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96
박종윤 소설가 원앙의 자는 사이고 초나라 출신이다. 그의 아버지는 도적 떼의 한패였으나 뒤에 안릉으로 옮겨왔다. 원앙은 여녹의 식객이었다. 이윽고 조정에서 여씨의 세력이 사라지고 문제가 즉위하자 형 원쾌의 힘으로 중랑(궁중 호위관)이 되었다. 문제가 황제로 즉위했을 때 승상은 강후 주발이었다. 그 당시 주발은 최고의 공신이었다. 문제는 주발을 정중히 대접했다. 그가 조정 회의를 마치고 물러갈 때에도 손수 배웅할 정도였다. 이 광경을 본 원앙은 어느 날 문제에게 물었다. “폐하께서는 승상을 어떤 인물로 보시나이까?” “그야, 사직의
강자연 수원보훈지청 보훈과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뜨거운 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더니 어느덧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고 있다. 새삼 시간이 너무도 빠르다는 것을 느끼고, 빠르게 흐르는 시간 속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사는 것은 아닐까 잠시 생각해본다.보훈처 공무원이 된 지 9개월. 보훈공무원으로서 항상 마음에 잊지 말아야하겠다고 다짐했던 것들이 다시금 헤이 해진 것 같아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 보기로 한다.지난 7월 27일에 정부 수립 후 최초로 유엔군 참전․정전60주년 행사를 실시했고, 나는 그 때 UN군 참전에 대해 가슴 깊이 느
이태균 ㈜동명에이젼시 대표이사 1991년 한글날이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된 이유는 쉬는 날이 많아 노동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과, 기업의 경제적 비용증가로 경제적 손실이 크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 (OCED) 국가와 주요 고용지표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OCED 국가 중에서 상위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이러한 견지에서 볼 때, 세계에서 유일한 언어이며 우리의 문화유산인 한글 창제를 기념하기 위한 한글날을 단순히 쉬는 날이 많고 경제적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공휴일에서 제외한 것은 너무 성급한 판단
이재준 언론인 중국은 지금 영화열풍에 빠져있다. 최대 재벌기업인 다련의 완다(萬達)그룹이 얼마 전 산둥성 청도에 할리우드와 차이나를 합친 찰리우드(東方影都)를 착공했으며 유명배우 디카프리오, 니콜 키드먼, 존 트래볼타 등을 초청, 위세를 과시했다. 완다그룹 왕젠린(王健林) 회장은 부동산개발로 재벌이 된 50대 후반의 의욕적인 기업가다. 그의 재산은 공식 통계로 24조에 달하며 중국 랭킹 1위에 마크 되고 있다. 왕젠린은 부동산개발을 시작으로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여기에 머물지 않고 그들의 사업에 문화를 포장한다. 부동산, 백화점, 호
정라곤(논설위원, 시인) 정부조직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중앙행정기관은 17부 3처 16청과 4위원회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서 공직자들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공무를 수행한다.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모든 조직이 융합적인 관계를 맺고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잘 굴러가야 하지만 때로는 부처이기주의로 인해 손발이 맞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청와대나 국무총리실이 나서서 노력을 기울여왔다. 결과적으로 국정운영은 국가와 국민의 이익으로 돌려야 하지만 임기 말 또는 임기 초 같은 변혁기에는 부처가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을
신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북경남변전소로 송전하기 위한 송전탑 및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2002년부터 추진해온 국가 차원의 중요한 사업이다. 가뜩이나 전력이 부족하여 지난여름 제한 송전을 했던 정부 입장에서 본다면 전력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서는 하루라도 앞당겨 공사를 해야 할 판이다. 공사 구간 중에서 신고리-부산 구간인 1구간은 비교적 거리가 짧고 송전탑이 39기에 불과하여 탈 없이 해결됐지만, 송전탑이 집중되어 있는 밀양 지역은 주민 반대에 부딪혀 계획기간이 상당히 지체되고 있다. 2구간 123개의 송전탑 가운데 밀양
정기국회에 집중하나 싶었던 정치권이 ‘대화록 실종’으로 또다시 정쟁에 휩싸였다. 여야가 팽팽한 공방을 벌이고 있어 민생이 실종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여야는 대화록 실종 국면에서 정국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새누리당은 참여정부가 대화록의 일부 내용을 폐기한 것으로 보고 공세에 나섰다. 국정원 음원과 이지원(e知園) 삭제 원본 등을 비교하자면서 국정원 음원 파일을 공개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화록 전면 공개를 주도했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에 대한 책임론도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흐름이다. 박근혜 정부의
이병익 정치평론가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화성갑 지역에 새누리당의 후보로 공천이 확정되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서 김기춘 비서실장, 홍사덕 민화협 상임의장을 함께 거론하며 올드보이 삼총사라고 비아냥댔다. 서청원 공천자는 1943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71세고 홍사덕 상임의장도 71세, 김기춘 비서실장은 75세이다. 또 여기에 현경대 평통 수석부의장도 75세이다. 이들이 정부각료나 정부기관장의 평균연령보다는 높은 것은 인정한다.과거에 수명이 70에도 못 미치던 시절에는 60이 넘으면 고령자 취급을 하고 60세 넘은 분이 정부의 고위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의원 원장 한국보건사회연구소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OECD 31개국 청소년 인구(10~24세) 10만 명 당 자살자수는 2000년 7.7명에서 2010년 6.5명으로 줄었지만,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6.4명에서 9.4명으로 47%나 증가했다. 꼭 통계자료가 아니더라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필자는 진료실에서 자살 징후를 보이는 아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꿈 많고 즐거워야 할 청소년들이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거나 자살 충동을 경험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2012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
[독도시] 함부로 부르지 마라 - 홍성훈
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3S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원래 3S는 한국에서 생겨난 말이다. 12.12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이 Screen(영화)·Sex(섹스)·Sports(스포츠), 이른바 3S 정책을 펼쳤다는 주장으로 국민들의 정서와 문화를 다른 방향으로 쏠리게 만드는 일종의 유인정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원천적으로 리더십이 부족하고 피폐와 고갈의 절정에 이른 북한의 김정은이 이와 같은 정책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하지만 내용은 같을지라도 그 본질은 다를 수밖에 없다
최상현(주필) 깊어지는 가을에 울어대는 귀뚜라미 소리를 무심히 들을 만큼 무심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왜 저렇게 목청이 찢어질 듯 울어대는지는 정확히 알 길이 없다. 귀뚜라미는 귀뚜라미끼리는 알아듣는지 모르지만 그저 울어댈 뿐이다. 사람이 사람의 일에 대해 하듯이 꿈보다 해몽이 좋기 마련인 해설 같은 것을 귀뚜라미가 할 리가 없다. 많은 사람들은 귀뚜라미 소리를 슬프게 듣는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의 기분일 뿐이다. 정작 귀뚜라미가 슬퍼서 내지르는 소리인지, 살아 있음에 대한 희열의 표시인지, 짝을 갈구하는 소리인지 귀뚜라
최원균 옹의 별세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마음 아파하는 요 며칠이다. 그는 영화 ‘워낭소리’의 주인공으로 30년간 키운 소와 함께 등장했다. 영화는 故최원균 할아버지와 소가 보낸 마지막 1년을 화면에 담았다. 2009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독립영화의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며 300만 명이라는 관객을 스크린 앞으로 끌어 모았다. 어찌된 일인지 소는 보통 15년이 수명이라고 하는데, 최 노인의 소는 40년을 살았다. 기적 같은 일이다. 영화를 보면 소는 최 노인의 베스트프렌드이자, 최고의 농기구, 유일한 자가용이다. 귀가 잘 안 들
마음의 경영-Vol.95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면 대치로 1996년 이래 17년 만에 처음으로 미 연방정부기관이 폐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200만 연방공무원들 가운데 군·경·소방·항공·전기·수도 등 핵심 서비스를 담당하는 필수 공무원들은 일을 계속하게 되지만, 나머지 82만여 명이 10월 1일부터 일시 해고됐고, 그와 관련하여 여권비자, 국립공원과 박물관 등이 문을 닫게 돼 피해가 엄청나고 워싱턴 시민들과 미국인들은 상당한 불편이 예상되고 있다.미 연방정부의 회계연도는 매년 10월 1일부터 다음해 9월말까지다. 예산안이 9월말까지 통과돼야 하는데, 1
민주당이 황교안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키로 결의했다. 해임결의안 제출 이유는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대선 개입사건에 대한 청와대의 부적절한 외압에 침묵하고 적극적인 진상 규명을 회피했으며 오히려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한 법리 재검토를 지시하는 등 부당한 외압에 동조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는 것이며, 또 채동욱 전 총장 사퇴와 관련하여 “노골적인 권·언·정 공모에 의한 검찰총장의 찍어내기 공작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등 주장이다.해임결의 이유와 그 사실관계야 어떻든 간에 국회의원이 장관을 해임 결의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국
박상병 정치평론가 그가 돌아왔다.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올 초 독일 유학길에 올랐을 때만 해도 정치권에서 그의 입지는 곤궁해 보였다. 대선패배로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민주당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선후보 경선에서 뼈아픈 패배를 맛보았던 손 고문에게는 민주당의 대선패배가 큰 고통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탄식과 아쉬움이 교차할 때 그는 더 큰 미래구상을 위해 훌쩍 독일로 떠났다.그로부터 8개월여 만에 손 고문은 떠날 때와는 전혀 다른 무게감으로 귀국했다. 인천공항에서 그를 맞는 환영객들의 목소리를 말
장순휘 한국호국문화선양 협회 사무총장 지난 1일은 건군 65주년을 축하하는 국군의 날이기도 하지만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지 60주년이 되는 뜻 깊은 날이기도 하다. 1953년 이래로 한미동맹은 우리 역사상 가장 잘 맺은 동맹이라는 평가를 하기에 주저할 것이 없으며, 오늘날 대한민국이 6.25전쟁의 폐허 위에서 경제발전의 기반을 다지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어가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왔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6.25전쟁은 개전과 동시에 북한군에 밀려서 존망의 위기에서 미군을 중심으로 한 유엔군의 참전으로 역전을 하여 19
전경우 작가 문화칼럼니스트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한국 선수들의 소식이 우리들을 즐겁게 한다. 류현진 선수는 LA 다저스 역대 아시아 출신 최고 신인 투수로 가을 야구를 하고, 추신수 선수는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포스트 시즌에서 홈런을 터트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류현진은 다저스의 아시아 신인 투수 가운데 최고 승수를 기록했다. 1995년 노모의 13승을 넘어섰고 2002년 이시이 가즈히사의 14승과 타이를 이뤘다. 일본인 선수와 비교해 더 잘했다고 하면 왠지 더 기분이 좋아진다. 노모 히데오는 데뷔 당시 신선한 바람을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