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전 10월 26일 궁정동 안가에서 울려 퍼진 총소리는 시대의 권력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진 지난 10월 26일 시민이 쏜 총소리는 무책임한 정당정치의 폐해를 알리는 경종이며, 다가올 선거를 통해 심판할 것을 미리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 또한 지난 10월 26일 선거결과에 대해 그냥 보내기엔 왠지 석연치 않다. 다시 말해 벌써 지난 얘기가 됐다 할지라도 무슨 말이든 좀 짚고 넘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날은 우리 선거 역사에 있어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는 날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우리나라, 우리 민족이 일제로부터 독립하기까지는 참으로 많은 이들의 피와 땀이 필요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이름 없이 죽어간 이들부터 대대손손 그 이름이 길이 남는 이들까지, 그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독립은 먼 나라 이야기였을지도 모른다. 며칠 전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안중근 의사의 유묵 행방을 추적했다. 그 결과 청와대에 있다고 알려진 ‘치악의악식자부족여의(恥惡衣惡食者不足與議, 궂은 옷과 밥을 부끄러워하는 자와 의논할 수 없다)’란 글씨가 적힌 보물 569-4 유묵의 존재가 현재 불투명한 상태로 밝혀졌다. 문화재청을 통해 청와대에
지난달 31일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논의하려던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외통위)가 무산됐다. 여야가 한 치의 양보 없는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1일 한미 FTA 비준안의 핵심 쟁점을 타결을 모색하기 위해 전원위원회를 소집하는 등 비준동의안을 3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직권으로 상정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한미 FTA 비준안을 기습으로 처리하려는 시도에 대비해 당직자들에게 비상 대기령을 내리고 철저한 방어 태세에 들어갔다. 한나라당이 직권상정을 시도할 경우 야당은 한
최상현 주필 비호 출림(飛虎 出林)과 같았다. 시민운동가 박원순은 시민의 숲 속에 몸을 웅크린 비호였다. 출림의 기회가 포착되자 나는 호랑이처럼 기민하게 숲을 박차고 나왔다. 정당들은 쑥대밭이 되고 정치고수들은 혼비백산했다. 그는 삽시간에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권력을 손에 거머쥐었다. ‘Ecce Homo!’ ‘에체이 호모!’ ‘이 사람을 보라!’ 빌라도가 가시 면류관이 씌워진 예수를 가리키며 운집한 군중에게 이렇게 외쳤다. 그때의 상황은 아니지만 가시 면류관 대신 시장 당선의 영광을 안은 그가 온 나라의 시선을 한몸에 모은 것은 틀
이재술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대표 무죄가 선고된 이후 한명숙 전 총리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정치 검찰은 유죄 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물론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하겠다”고 밝혔지만 두 번에 이은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무죄선고는 검찰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조차 두 번에 이은 무죄선고로 검찰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재판과정에서의 무리한 수사였는지 입증책임에 관한 부실한 수사였는지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미 두 번에 이은 무죄선고로 그러한 문제점은 국민 모두가 알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지난달 28일 저녁. 서울 강남 모 음식점에서 체육언론인회 선배들과 즐거운 만찬을 가졌다. 70대 후반부터 60대의 체육기자 원로 선배들이 대부분이었다. 아직도 현역 못지않은 열정을 갖고 있는 이들의 화제는 프로야구로 모아졌다. 야구기자 출신의 몇몇 선배들은 순식간에 매진된 한국시리즈 5차전 입장권 여러 장을 미리 확보해 직접 잠실야구장에서 볼 수 있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야구기자 경험이 없는 다른 선배들은 다소 부러운 듯한 눈치로 이들의 자랑(?)을 들어야 했다. 축구, 농구, 골프 전문
바람이 분다 내 안의 뜨거운 땀을 씻기어줄 바람이 분다 완벽한 욕심을 꿈꾸다가 문득! 전부다가 아님을 느꼈을 때는 흠칫! 뒷걸음치는 소스라침에 피지 방을 훑은 뜨거운 땀은 나를 세우고 내려다 본다 한 줄기 식은땀 소용돌이로 적셔올 때 부족한 것마저 사랑스럽다 나는 바람을 꿈꾼다 먼발치서 불어오는 바람마저 나를 들어 올려 자유를 구속하고 진리에 길들 때 바람은 모두의 곁에 머무른다 -약력- 방송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 서정문학 시 부문 신인상 계간 웹북(시 산문) 정회원 한국서정작가협회 회원 -시평- 김성덕 시인의 시는 특별하다. 언
윤용호 소설가 강남제비들은 족집게 선생의 이 경고를 늘 가슴속 깊이 새겨두었다. 그리고 실전에 임해서도 5계명에 어긋나지 않도록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러니 강남제비들은 많은 불로소득을 올려도 그 부당성이 밖으로 드러나는 일이 거의 없었다. 말썽이 생길 만한 거래는 사전에 걸러내어 아예 기피해버리니까 말이다. 하여튼 아무리 삼엄한 단속을 해도 강남제비를 쉽사리 소탕할 수 없게 되자 당국은 마침내 전 매스컴을 통해서 공개적으로 강남제비 몰이에 나서게 되었다. 곧, 제비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정직하고 선량하게 살아가는 시민
조영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로봇/인지시스템연구부 공학박사 지난 10월 20일 42년간 철권통치를 휘둘렀던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자신의 고향 시르테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미 중앙정보국과 영국 해외정보국은 음성인식 기술을 통하여 카다피가 사용한 위성전화의 위치를 추적하여 왔고, 리비아 시르테에서 움직이는 100여 대의 호송차량 무리 중에 카다피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 정보에 따라 미군은 지중해 시칠리아에서 무인항공기를 출격시키고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해 차량 행렬을 공격했고, 황급히 뛰쳐나온 카다피와 친위
정수연 통섭예술인 최근 지인들과 토론하면서 얻은 ‘혼란한 이 시대에 필요한 덕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긍정성이다. 자연이 준 가장 큰 선물은 내 마음이라는 말이 있다. 그 선물을 감사한 마음으로 잘 쓰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나는 내 삶의 예술가다. 내 예술 작품은 바로 내 삶인 것을”이라고 스즈키는 말했다. 야구선수인 박찬호는 말한다. “행복은 성적이 아닌 노력순이다.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많은 노력과 인내 그리고 도전을 했지만 결국 성적을 낼 때마다 느껴지는 기쁨은 잠시였다.” 또한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10월 31일 종교개혁 494주년을 맞아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회가 ‘목회자 윤리실천강령’을 선포했다. 기념사업회는 강령을 통해 “우리는 한국교회 갱신이 목회자 갱신으로부터 시작됨을 믿고, 하나님 앞에서 철저한 회개를 통해 자기 갱신에 부단히 힘쓸 것을 다짐하며, 종교개혁 정신에 입각해 ‘목회자 윤리실천강령’을 선포하고 실천하고자 한다”고 그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한국교회 목회자가 변화돼야 한다는 요지다. 그들 스스로도 한국교회와 목회자가 부패했음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서울교회 이종윤 목사가 대표회장으
대한민국은 자유국가다. 언론의 자유가 있고, 표현의 자유가 있다. 당연한 말임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참으로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본시 당연한 것은 굳이 입 밖에 꺼내지 않아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이건만 언제부터인지 유독 이 ‘자유’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게 됐다. 더욱이 언론과 표현의 자유라는 말이 매스컴을 통해 자주 등장하면서 많은 이들이 ‘자유’가 상징하는 것에 대해 다시금 깊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듯하다. 최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도올 김용옥 원광대 석좌교수가 1인 시위를 벌였다. 김 교수가 손에 든 팻말에는 ‘
“시민은 권력을 이기고 투표가 낡은 시대를 이겼습니다. 상식과 원칙이 이겼고 오늘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선택했습니다.” 26일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이 당선이 확정된 후 서울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낭독하면서 한 말이다. 1000만 서울시민은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아닌 직접 정치계에 입문한 경험은 없지만 오랜 시민운동을 통해 정책을 다뤄온 박원순을 선택했다. 즉, 본격적인 시민정치의 시대로 돌입한 것이다. 정치인이 아닌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정’을 펼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선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우리나라 어느 대통령은 임기 후 사람들로부터 이런 칭송 아닌 칭송을 받았다. “그래도 그 양반, 깡패하고 물가는 확실히 잡았어!” 죄 없는 사람들까지 졸지에 깡패로 내몰려 곤욕을 치러야 했던, 참으로 야만의 세월이었던 것인데, 아무튼 깡패들의 수난 시대였던 것은 분명하다. 정의사회를 구현한다며 동네 깡패들을 보이는 대로 붙잡아 가서는 군부대에서 혹독하게 훈련을 시킨 것이 삼청교육대라는 것인데, 군복인지 죄수복인지를 입은 장정들이 단체로 통나무를 들고 내리는 장면을 담은 뉴스 화면이 등장하기도 했다. 내막
이병익 정치평론가 국민의 생각과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준 선거였다. 기존 정치권에 식상을 하면서도 선택의 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한나라당이냐 아니냐를 극명하게 보여준 선거였다. 국민들이 정치에 식상을 하면서도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끊임없는 지지를 보여준 것으로 보이고 또한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해서도 관대함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는 정치에 직접 몸을 담은 적이 없는 시민단체의 수장을 수도 서울의 장으로 선택할 만큼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보여준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박원순 시장이 스스로 일어선 것은 아니고 야당의 전폭적인 지원
이진 보스턴 주재기자 그런데 이건 우리나라처럼 상대의 딱한 사정을 어느 정도 봐주거나 얼굴을 알면 융통성 있게 그냥 보내주는 우리나라의 인정하고는 좀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 같았다. 2살 때 미국으로 건너온 한 한국인 친구에게 이 사건에 대해 말하고 자세히 토론해보았다. 미국문화에 대해 더 알고자 한 결과, 이런 결론이 나왔다. 미국이란 나라에서는 아이디가 하는 역할이 가장 많고, 그렇기에 그 어떤 물건보다도 가장 중요한 물건으로 취급된다는 것. 그래서 절대 남에게 빌려주거나 잠시 맡기는 일도 없다는 사실이다. 미국에서 만일 당신이
박종윤 소설가 제후의 연합군과의 전쟁에서 참패한 초왕에게 진나라 소왕이 방문을 요구하자 거절할 수가 없었다. 진나라 왕이 인척관계를 맺고 싶다는 것이었다. 초왕이 진나라로 떠나려고 하자 굴원이 분연히 나서 반대를 했다. 진나라는 범과 같은 나라여서 도저히 믿을 상대가 못 됩니다. 제발 생각을 거두십시오. 그때 회왕의 막내아들 자란이 진나라 방문을 주장했다. 진나라와 친선관계가 모처럼 이루어지는 기회라며 왕을 부추겼다. 드디어 회왕은 진나라 방문길에 올랐다. 진나라는 초나라 회왕이 무관에 들어서자 곧 복병을 배치하여 그의 토로를 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