정부 수립일 10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해 독립운동가의 삶을 재조명하는 뜻 깊은 행사나 사업들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지난 5월부터 방영 중인 MBC 특별기획 ‘이몽’도 1919년 있었던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일 100주년을 맞아 나라와 민족의 독립을 위해 그림자로 살다간 그들의 흔적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자 제작됐다.드라마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손에 자란 조선인 이영진 의사와 의열단장 김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19세기 말 조선을 보면 백성은 헐벗고 굶주리는데 탐관오리는 때를 만났다는 듯이 좋아했다. 조정은 썩어 문드러진 탓에 문제가 무엇인지 인식도 못하고 권력 유지에 급급했다.19세기 100년 동안 백성들이 “못살겠소! 제발 살게 해주시오!”하고 들고 일어나면 역모로 몰아 목숨을 빼앗거나 노비로 삼았다. 조정이 곤란한 상황에 놓여 있어 토벌할 수 없거나 토벌을 하기엔 힘이 모자랄 때만 달래는 ‘위무 공작’을 벌였을 뿐이다.세계정세가 어떻게 바뀌는지 인식하려 하지도 않고 인식할 능력도 없는 군주 고종과 왕후 민씨
지난 6일 문재인대통령은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정치권의 통합을 강조하며 갑자기 ‘김원봉 발언’을 했다. 이에 정국은 다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깊숙이 빠져들어 가고 있다. 아니 어쩌면 정치권은 물론 온 국민들의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 아니었나 싶다. 국민들은 편향된 정치적 쏠림 현상에 굳이 편승할 필요는 없다. 먼저 김원봉 그는 누구인가. 약산 김원봉은 독립투쟁의 최선봉에 섰던 비밀결사 ‘의열단’ 단장이었으며,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가였으나 해방 후에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서열 3위의 정치인이자 6.25 남침의 선
유재호 디딤돌스포츠 대표(사회복지사)대한민국은 하나의 나라이지만, 이 나라 안에는 지역마다 가지고 있는 문제와 고충이 모두 다르다. 그 이유는 지역마다 분포한 인구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어느 지역은 노인인구가 많고, 어느 지역은 다문화가정이 밀집되어 있고, 어느 지역은 교육중심지역으로 청소년 분포가 높고, 또 어느 지역은 경제중심지로 직장인들의 분포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등 지역마다 다른 인구분포를 가지고 있다. 이는 지역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자체들의 방향을 제시해준다.지역의 특징을 나타낼 수 있는 인구분포에 공통적인 문제가
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경복궁에 그려져 있는 용은 발가락이 네 개인데, 덕수궁의 용은 발가락이 다섯이다. 중국의 황제를 상징하는 용은 발가락이 다섯, 조선의 왕을 의미하는 용은 발가락이 네 개였기 때문에 경복궁의 용은 발가락이 네 개였다. 조선의 마지막 왕이었던 고종이 황제로 등극하면서 덕수궁의 용이 발가락 다섯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찻잔이나 그릇을 만들 때에도 중국 황제가 쓰던 것은 발가락 다섯 달린 용의 형상을 넣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임금의 것이라도 용 발가락 네 개 달린 것이어야 했다.임금이 입는 옷을 곤룡포(袞龍袍), 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