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맹기 서강대 언론대학원 명예교수

 

지난 3일 미국이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도로에서 이란 군부 실세 솔레이마니를 제거함으로써 중동은 팽팽한 긴장이 돌고 있다. 그 때 미국이 쓴 무기는 MQ-9 리퍼 드론이었다. AI(인공지능) 무기가 전 세계를 공포케 했다.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금융거래를 해온 북한 김정은은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 북한 인민이 갖고 있는 5백만의 휴대폰은 벨소리를 높였을 것이 뻔하다. 북한 뿐 아니라, 전 세계는 WWW을 통해 그 사건을 생중계하기에 이른다.

AI 시대를 실감하는 현실이다. ‘하늘의 암살자’가 등장한 것이다. 러시아, 중국의 방공망 체계는 무용지물이 됐다. AI 드론의 기술은 미국이 가장 앞서감을 실감나게 하는 현실이었다. 인공지능 빅 데이터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 ‘지구촌’ 역할의 원리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콘텐츠보다 관계성이 중요하다. 이성과 합리성은 뒤로 하고, 사람의 정치(politics of personality)를 계속한다. 객관적 데이터가 생산될 이유가 없다. 4.15 총선을 위해 당정청이 512조 예산의 62%를 지출하고자 한다고 한다. 그게 무슨 돈인가? 나랏빚이 704조 5000억이고, 국민은 일인당 1400만 빚을 지고 있다. AI 시대, 즉 4차 혁명시대를 이끌 자본이 필요한 시점에서 엉뚱한 사람정치를 계속하고 있다.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정부는 사람의 정치를 하듯 통계를 왜곡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분량의 절반 이상을 경제와 민생에 할애했다. 포용과 혁신, 공정을 강조했다. 그는 ‘더 좋은 기업 투자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청와대가 쓴 통계가 가관이다. ‘일자리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고의 고용률을 기록했다’. 현실은 전혀 딴판이다. 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30~40대의 일자리는 계속 줄고, 청년층(15~29세)의 작년 청년 체감 실업률은 23.1%를 기록한다. 이들 젊은층은 ‘지구촌’ 표준의 감을 상실한 것이다. 여전히 세금 성장, 대출 증가, 주택 투기, 소득주도성, 포용적 성장, 내로남불, 후안무치 등 엉뚱한 담론만 무성하다.

정부가 동기말살 정책을 펴고 있다. 수출은 10.3%나 줄어 10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하고, 반기업·반시장 정책으로 기업 의욕마저 꺾이고 생산현장에서 온갖 폭력과 파업을 일삼았던 민주노총이 제1 노총으로 등극한 상황에서도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만을 강조한다. 일전에 한 문화일보가 100명 전문가에게 물었더니 정부의 경제정책이 77%가 C학점 이하로 평가했고,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을 통해서 기업 경영에 사사 건건 개입하고자 한다.

작년 1월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공식 경제성장률 통계에 의하면 2015년 2.8%. 2016년 2.9%, 2017년 3.2%, 2018년 2.8%, 2019년 2.0%를 기록했다. 지난해 2.0%도 세금을 풀어 얻는 결과이다.

앞으로 전개되는 지식정보 사회는 근육노동보다, 더욱 유연하고, 지식 집약형 산업으로 이전할 필요가 있게 된다. 궤도 이탈 경제로 벌써 세계은행은 노동생산성을 올리고, 부채를 줄이라는 경고장을 보낸다. 산업계의 방향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4차 산업사회는 벨(D. Bell)이 1973년 ‘정보사회’, 지식사회’, 카스텔스(Manuel Castells)는 1998년 ‘정보 모드 발전’, ‘정보화주의’라는 말을 사용했다.

정보화주의 사회는 지역성을 뒤로 하고, 선도국가 중심으로 사회를 재편시킨다. 반역사, 반시간 , 反지역주의로 이전한다. 지구촌 시대가 되는 것이다. 4차 산업 시대의 비트 세계(bit world)는 공간을 필요치 않는다. 공간을 점유하지도 않으면서 과거 토지, 자본, 노동의 3요소를 다른 형태로 융합한다. 이 사이버세계의 문화는 한 국가가 거부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세계는 지구촌으로 엮이게 된다. 대한민국은 85% 이상의 국부를 창출하는 입장에서 변화하는 세계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네트워크 사회는 ‘지구촌 역할’이 강화되고, 이성과 합리성이 지배하는 사회가 됐다. AI 시대의 경제론이 대두된다. 그 안에서의 각 역할은 ‘지구촌 표준’을 요구한다. 그 정치는 체계(제도)의 정치(Politics of institutions)가 우선이다. 그게 한 분야에만 불균형적으로 발전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네트워크를 통해 상생, 발전을 한다. 이런 관점에서 MQ-9 리퍼 드론은 국방기술, 연구소, 학교, 창의적 노동자 등 함께 어우러져 만든 총합의 결과물이다. ‘하늘의 암살자’가 눈앞에 전개돼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는데 청와대는 여전히 ‘사람의 정치’에 매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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