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 없는 무덤 없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특히 성폭력범 등 범죄를 저지른 후 가해자들에게 주로 해당되는 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술에 취해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정신이 혼미해서 사물을 변별하지 못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등 자신의 범죄 행위를 심신장애로 몰고 가 형량을 적게 받으려는 일들이 다반사였다. 그도 그럴 것이 만취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더 이상 ‘만취’가 핑계거리가 되지 못할 것 같다. 최근 술에 취해 사
이병익 정치평론가 대선을 70여일 앞둔 시점에 새누리당의 전열에 이상기류가 흐른다. 우선 선대위에 한광옥 전 민주당 의원의 영입으로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의 불편함이다. 다음은 김종인 국민행복추진 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의 경제민주화 논쟁이다. 또 최경환 후보 비서실장이 사퇴를 했지만 측근 보좌진들과 선대위원 간의 소통부재로 아직 끝나지 않은 냉기류가 흐른다.당내에서는 지도부 퇴진이 고개를 들고 재선급 이상의 의원들이 모여서 강력하게 당에 주문할 것이라는 기류가 있다. 재선급 의원뿐만 아니라 초선의원까지도 포함한 비박계 의원들이
후보자 매수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곽노현(58)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상고심에서 실형이 확정됐다. 이로써 이에 따라 곽 교육감은 곧바로 교육감직에서 물러나고 잔여 형기(약 8개월)를 복역해야 한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010년 6월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중도 사퇴한 박명기(54)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 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곽 교육감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곽노현 피고인과 박명기 피고인이 서울시 교육감 후보자 사퇴에 대한 대가를 지
청소년 간 성(性)범죄가 10년 사이 11배로 급증했다. 그 범죄 양상도 점점 더 악성으로 진화하고 있어 요주의가 필요하다. 대법원이 19일 발간한 ‘2012 사법연감’에 따르면 소년보호재판을 받은 10세 이상 19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이 2002년 2만 6811명에서 2011년 4만 6497명으로 늘어났다. 그중 청소년 성범죄는 537명에서 1695명으로 3배, 가해자·피해자가 또래인 경우는 60명에서 690명으로 11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이 수치는 정식재판 집계만을 합산한 것이지 피해자 간 합의한 것으로 기소유예 등을 합산하면
이재술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대표 모든 국민을 경악하게 한 어린이 성폭력이 또 일어났다. 며칠 전 나주에서 8세 어린이가 이불째 납치되어 성폭행 당했으며 직장이 파열되는 등 중상을 입었다. 어찌보면 그 중상보다도 평생을 가져가야 할 정신적 아픔이 더 클 것이다. 지난 2009년 조두순 사건이 채 잊히기도 전에 최근 통영에서 성폭행 하려다 반항하자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을 목 졸라 살해하는 등 언론에서는 이밖에도 ‘성폭행’ 관련 기사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 나온다. 2009년 당시 조두순 사건 이후 정부와 수사기관은 아동 성
중앙선관위가 지난 4.11 총선 때 부산 지역의 공천신청자로부터 3억 원의 공천헌금을 수수한 혐의로 새누리당 전 공직후보자추천위원을 최근 검찰에 수사의뢰했다고 2일 밝히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선관위에 따르면 공천위원이었던 현기환 전 의원은 지난 3월 중순 부산지역의 당시 공천신청자 현영희 씨로부터 “비례대표 공천을 받도록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3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현 씨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19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의심을 사고 있다. 물론 이번 의혹에 대해 현 전 의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사회가 뒤숭숭하다. 비슷한 시기 일어난 통영 초등생 살해사건과 제주 올레길 여성 살해사건은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성범죄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통영에서 10세 여자 어린이를 성폭행하려고 끌고 가 살해한 범인 김점덕의 경우 2005년 62세의 노인을 성폭행해 실형을 산 적이 있지만 성범죄자 신상공개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아동·청소년 대상의 성범죄자는 2000년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에만 신상이 공개되고, 19세 이상 성인 대상의 성범죄자는 2011년 ‘성폭력 범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한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서울시민들이 꼽은 가장 걷고 싶은 길은 ‘덕수궁 돌담길’이라고 한다. 봄에는 꽃 대궐 덕수궁의 신록과 봄꽃 향기가 싱그럽고, 여름엔 짙푸른 녹음 사이로 매미소리 가득한 곳. 어디 그뿐인가. 가을에는 거리에 수북이 쌓인 낙엽만큼이나 낭만이 넘쳐나며, 겨울엔 덕수궁 돌담길 처마 끝 고드름이 정겨운 곳. 정동길의 사계는 무표정한 도심 속에서 계절의 변화를 실감케 해주고 있다. 이런 까닭에 무표정한 도심 한복판에 역사의 향기 그윽한 덕수궁과 그 돌담길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사막의
연일 본지를 향해 퍼붓듯 이어지는 여론이 있다. 관심을 가져주니 한편으론 고맙긴 하다. 물론 그러기까지는 빌미를 제공한 검찰과 법원의 공로도 있다. 얘기인즉, ‘천지일보가 신천지교의 기관지인 것으로 주장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는 법원의 판시(判示)에 관한 오해로 빚어진 일련의 사태다. 이 판시가 나오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다. 2011년 3월 11일 ‘천지일보’와 ‘한민족독도사관’이 공동으로 ‘독도사랑 대음악회’를 개최한바 있다. 이때 김철원(과천성결교회) 목사 등 소위 안티신천지 세력은 개최 장소는 물론 초청인사에 이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는 범죄자의 인권도 보호해야 한다는 일종의 당위성을 내포한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면 죄에 대한 대가는 치러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최근 대법원이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의 가해학생들에게 최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그동안의 학교폭력에 대한 판례에 비춰보면 놀라운 변화다. 기실 지금까지 소년범 초범 형량은 기소유예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죄의 무게보다는 미성년이라는 것이 더욱 크게 작용한 이유라 본다. 법을 어기고도, 범죄를 저지르고도 아직 미성년
문화재 관리야말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일이다. 우리네 역사와 문화의 산물이자 후손 대대로 물려줘야 할 유산이기 때문이다. 이토록 중요하고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인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문화재청이 실물 없이 권리를 넘겨받는 훈민정음 해례본(상주본) 기증식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가졌다. 이번 기증식이 있기까지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은 그야말로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8년 7월 말 경북 상주에서 발견돼 ‘상주본’으로 불리는 이 해례본은 현재 국보 제70호로 지정된
최상현 주필 개가 어떻기에 사람들은 끄덕하면 개를 들먹이는지 모르겠다. 영화 ‘부러진 화살’의 주인공은 이 영화 속에서 자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재판을 재판이 아니라 ‘개판’이라고 말한다. 그 말 한마디는 극장 밖에 일파만파의 파장을 미치고 있다. ‘개판의 연장전’인 셈이다. 목하 그 개판의 연장전이 시끄럽게 치러지고 있는 중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사람들이 빚어낸 소란이다. 엄밀히 말해 개가 뒤집어 쓸 잘못은 아니다. 영화 제작에 관련된 사람들은 이 영화가 사실에 충실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못 담은 내용도 많다고 말하는 것 같다.
법관의 판결에 불만을 품고 노골적으로 판사를 위협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 어떤 기관보다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하는 사법기관이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26일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사건 재판장이었던 김형두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집 앞에 보수단체 회원 30여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참가자들은 “김 판사의 법복을 벗겨라” 등 구호를 외치며 김 부장판사의 집 벽면과 유리창에 계란을 던졌고 급기야 비난 성명서를 배포하려다가 경찰에 제지당했다. 여기에 최근 전직 교수의 석궁 테러 사건을 다룬 영화 ‘부러진 화살’
살인죄 못지않게 성범죄를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일반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세 아동을 성폭행한 강간범과 술을 마시다 자신을 무시한 친구를 홧김에 살해한 살인범 중 어느 사안을 더 중하게 처벌해야 되는가’라는 질문에 강간범을 더 높게 처벌해야 된다는 응답이 26.1%나 나왔다. 똑같이 처벌해야 된다는 응답자도 38%나 됐다. 이와 달리 판사, 검사, 변호사, 형법학자 등 법조 전문가 908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61.1%가 살인범을 더 높게 처벌해
MBC가 ‘PD수첩’ 제작진 징계 문제를 놓고 집안싸움이 치열하다. MBC는 지난 20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2008년 당시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PD수첩 제작진 5명에 회사의 명예훼손을 사유로 중징계를 내렸다. ‘PD수첩-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의 제작진 조능희 김보슬 PD에게 정직 3개월을, 송일준 이춘근 PD에게도 감봉 6개월, 당시 시사교양 국장이었던 정호식 외주제작국장에게는 감봉 3개월을 처분했다. 이에 MBC기자회와 한국PD연합회, 정치권도 MBC 지도부의 이 같은 결정에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이
광복 66주년을 맞았다.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나 독립한 지 66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일제의 잔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6년이라는 치욕스런 일제강점기 동안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빛을 잃고 쓰러져갔으며, 또 얼마나 많은 독립투사들이 민족의 자주독립을 외치다 목숨을 잃었던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강점 기간이 35년이냐, 36년이냐를 두고 말이 많다. 자랑스러운 역사도 아닌데 굳이 1년을 더 보태 36년으로 봐야 하느냐는 것이다. 물론 일리가 있는 말이다. 허나 일제강점기의 역사보다 더 치욕스러운 것은
법치국가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법이 지켜지지 않는 나라, 많은 사람들이 인간으로서의 삶의 기본권을 누리지 못해 고통과 핍박 속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근래에 와서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그 원인을 찾아 들어가 보면 세상과 종교권력의 핵심에서부터 비롯되고 있음을 알게 한다. 얼마 전 소위 ‘10당 5락’이라는 신조어로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한기총 대표회장의 금권선거를 기억할 것이다. 이들이 사회에서도 없을 법한 상식을 벗어난 부정과 불법을 통해서라도 그렇게 대표회장에 당선되려 하는 데는 필시 연고가 있을 것이다. 첫 번째로 그 많은 돈을
이재술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대표 지난 3일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이 대표발의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여야의원 21명이 공동 발의자로 나섰다. 이 선거법 개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당선인이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선거 범죄를 대폭 축소한 것으로써 현행 벌금 100만 원 이상이면 당선무효였던 규정을 300만 원 이상으로 완화시킨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선거사무장과 후보 배우자 등의 선거범죄로 인한 당선무효 기준도 벌금 300만 원에서 700만 원 이상으로 조정했다. 또한 당선무효가 되는 선거범죄는 선거운동기간을 전후해 180일 이내에
윤승용 시민주권 홍보기획위원장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결국 지난 12일 자진 사퇴했다. 그가 낙마한 것은 대검차장 퇴임 직후 로펌에서 7개월간 약 7억 원의 보수를 받은 이른바 ‘전관예우 의혹’과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이 독립성이 요구되는 감사원장을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 때문이었다. 정치권에선 감사원의 독립성 훼손을 주로 문제 삼았지만 국민들 사이에선 ‘월봉 1억 원’이라는 엄청난 전관예우의 실체에 대한 위화감이 더 크게 작용했다. 전관예우가 ‘국민정서법’을 결정적으로 거스른 셈이다. 전관예우는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매우
최상현 주필 어산지의 무자비한 폭로는 무엇을 노렸나. 자신과 위키리크스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셀프 프로모션(Self-promotion)이었나. 아니면 정보력의 공룡인 콧대 높은 미국에 타격을 가하고 혼내주려는 의도가 있었나. 아니면 무슨 ‘순교자인양 하는 기질(Martyr Complex)’을 타고난 사람인가. 사람이란 이기적인 공명심도 있고 순수한 뜻도 가질 수 있으므로 이것저것이 뒤섞인 복합적인 목적이 있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어산지가 폭로한 내용에 대해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아무런 변명도 핑계도 내놓은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