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국방부 장관에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는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보, 여성가족부 장관에는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각각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번 인선은 부처 장악력과 전문성을 중시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예비역 육군 중장 출신인 신 후보자는 야전과 정책 요직을 두루 거쳐 국방 정책 및 작전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여당 내에서 안보 이슈를 주도하는 메시지를 내왔다. 유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당시 3년간 문체부 장관을 지냈고, 윤 정부 출범 전후 문화예술 정책에 대해 조언해 왔다. 김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여가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을 지냈다.

집권 2년 차를 맞은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과제 이행이 미진하고 업무능력에 문제를 드러낸 장관을 교체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파행과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 등과 관련한 문책성 인사라는 것이다. 특히 ‘선 사의, 후 개각’ 카드로 야권의 국방부 장관 탄핵 소추 움직임에 대응하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이종섭 현 국방장관 사의 표명(12일)을 놓고 장관직이 정쟁의 대상이 된 것도 모자라 개각 발표 직후 민주당이 특검 추진까지 공언하고 나선 상황에서 나온 인사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혼선을 겪어 온 국정을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선 내각의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인재풀의 한계를 드러내며 참신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면치 못한다. 특히 유 후보자 지명으로 윤 정부에서 중용되는 ‘MB(이명박)맨’이 한 명 더 늘었다. 유 후보자를 비롯해 이주호 교육부 장관(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전 통일비서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전 홍보수석) 등이 ‘MB맨’이다. 더구나 유 후보자는 2008년 10월 국정감사 현장에서 기자들을 향해 욕설을 내뱉는 등 잦은 물의를 빚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이 정부의 성공 여부는 인사문제에 걸려 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좀 더 폭넓은 시야를 갖고 다양한 인재풀을 활용하기 바란다.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진영을 가리지 말고 유능하고 참신한 인물을 발탁해야 한다. 윤 정부는 새로운 진용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고 국정 운영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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