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6주년을 맞았다.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나 독립한 지 66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일제의 잔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6년이라는 치욕스런 일제강점기 동안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빛을 잃고 쓰러져갔으며, 또 얼마나 많은 독립투사들이 민족의 자주독립을 외치다 목숨을 잃었던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강점 기간이 35년이냐, 36년이냐를 두고 말이 많다. 자랑스러운 역사도 아닌데 굳이 1년을 더 보태 36년으로 봐야 하느냐는 것이다. 물론 일리가 있는 말이다. 허나 일제강점기의 역사보다 더 치욕스러운 것은 광복 66년이 지난 지금도 청산되지 못한, 아니 청산하지 못한 그 시기의 잔재가 아닌가 한다. 여러 문제들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급선무인 것은 위안부 문제다.

그 시절, 잔악했던 일제의 행위를 증언해 줄 위안부 할머니도 이제 많이 남아 계시지 않는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분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줄 어떤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 진심이 묻어나는 일본의 사과도 없을뿐더러 그분들을 대하는 우리의 모습도 일회성 행사로만 그치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봐야 한다. 입으로는 누구나 위로할 수 있고 천 냥 빚도 갚아줄 수 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우리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일본 정부와 맞서야 한다. 남의 나라를 짓밟고, 다른 사람의 인생을 짓밟은 것에 대한 절충안은 있을 수 없다.

이미 지나간 역사를 되돌릴 수 없다면 진심으로 속죄하고 반성해야 한다. 속죄와 반성이 일본 정부의 몫이라면 우리 정부는 일제의 잔재를 없애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각 분야에서 일제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여러 노력이 있었지만 판결문에는 여전히 일본어 투의 문장들이 발견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우리말과 글의 올바른 사용을 장려하고자 ‘판결문 용례집’을 제작 배포했지만 일본어투 문장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결문뿐 아니라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각종 도서나 매체에서도 일본어 표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말과 글이 단순히 형식적인 것을 넘어 그 나라의 정신과 문화를 반영하고 창출해내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렇기에 일본어 투 문장을 찾아 우리말로 바꿔 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도 일제 잔재 청산과정에서 중요한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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