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덕
바람이 분다
내 안의
뜨거운 땀을 씻기어줄 바람이 분다

완벽한 욕심을 꿈꾸다가
문득!
전부다가 아님을 느꼈을 때는

흠칫!
뒷걸음치는 소스라침에
피지 방을 훑은 뜨거운 땀은
나를 세우고 내려다 본다

 
한 줄기 식은땀
소용돌이로 적셔올 때
부족한 것마저 사랑스럽다
나는 바람을 꿈꾼다

먼발치서 불어오는 바람마저
나를 들어 올려
자유를 구속하고
진리에 길들 때

바람은
모두의 곁에
머무른다

-약력-
방송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
서정문학 시 부문 신인상
계간 웹북(시 산문) 정회원
한국서정작가협회 회원

-시평-
김성덕 시인의 시는 특별하다. 언어의 정감이 깊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입맛도 좋다. <바람이 분다>는 어느 날 문득 자연스럽게 쓴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끝없이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이며 남다른 사색에서 우러나오는 시심의 결정체이다. ‘흠칫!/뒷걸음치는 소스라침에/피지 방을 훑은 뜨거운 땀은/나를 세우고 내려다 본다’를 반복해 몇 번 읽어보면 인간은 바람의 현상과 행위를 모두 갖출 수는 없더라도 어느 정도 본질은 구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학도 예술도 음악도 인간의 마음도 바람의 힘을 빌어 자신을 드러내고 때에 따라 변하는 것인지 모른다.

특히 제 4연 ‘한 줄기 식은땀/소용돌이로 적셔올 때/부족한 것마저 사랑스럽다/나는 바람을 꿈꾼다’는 바람의 심력(心力)을 받은 순수, 정화로서의 경건함이 내재되어 있다. 김성덕 시인이 있는 곳은 늘 고요한 가운데 바람이 불고, 느티나무처럼 세월을 버티며 바람을 끌어안은 그리움의 자리다. 김성덕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먼발치서 불어오는 사랑의 바람만큼 고결한 것도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최주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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