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종교개혁 494주년을 맞아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회가 ‘목회자 윤리실천강령’을 선포했다. 기념사업회는 강령을 통해 “우리는 한국교회 갱신이 목회자 갱신으로부터 시작됨을 믿고, 하나님 앞에서 철저한 회개를 통해 자기 갱신에 부단히 힘쓸 것을 다짐하며, 종교개혁 정신에 입각해 ‘목회자 윤리실천강령’을 선포하고 실천하고자 한다”고 그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한국교회 목회자가 변화돼야 한다는 요지다. 그들 스스로도 한국교회와 목회자가 부패했음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서울교회 이종윤 목사가 대표회장으로 있는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회는 ‘종교개혁자들의 신앙과 신학적 유산을 바탕으로 한국교회 갱신을 위한 노력을 전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 3월 창립된 단체다. 칼빈탄생500주년기념사업회의 영향을 받아 발족한 이 단체는 한국장로교신학회, 한국개혁신학회, 한국칼빈학회, 한국루터학회, 한국기독교학회,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한국웨슬리 등 루터와 칼빈을 비롯한 종교개혁자들의 신앙과 정신을 이어받겠다는 이들의 모임이다. 칼빈의 신앙을 이어받은 장로교가 주축이 돼 심포지엄이나 포럼 등 각종 프로그램과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칼빈탄생500주년기념사업회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서울교회에 인접한 삼성로 서73길의 명예도로명을 ‘칼빈길’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해 한국교회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더불어 이웃종교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장로교의 창시자인 칼빈 탄생 5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에서 추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는 칼빈의 정체에 대해 잘 알지 못한 데서 온 무지의 소산이라 할 것이다.

마르틴 루터는 중세 교회의 부패와 타락을 참다못해 1517년 10월 비텐베르크 성당 정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인 것이 계기가 돼 종교개혁을 일으켰지만 또 다른 종교개혁자로 알려진 칼빈은 달랐다. 사실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킬 당시 중세 로마 교황청은 급속히 세속화돼 정치권력과의 유착, 교권의 부패, 성직매매 등이 극에 달하던 시기였다. 작금의 한국교회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상황이다. 루터는 이를 타파하고 개혁하고자 종교개혁을 일으켰지만 장로교를 창시한 칼빈은 종교개혁이라는 명성을 등에 업고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운 자였다.

칼빈은 자신과 뜻이 맞지 않거나 자신의 교리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가차 없이 화형을 시키거나 고문을 자행했다. 성경의 많은 주석들을 펴낸 그였지만 요한계시록에 대해서는 거짓으로 지어내는 주석조차 펴내지 못했다. 이렇듯 예정론을 펼치고 성경에서 요한계시록을 제외시킨 그의 사상을 그대로 이어받았으니 오늘날 한국교회가 부패하고 타락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또한 칼빈이 제네바 종교국 수장으로 있었을 당시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을 이단으로 정죄하는 등 마녀사냥을 한 것처럼 지금 한국교회도 자기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이단 삼단 정죄하고 있으니 참으로 놀라울 따름이다. 이뿐 아니다. 자신의 교리를 믿지 않으면 살인도 불사했던 장로교의 창시자 칼빈처럼 작금의 한국교회도 강제개종교육을 통해 감금과 살인을 서슴지 않는다.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소속 이단대책위원회 소속 목회자들에 의해 자행된 강제개종교육으로 수많은 이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한기총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아직도 자신들이 옳다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거짓됨과 허물을 알기에 유구무언이요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인지 말이라도 해주면 시원할 것을 눈도 감고, 귀도 막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이번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회가 발표한 목회자 윤리실천강령에 따르면 교회갱신이 성경으로 돌아갈 때 이뤄진다는 걸 믿고 신․구약 성경을 연구하고 실천하자는 조항이 있다.

이는 목회자 스스로가 성경에 무지함을 고백하는 내용으로 밖에 볼 수 없다. 하나님보다 세상적인 생각이 먼저다 보니 성경보다는 세상적인 이야기가 설교의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교인들이 알아듣기 쉽게 하기 위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섞어가며 한다지만 실상은 목회자 스스로가 말씀에 굳건히 서 있지 못함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이 외에도 ‘세속적 힘을 가진 교회가 아닌 섬기는 교회 세우기에 앞장’ ‘물량주의나 목회자의 성공을 기준으로 삼는 세속화된 가치관 배격’ 등 많은 구호는 있겠으나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는 성경의 말씀을 알고, 믿었다면 오늘날 한국교회의 모습이 이토록 안타깝지는 않았으리라.

한국교회여, 종교지도자들이여, 이제는 제발 무지함과 미련함과 아집을 버리고 본연의 신앙인으로 돌아와 옳은 말을 듣고 회개하여 다시 나기를 간곡히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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