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익 정치평론가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화성갑 지역에 새누리당의 후보로 공천이 확정되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서 김기춘 비서실장, 홍사덕 민화협 상임의장을 함께 거론하며 올드보이 삼총사라고 비아냥댔다. 서청원 공천자는 1943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71세고 홍사덕 상임의장도 71세, 김기춘 비서실장은 75세이다. 또 여기에 현경대 평통 수석부의장도 75세이다. 이들이 정부각료나 정부기관장의 평균연령보다는 높은 것은 인정한다.

과거에 수명이 70에도 못 미치던 시절에는 60이 넘으면 고령자 취급을 하고 60세 넘은 분이 정부의 고위직에 진출하기에는 물리적으로 힘들었다. 건강도 따라주지 못했고 사회적으로도 소수였기 때문에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했다. 또 젊은 인사들을 선호했던 통치자의 의중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평균수명도 증대되고 60세를 청년이라고 할 정도로 사회가 젊어졌고 고령자들이 증가함으로써 경제적, 사회적으로 고령취업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국정을 맡을 수 없다는 주장은 편협하고 모순된 민주당의 주장에 불과하다고 본다. 민주당이 거론한 세 분은 어느 누구보다도 정열적이고 혈기왕성한 청년의 모습이다.

민주당에도 70대의 박지원 의원도 있고 한명숙 고문도 70에 들어섰다. 이들이 현직에서 무조건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세대교체의 바람도 불지만 각 세대를 대표하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본다.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노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젊은 사람들의 욕심에 불과하다.

우리 사회는 노장청이 화합하고 머리를 맞대고 국가의 비전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청년은 패기이고 노년은 경륜이다. 이 나라의 국사를 장년층이 독점하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다. 패기도 없고 경륜도 모자라는 사람의 사회가 되면 안 되는 것이다.

지난 노무현 정권에서는 청장년층의 등용이 유난히 많았다. 국정운영에서 소외된 노년층이 어느 정권보다 많았다. 경륜이 부족한 정부의 모습을 드러내며 정부의 일방통행적인 정치로 인해 요소요소에서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많았던 것이다. 노소의 갈등은 보수와 진보의 갈등으로 연결되고 청년은 진보이고 노년은 보수라는 등식을 앞세워 정부의 정책을 펼쳐 나갔고 갈등요인을 스스로 만들었다. 지금은 노년의 경륜이 필요한 시점이고 더 많은 노년층의 참여를 필요로 한다.

단순히 나이를 잣대로 삼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도덕적 결함을 갖고 노인을 폄하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살아온 세월이 길면 도덕적 결함도 더 많을 수 있고 또 그 결함으로 인해서 자중하고 은둔한 세월도 있을 것이다. 민주당의 주장처럼 법적인 문제로 처벌을 받았기 때문에 공직에 진출하면 안 된다는 논리는 전과자에게 전과를 안고 살라고 하는 말과 같다. 법에 의해서 처벌을 받았으면 그것으로 면책이 되는 것이다.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려는 사람에게 괴롭힘과 모욕을 주는 일도 잘못된 것이다.

민주당의 주장대로라면 온갖 전과를 갖고 있는 민주당원들은 앞으로 공직에 나갈 수도 없으며 공직도 사퇴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다. 지금도 법에 의해서 처벌을 받고 당당하게 국회의원을 하는 사람도 많다. 법에 의해서 사면과 복권이 되었으면 공직에 진출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는 것을 국가가 인정해주는데 민주당이 안 된다고 하는 일은 우스운 일이다. 또한 상대당 후보가 누구든 자당의 후보를 내서 경쟁해서 이길 생각을 하는 것이 마땅하지 상대방 후보의 자격을 논하는 것은 권한 밖의 일이다. 서청원의 공천에 따른 대가는 새누리당이 책임지는 것이고 후보자가 감수해야 할 몫이다.

우리나라에서 50대가 검찰총장을 하고 참모총장을 하는 이런 제도를 앞으로는 시정을 해 나가야 한다. 60도 되지 않는 사람들이 최고위직에 있다는 것은 인력낭비이다. 50대가 최고위직에 오르면 한참 일할 나이의 또 다른 50대 간부가 퇴진하는 구조는 아주 잘못된 것으로 본다. 일할 수 있는 나이에 직업을 잃고 백수가 되거나 민간기업으로 옮겨 가는 것은 인력낭비이고 국가 경쟁력의 저하라고 본다. 민주당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고쳐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올드보이라는 부적절한 용어를 다시는 쓰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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