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성 전 명지전문대 겸임교수/법학박사양극화(polarization)는 사회적으로 양분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어느 사안에 관한 논쟁이 진전될수록 사람들이 합의에 근접하기보다는 양측으로 더 멀어져가는 경우를 말한다.정보가 홍수를 이루는 현대사회에서는 당사자들이 공통된 이해관계를 확인하여 오해를 풀고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기 수월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정보사회에서도 각자가 갖고 있는 견해차는 좁혀지기 어렵다.자신과 견해가 다른 경우 그 사람들이 사실을 제대로 모른다거나, 너무 감정에 휘둘려서 상황판단을 못한다거나, 너무 아둔
박희제 언론인엊그제 인천 송도국제도시 A초등학교의 제19회 졸업식에 다녀왔다. 예전과 달리 요즘 초등생 졸업식은 겨울방학과 동시에 속전속결로 치러진다.몇몇 학생들이 졸업장을 받기 위해 단상 위 교장 앞으로 걸어가다 공중부양을 연출하는 듯한 ‘슬립백 춤’이나 몸을 360도 돌리는 공중제비(텀블링) 같은 퍼포먼스를 선보여 웃음과 박수갈채를 터져 나오게 했다.또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가볍게 춤동작으로 몸을 흔드는 학생들도 많아 졸업식장 분위기는 자유 발랄했다. 흥 많은 한민족 후예들이다.졸업장을 받으러 나갈 때 무대 뒤 대형 스크린에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올여름 모기에게 한 번도 물리지 않은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한 번쯤은 모스키토의 공격을 받았으리라. 잘 정비된 아파트촌 같은 경우는 좀 뜸하지만 도심을 벗어난 근교의 숲이나 시골 마을 아니면 오래된 시가지나 원도심 그리고 지구촌 전체를 놓고 보면 모기와의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여전히 모기가 옮기는 질병으로 숨지는 사람이 연간 100만명에 이를 정도로 모기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생명체다. 더군다나 요즘 모기는 죽어라 모기향 피우고 살충제 뿌려도 잘 안 죽는다. 전과 달리 끈질기게 안 죽는다. 개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거북손(Capitulum mitella, kamenote)’의 몸길이는 4㎝, 너비 5㎝ 가량이다. 머리는 거북의 다리처럼 생겼는데 황회색 네모꼴로 된 32~34개의 석회판으로 덮이고 그 사이에 여섯 개의 돌기가 나와 호흡과 운동을 맡는다. 자루 부분은 석회질의 잔비늘로 덮이고 암자갈색을 띤다. 자루 부분으로 바닷가의 바위에 붙어살며 절지동물의 특징은 거의 없다. 바닷물에 잠겼을 때 머리 쪽에서 덩굴 모양의 다리를 내놓아 물을 저어 호흡하며 먹이를 잡는다.‘거북손’은 거북의 손을 닮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중국의 쓰촨성(四川省) 출신인 문학가이자 정치가인 곽말약(郭沫若, 1892~1978)은 성인‧영웅호걸들의 공식적 역사 속에서는 주목받지 못한 작은 이야기들을 모아 집필한 글들을 묶어 ‘시제(豕蹄)’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다.시제는 우리말로 ‘돼지족발’이라는 뜻이다. 곽말약이 책의 제목을 돼지족발이라 한 것은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의 성질을 잘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값싸고 천한 돼지족발도 불을 세게 때서 푹 삶고, 알맞게 간하고 향신료를 뿌리면 평민들이 즐겨 먹는 요리가 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곽말약이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원장 어저귀는 아욱과(錦葵科: Malvaceae)인 한 해살이 풀로 학명은 Abutilon theophrasti Medik이다. 아부틸론(Abutilon)은 Abution에서 유래하는데, 아랍어 a(부정,무), bous(황소) 및 tilos(泄瀉, 설사)의 합성어이며 ‘가축의’라는 뜻이며, 테오프라스티(theophrasti)는 3세기에 살았던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식물학자였던 테오프라스토스(Theophrastos, BC 371~287)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어저귀’는 노란 꽃이 피고 1월 18일의 탄생화로
국내에서 코로나19와 독감(인플루엔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의하면 지난 9월 25일부터 10월 1일까지 외래 환자 1000명 중 독감이 의심되는 환자비율이 7.1명을 기록했다. 이는 그 이전 주 4.9명에 비해 44.9% 증가한 것이다. 특히 1~6세 사이에선 12.1명으로 나타나 직전 주 대비 52%나 증가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인플루엔자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인해 여름 끝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유행을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K리그 경기장을 경험한 어린이, 학생 등 팬들에게 미션이 주어졌다. ‘경기장 내부까지 드리블로 도착해라.’ 참가자에겐 도착지에 대한 정보만이 주어졌고, 경로는 자유롭게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 계단이나 턱을 만나면 평지로 돌아가고 땅에서 공을 띄우지 않고 드리블해야 했다. 참가자들이 드리블하며 지나간 경로는 GPS로 기록됐다. 이 길은 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가 됐다. 이 데이터를 통해 이동약자들이 경기장까지 올 수 있는 최적의 경로를 찾아 이동약자지도인 ‘모두의 축구장’이 만들어졌다.
김세곤 역사 칼럼니스트/ 청렴연수원 청렴강사전남 장성군 황룡면에는 청백리 박수량(1491~1554) 묘소가 있다. 묘 앞에는 글자 한 자도 새기지 않은 백비(白碑)가 있다.“그의 청백함을 알면서 비(碑)에다 새삼스럽게 그 실상을 새긴다는 것은 오히려 그의 청백에 누(累)가 될지도 모른다.”명종 임금은 청백리 박수량의 삶을 기리기 위해 이렇게 말하고 백비를 하사했다.먼저 ‘명종실록’에 실린 박수량의 졸기를 읽어보자.“지중추부사 박수량이 죽었는데, 전교했다. ‘염근(廉謹)한 사람이었는데 그가 죽었으니 매우 슬프다. 특별히 치부(致賻)하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 오염수 125만톤을 약 30년에 걸쳐 바다에 방류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일본 정부의 이 결정은 자국민뿐만 아니라 주변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가하는 폭거이자 나아가 인류와 자연에 대한 ‘핵 테러’에 다름 아니다.일본 정부는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을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라는 특수 장비로 제거해 방출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객관적으로 검증된 바가 없고, 제거가 안 되는 방사성 물질, 즉 삼중수소의 경우는 농도 기준의 40분 1 수준으로 희석해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정부가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7조 8천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1년에 네 차례 추경을 편성한 것은 지난 1961년 이후 59년 만에 처음이다. 2차 재난지원금은 코로나 피해가 가장 큰 업종과 계층에 집중하는 피해맞춤형 성격이다. 4차 추경 7조 8천억원의 절반 정도가 피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지원된다. 소상공인 377만명 긴급 피해지원에 3조 8천억원이 투입된다.우선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타격이 컸던 집합금지업종, 이른바 PC방, 노래방, 학원, 독서실 등 12개 고위험업종,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부산의 한 산부인과병원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학대한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영상을 보면 5일밖에 안된 신생아를 바구니에 내동이치는 모습이 보인다. 신생아는 온몸을 발버둥 치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위태롭게 붙잡고 옮기는 장면도 있고 다른 아동을 수건으로 때리는 장면도 나온다. 가족에 따르면 18일 이후 3일 연속 학대하는 CCTV 장면이 나왔다고 한다.신생아는 두개골이 골절되고 뇌가 손상된 상태로 무호흡 증세를 보이고 있다. 아버지는 해당 병원이 신생아를 함부로 대하던 중 딱딱한 물체에 부딪
김상겸 동국대 교수헌법재판소는 2012년 판결에서 형법에 규정된 낙태죄에 대해 합헌 결정을 했다. 당시 이 사건은 형법의 자기낙태죄가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묻는 것이었다. 헌재는 이 사건에서 헌재는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고, 이 세상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인간 존재의 근원이며, 이러한 생명에 대한 권리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기 때문에 태아가 비록 그 생명의 유지를 위하여 엄마에게 의존해야 하지만, 그 자체로 엄마와 별개의 생명체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므로 태아에게도 생명권
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아침에 눈을 뜨면 스마트폰 앱을 열어 미세먼지 농도 예보를 보는 것이 일상 습관 중 하나로 정착하고 있는데, 화가 난 인상과 함께 ‘매우 나쁨’이나 ‘최악’이란 주의보가 눈에 자주 띄어 마음이 답답해지곤 한다. 예전에는 봄철 황사와 함께 가끔 방문하는 불청객으로 여겼던 미세먼지가 지금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수시로 들이닥치는 무법의 방문객으로 우리 일상의 두려운 대상이 되고 있다. 이렇게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정체는 무엇이며, 우리 일상에서 어떻게 대응해나가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미세먼지 대란이 발생했다. 여느 때와 많이 다르다. 농도는 세어지고 예년에 비해 훨씬 긴 시간 지속되고 있다. 역대 최악의 신기록을 세운다. 미세먼지 사태는 모든 계층의 국민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어린이와 임산부, 노인, 병이 있는 사람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그동안 ‘미세먼지 현상’은 해마다 초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정도로 여겨졌다. 작년에도 왔고 내년에도 올 반갑지 않은 손님 정도로 여겨진 것이다. 그러니 제대로 된 근본 대책이 나올 리 없다. 미
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고 싶은 것은 누구 마음에나 간직돼 있는 소망이다. 그래서 몸에 좋은 건강식품이 국가나 인종에 구분 없이 전 세계적으로 관심사가 되고 있다. 건강식품은 우리가 일상 식생활에서 대하는 식품들 중 건강의 유지와 증진에 효능이 있는 식품을 일컫는 말이다. 건강한 삶을 위해 평소 어떤 음식을 선택해 먹을 것인지를 잘 판단하기 위해서는 건강식품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2006년 미국의 권위 있는 건강전문지인 ‘헬스(The HEALTH)’는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한국의 ‘김치’를 비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의 모자보건 사업에 800만 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통일부 설명을 보면 “유니세프와 WFP(세계식량계획) 등 유엔 산하 국제기구의 요청에 따라 800만 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오는 21일 예정된 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아동과 임산부 등을 위한 인도적 지원사업이라는 것이 통일부 당국자의 설명이다.얼핏 보면 불과 얼마 전에 북한이 고강도의 6차 핵실험까지 한 상황에서 우리가 북한에 인도적 지원사업을 한다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는 따질 수 있다. 더욱이
박춘태 중국 북경화지아대학교 교수 우리는 ‘약속’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것이 개인적 차원이든 공공의 차원이든 건강한 사회·국가를 이루기 위한 중요한 덕목임에는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아울러 굳이 약속을 하지 않더라도 지켜야 할 약속 또한 있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노약자나 임산부한테 자리 양보하기, 도서관에서 조용히 하기, 에스컬레이터 이용객 줄서기 등 사회적 약속이 있다.자기 자신은 물론,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 사회와 사회, 국가와 국가 등 약속 대상이 다양하다. 약속 대상의 다양화와 더불어 약속 방법 또한 다양하게 변
이창준 민속 칼럼니스트 한민족에게 ‘미역국’은 ‘태어난 날’을 상징한다. 아이 낳은 산모가 제일 먼저 먹는 음식이고 해마다 생일에는 반드시 먹는 음식 또한 미역국이기 때문이다. 특히 산후 조리로 약 3주간 삼시세끼 미역국을 먹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풍습이다. 일상생활에서 ‘미역국 먹었다’는 말은 두 가지 의미로 쓰인다. 하나는 ‘생일’이고, 또 한 가지는 ‘시험에서 떨어졌다’는 의미다. 미끌미끌한 미역은 ‘미끄러진다’ ‘떨어진다’는 연상 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시험 보는 날에는 미역국을 피한다.그러면 우리 선조들은 언제부터 미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한 성폭력 피해자가 대법원 재판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2011년 8월, 중학생이었던 피해자는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 중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난 연예기획사 대표 A씨에게 성폭력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임신이 됐고 병석에 계시는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할 상황이 안 되자 집을 나와 가해자와 생활하기에 이른다. 그러던 중 A씨는 다른 형사사건으로 실형을 받아 교도소에 가게 됐고 임산부인 피해자에게 매일매일 면회 올 것과 서신 쓸 것을 요구했다. 출산 이후 피해자는 A씨를 성폭력으로 고소했다. 1심법원은 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