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총선이 끝난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정치권의 혼란은 정리되지 않고 있다. 총선에 패배한 여당은 여전히 혼란 속에 있고, 승리한 야당 역시 정치적인 발언만 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국회를 구성하는 선거인 총선이고, 국가권력의 한 축인 입법권에 관한 선거이다. 총선의 결과에 대하여 국민의 뜻을 헤아려 향후 국정운영에 입법권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제시하지 않고 정치 놀음에만 몰입해서는 안 된다.선거에서 승리하면 기쁘고 지면 슬프다는 것은, 선거도 경쟁인 이상 어쩔 수 없는 인간 감정의 발로라고 볼 수 있지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에서 4년 전과 같이 위성정당을 포함해 175석의 압도적 과반의석을 차지하며 정국 주도권을 쥐게됐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당시 민주당은 지역구 163석에 비례대표(더불어시민당) 17석을 합쳐 180석을 차지했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비례대표를 포함해 103석, 무소속을 합쳐 107석을 얻는 데 그치면서 완패한 바 있다.이번 총선 결과는 민주당이 위성정당과 조국혁신당 12석 등 범야권과 함께 단독으로 국회 189석을 확보했다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어떤 법이든 만들고 고칠 수 있다는 뜻이다. 국
박희제 언론인영화에서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만 거꾸로 흐르는 건 아니다. 한국 정치도 퇴행의 길을 걷고 있다. 복잡다단한 목소리를 수용할 사회적 합의나 미래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지 못한 채 거대 양당체제 속에서 서로 비난하고 헐뜯기만 한다.4.10 총선이 다가왔는데도 기후위기, 인구감소, 기술혁명 대처에 필요한 국가 대개조를 향한 비전을 제시하는 정치인들은 희박하다.지역 민심을 들어보면 한숨 소리가 크다. ‘좋은 선택’을 고민하는 유권자를 찾아보기 힘들고, 이번에도 가장 나쁜 ‘최악’ 보다 성큼 손이 나가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이문성 전 명지전문대 겸임교수/법학박사양극화(polarization)는 사회적으로 양분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어느 사안에 관한 논쟁이 진전될수록 사람들이 합의에 근접하기보다는 양측으로 더 멀어져가는 경우를 말한다.정보가 홍수를 이루는 현대사회에서는 당사자들이 공통된 이해관계를 확인하여 오해를 풀고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기 수월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정보사회에서도 각자가 갖고 있는 견해차는 좁혀지기 어렵다.자신과 견해가 다른 경우 그 사람들이 사실을 제대로 모른다거나, 너무 감정에 휘둘려서 상황판단을 못한다거나, 너무 아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출신인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새 방송통신위원장 자리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이 대검 중수 2과장 시절 중수부장으로 직속 상관이었던 김 권익위원장을 새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이 국회 탄핵소추안 처리를 앞두고 사퇴한 지 5일 만이다. 국회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방통위 15년 사상 첫 검사 출신 위원장이 된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김 후보자는 업무 능력, 법과 원칙에 대한 확고한 소신 그리고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 감각으로 방통위의 독립성과 공정성
여야가 제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넘겼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1월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쳐야 한다. 헌법은 국회가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 즉 12월 2일까지 예산안을 의결하도록 했는데 여야는 올해도 이를 지키지 못했다. 현재 국회 상황으로 볼 때 제21대 정기국회 종료일(9일)까지 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예결위는 지난달 13일부터 예산안 조정소위를 가동, 657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사해 왔지만, 쟁점 예산을 둘러싼 견해차가 커서 일부 감액 심사를 마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를 위해 헌법이 규정한 중대한 권한인 탄핵소추권은 직무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때에만 가능하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게 탄핵은 정략의 도구일 뿐이다. 헌법과 법률의 위반이라는 헌법상의 탄핵 요건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정치적 셈법에 의한 ‘정치 탄핵’만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더불어민주당 강경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하자고 공개 주장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탄핵안의 명분은 ‘반윤 연대’를 꾸려 내년 총선에서 이기자는 것이다.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주당 민형배 의원 북 콘서트에서 같은 당 김용민
정치인과 장관 간의 막말이 점입가경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야당 정치인들의 설전이 도를 한참 넘어섰다. 한 장관도 이에 물러서지 않고 분노를 그대로 퍼붓는 방식으로 맞대응했다. 이런 정치권의 모습에 국민들의 정치 혐오와 불신이 점차 깊어지고 있다.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한 장관을 겨냥해 “어린놈이 선배들을 능멸했다”고 말했다. 검찰의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수사를 비난하며 한 장관을 향해 “무슨 중대한 범죄라고 6개월 동안 이 지×을 해” “물병을 머리에 던져 버리고 싶다” “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분단과 전쟁의 폐허 속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은 세계사에서도 손꼽을 놀라운 것이다. 일본의 식민지 때 그나마 남아있던 자원도 빼앗기고 헐벗었던 과거를 극복하고 세계의 경제대국으로 거듭난 것은 자랑할 만한 것이다. 그렇지만 역사는 머무르지 않고 진행된다는 점에서 그동안 쌓아 올린 것을 더욱 확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리 녹녹하지 않아 우리의 삶을 점차 팍팍하게 만든다.얼마 전 수십 년 전 사라졌던 빈대가 다시 출몰해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이 고물가로 어려움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절대다수 의석을 앞세운 거야(巨野)의 폭주가 끝이 없다. 이재명 대표 수사 검사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 발의,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 강행을 다수의 힘을 앞세워 군사작전처럼 밀어붙이고 있다.민주당은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 등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를 지휘하는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 검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이 검사와 ‘고발사주’ 의혹을 받는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단독 발의 하루 만에 일단 철회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철회로 제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1919년 3월 1일 오후 2시 서울 태화관(泰和館)에 모인 민족대표 33인은 독립선언서를 읽었다. 육당 최남선이 기초한 독립선언서 그 첫머리는 바로 ‘오호 애재라’였다. 이 뜻은 ‘아 슬프도다’가 아닌가.1백여년 전 일제 강점기 식민지가 돼 자유가 없는 삶을 살아야 했던 우리 민족이 내뱉은 호소는 ‘슬프도다’였다. 민족적 비통함이 뼈에 사무친 절규였다.오늘날 대한민국은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선진국의 대열에 올랐는데 왜 필자는 3.1 기미독립선언문구 첫 머리를 다시 되뇌이고 싶은 심경인가. 이런 감정이 필자
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자수점필(智水掂筆)’의 저자(著者) 홍한주(洪翰周)의 생존연대(生存年代)는 1798(정조 22)~1868(고종 5)년으로서 5대조부를 비롯해 윤치정(尹致定), 조병구(趙秉龜)와 동시대 인물(同時代人物)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자(字)는 헌경(憲卿)이며, 호(號)는 해옹(海翁)을 비롯해 해사(海士), 지수(智水), 쌍송만사(雙松漫士), 총계당(叢桂堂) 등이 있다.홍한주는 시문(詩文)에 뛰어났으며, 의빈부 도사(儀賓府都事)를 시작으로 의성 현감(義城縣監), 사복시 주부(司僕寺主簿), 이천 부사(利川府使), 상
여당의 대표, 원내대표, 사무총장까지 모두 영남권 출신이 차지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이라 비판은 더욱 거세다. 윤석열 정부의 인사 논란도 지속되는 상황에 여당 주요 당직까지 모두 영남권 인사가 치지했다는 것은 여당 지도부의 인재풀이 편협하다는 것을 방증한다.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있기 전 여야는 물론 언론이 한목소리로 비판한 것이 ‘박근혜 수첩인사’였다. 수첩에 적힌 내용을 기초로 국정운영 파트너인 총리와 장관직까지 임명한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객관적 검증 자체가 불가능하고 공적 인사시스템을 무력화한다는
장순휘 정치학박사/ 한국문화안보연구원 부원장대한민국이 ‘법치국가(法治國家)’라는 것은 바로 국민의 의사에 따라 만든 법률에 의해 다스려지는 나라라는 국가의 원리를 정의한다.헌법 제2장 제11조 “①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명문화하고 있다. 그리고 “②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라고 해 특권층은 있을 수도 만들 수도 없다는 것으로 국민의 평등사회
미국 하원이 전체회의를 통해 국가 권력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해임했다. 대통령·부통령에 이어 권력 서열 3위인 미국 하원의장이 해임된 건 234년 미국 의회 역사상 처음이다. 매카시 의장이 269일 만에 임기 중 물러나면서 법안 심사 처리 등 의회 기능이 정지됐다.이번 하원의장 해임은 공화당 내 강경파의 반란에 따른 야당 내분 사태에서 비롯됐지만 그 근본 배경에는 비타협적 정치 양극화가 깔려 있다. 해임은 공화당의 강경 보수 계파 ‘프리덤 코커스(Freedom Caucus)’ 소속의 맷 게이츠 의원의 발의로 이뤄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탄핵에 대해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해서 맡겨 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박 전 대통령은 ‘비선 실세’로 불린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사익편취 및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서도 “검찰 조사에서 듣고 정말 너무 놀랐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최씨의 비위를 알지 못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은 1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즉시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민주당은 결의문에서 “윤석열 정권의 전면적 국정 쇄신과 내각 총사퇴를 촉구하며,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즉시 제출한다”며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은폐 진상규명 특검(특별검사)법 관철을 위한 필요한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석열 정권의 부당한 정치 수사, 야당 탄압과 정치 제거, 전 정권 죽이기에 맞서 싸우겠다” “불법을 저지른 검사에 대한 탄핵 절차를 추진한다” 등도 결의문에 담았다.정부·여당이 일방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3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국방부 장관에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는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보, 여성가족부 장관에는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각각 후보자로 지명했다.이번 인선은 부처 장악력과 전문성을 중시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예비역 육군 중장 출신인 신 후보자는 야전과 정책 요직을 두루 거쳐 국방 정책 및 작전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여당 내에서 안보 이슈를 주도하는 메시지를 내왔다. 유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당시 3년간 문체부 장관을 지냈고, 윤 정부 출범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해병대 채 모 상병 순직과 관련, 이종섭 국방부 장관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11일 밝혔다. 민주당은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과정에 이 장관이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해왔다. 민주당은 해병대원 사건 특검도 추진 중이다. 이 사건은 아직 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 대표가 국방부 장관 탄핵을 운운하는 것은 도를 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물론 채 상병 수사와 관련, 이 국방부 장관이 실수를 저지른 것은 맞다. 이 장관은 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보고한 수사 결과 문서를 결재했다가, 뒤늦게 이를 바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6일 김어준씨 유튜브에서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국민 뜻에, 국리민복(國利民福)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끌어내려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탄핵을 연상케 하는 말이었다. 민주당 측은 이에 대해 “탄핵 이야기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대결의 정치를 은근히 조장하는 선동적이고 무책임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이 대표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윤 대통령 탄핵을 공개 거론하고 있다. 설훈 의원은 국회 본회의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채상병 사망사건’과 관련,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관련 질의를 하며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