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아침에 눈을 뜨면 스마트폰 앱을 열어 미세먼지 농도 예보를 보는 것이 일상 습관 중 하나로 정착하고 있는데, 화가 난 인상과 함께 ‘매우 나쁨’이나 ‘최악’이란 주의보가 눈에 자주 띄어 마음이 답답해지곤 한다.  

예전에는 봄철 황사와 함께 가끔 방문하는 불청객으로 여겼던 미세먼지가 지금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수시로 들이닥치는 무법의 방문객으로 우리 일상의 두려운 대상이 되고 있다. 이렇게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정체는 무엇이며, 우리 일상에서 어떻게 대응해나가야 할까.

미세먼지는 WHO(세계보건기구)가 각종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특히 성장하는 아이들의 경우 성인에 비해 신체기능이 온전히 발달돼 있지 않아 미세먼지와 같은 유해물질 노출에 취약하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는 자동차 매연이나 공장 굴뚝에서 배출되는 가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으로부터 날아오는 스모그에도 많이 포함돼 있다. 초미세먼지는 담배 연기나 가스레인지에서 요리할 때도 많이 발생한다.

미세먼지 때문에 점점 나빠지고 있는 우리나라 대기 질의 수준은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공동연구팀이 발표한 2016년 ‘환경성과지수(EPI, Environmental Performance Index)’의 평가항목 중 미세먼지를 대상으로 하는 대기 질 부문의 평가점수가 45.51점으로 최하위 수준인 173위로 평가된 바 있다. 

PM(particulate matter의 약어)으로 표기하는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지름이 10μm(1μm=1백만분의 1m) 이하인 PM10(미세먼지)과 지름이 2.5μm 이하인 PM2.5(초미세먼지)로 구분하는데, 초미세먼지의 지름은 머리카락 지름의 1/20보다도 작은 크기이다. 

1m3에 포함되어 있는 양을 μg(1μg=1백만분의 1g)로 표기하는 미세먼지의 농도(μg/m3) 수준은 ‘좋음’ ‘보통’ ‘나쁨’ 및 ‘매우 나쁨’의 4단계로 등급을 구분해 예보되고 있다. PM10의 경우 0~30은 좋음, 31~80은 보통, 81~150은 나쁨, 그리고 151 이상은 매우 나쁨으로 구분한다. PM2.5는 0~15는 좋음, 16~50은 보통, 51~100은 나쁨, 그리고 101 이상은 매우 나쁨으로 구분했었는데, 금년 3월 27일부터 WHO 수준에 맞추어 0~15는 좋음, 16~35는 보통, 36~75는 나쁨, 그리고 76 이상은 매우 나쁨으로 강화해서 예보되고 있다(한국환경공단 홈페이지 참조; www.airkorea.or.kr).

환경부는 미세먼지에 대한 행동요령을 ‘일반인’과 ‘민감군’으로 구분해 제시하고 있는데, 민감군은 어린이, 노인, 폐질환이나 심장질환 환자, 임산부 등이 대상이다. 미세먼지 농도 등급이 ‘보통’일 때 일반인의 행동에는 제약이 없지만, 민감군은 실외활동 시 몸 상태에 따라 유의해 활동해야 한다. ‘나쁨’ 등급에서 일반인은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활동 자제, 민감군은 무리한 실외활동 자제와 호흡기 질환자나 노약자의 실외활동 제한이 권고되고 있다. ‘매우 나쁨’ 수준에서는 일반인들도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하며, 민감군의 경우 가급적 실내 활동으로 제한하고, 부득이한 실외활동 시 의사와 사전 상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는 미세먼지로 황사마스크 매출이 급증하고, 미세먼지의 차단율이 높은 마스크를 찾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 황사·방역용 마스크의 등급은 공기를 들이마실 때 마스크가 미세입자를 걸러주는 차단율에 따라 ‘Korea Filter’의 약자인 KF를 이용해 KF80, KF94, KF99로 구분해 표기하고 있는데, KF99 착용 시 개인에 따라 호흡이 약간 힘들어질 수도 있다.  

보건용 마스크 착용 시 유념해야 할 사용법도 다음과 같이 제시되고 있다. 마스크 날개를 펼쳐 양쪽 날개 끝을 오무린 다음 고정심 부위를 위로 해 코와 입을 완전히 가려준다. 머리끈을 귀에 걸어 위치를 알맞게 고정한다. 양 손가락으로 코편이 코에 밀착되도록 눌러준 다음 공기누설을 체크하며 마스크를 얼굴에 밀착시킨다.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미세먼지 비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미세먼지의 배출원을 줄이는 정책과 함께 취약계층의 건강관리와 시민건강에 대한 미세먼지 영향 조사 등 환경보건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대폭 확대돼야 한다. 대학의 미세먼지 관련 학과나 연구기관, 학회 등은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에 대한 대중교육에 적극 나서고, 언론매체도 미세먼지의 영향에 대한 올바른 사회인식의 확산에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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