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살 깎아먹기’는 ‘스스로에게 손해되는 짓을 이르는 말’이다. 초록은 동색이지만 경쟁상대를 공격해 자신에게 돌아오는 불리함보다 상대에게 더 큰 손해를 입힌다면 제 살 깎아먹기도 서슴지 않는다. 그런 현상이 정치판에서 횡행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본격적인 경선을 맞아 대선주자들이 상대방 약점 찾기에 혈안이 되고 있고, 국민의힘에서도 일부 주자들이 서로 헐뜯으며 경쟁상대를 깎아내리고 있는바, 홍준표 의원이 강성발언을 쏟아내는 중이다.홍 의원이 국민의힘에 복당되기 전, 그가 복당될 경우 그 특유의 직설적 화법의 막말로 당내 분열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잘 익은 술독에 용수를 박아 맑은 술을 떠내고 그 다음 거르는 술이 막걸리다. 가양주(家釀酒)로 불린 것은 농가에서 직접 양조했기 때문이다.막걸리는 한 식량으로 새참에 땀에 젖은 일꾼들의 목을 축여주는 단비 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시인 화인(花人) 김수돈이 ‘신비의 선약’이라고 한 술이 막걸리가 아닌가 싶다.조선 후기 철종은 강화시절 막걸리가 생각나 강화유수에게 진상토록 했다. 그러나 운반 도중 상하거나 맛이 변해 아예 궁중 사온서(司醞署)에서 빚었다고 한다. 위로는 나라의 지존인 임금으로부터 백성들에 이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코로나19 확산으로 사상 최초로 무관중 개최를 시도한 2020 도쿄올림픽은 우리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던지며 묵직함을 안겼다. 팬데믹 속 도쿄올림픽에 대한 일본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가운데 열렸지만, 세계 언론들의 우려와는 달리, 막상 뚜껑을 열자 다른 모습이 속속 드러났다.비록 뜨겁게 박수쳐주고 힘을 전하는 관중은 없었지만 선수들의 페어플레이는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피나는 노력을 통해 얻은 값진 결과는 코로나로 지친 세계인들에게 큰 희망을 보냈다. 특히 메달 획득과는 상관없이 그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받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상대방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말이 오히려 그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할 수 있다. 여성에게 외모 중심으로 언급을 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또한 조직 내에서 말을 통한 성희롱의 상당수가 재밌게 분위기를 띄우려는 의도에서 일어난다. 사장님 개그라는 유형이 이에 속한다. 상급자가 재밌게 하려고 농담을 할 때 듣는 부하들은 모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 그 개그의 수준이 아재 개그보다 더 심한 수준이라면 위험하기 일쑤였다.최근 도쿄올림픽 중계방송에서 논란들이 일어난 일은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10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명의의 담화가 발표됐다. 내용을 종합해 보면 남북 통신선 복원은 우리 정부 간보기였다.한미 연합훈련 개시일인 이날 “남조선 당국자의 배신적 처사” “선제타격 능력 강화” 등을 언급하며 한미를 동시에 맹비난했다. 북한은 지난 남북 통신선 복원 뒤 곧바로 한미연합 훈련 취소를 주장했다. 하지만 이미 축소될 대로 축소된 한미연합 훈련에 대해 예정대로 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자 정부는 한미훈련을 예정대로 시작했다. 이에 대해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표시한 것이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배신적 처사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우리 인생의 성공여부는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 어떤 인생이 되기를 바라는지에 따라서 관련된 일에 많은 시간을 배분하게 된다. 요즈음 올림픽을 보면서 경기마다 선수들이 자신의 종목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집중해서 썼을 지가 느껴져서 큰 감동을 했다.특히 2004년생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 선수는 32강 진출전에서 41살의 나이 차이가 나는 중국계 룩셈부르크 니 시아리안 선수와 맞붙게 됐다. 59살의 니 시아리안 선수가 탁구에 들였을 시간은 어림잡아 계산해도 신유빈 선수가 보낸 시간보다 몇 배는 더
박상병 정치평론가“지금 우리나라는 내전적인 분열 상황에 있습니다. 이런 분열 상황을 끝내야 되는데 이런 분열 상황을 끝내기 위한 지도자로서 제가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지도자로서 적합하다, 이런 생각을 했고요. 또 제가 평생 법관으로 감사원장으로 살아오면서 법치주의, 무너진 법치주의를 세우는 데 제가 기여할 수 있다. 이런 생각까지 했습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듣기에 따라서는 원론적인 발언으로도 들리지만 그러나 잘 따져본다면 이 또한 내로남불(아시타비)의 전형에 가깝다.먼저 최재형
개념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알면서도 수구·보수의 표심을 잡으려는 의도적인 발언인지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이 또 구설수에 올랐다. 벌써 한두 번도 아니고 이쯤이면 전략적 발언이라기보다는 수준의 문제가 아닌가 싶을 만큼 실망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참사와 관련해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을 했다. 윤 전 총장은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하면서 “일본에서도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이 아니다. 지진하고 해일이 있어서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방사능 유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지난 7월 27일 남북 사이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벤트가 있었다. 남북 정상간 합의 이행 차원에서 마련된 남북 군사당국 통신선이 복구된 것이다. 지난 2020년 6월 9일 단절된 후약 13개월 만의 일이다.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개성공단 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며 동시에 통신선까지 단절됐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우리 모두는 그 악몽을 망각한 채 단지 군 통신선이 복구된 사실 앞에 ‘열광’하고 있는 정부를 보며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북한이 과거를 깨끗이 반성하면서 이와 같은 결행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기록 1895명을 기록했다. 네 자릿수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29일 나온 신규 확진자 수도 1674명이다. 이대로 언제까지 갈지 국민은 불안하고 피곤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좀 나은 편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거의 ‘비상사태’ 중에 경기를 치르는 분위기다. 유럽은 상황이 더 나쁘다. 벗었던 마스크를 다시 쓰는 나라도 생겼다.하지만 우리 국민은 정부의 방역정책만큼은 매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지난 14일 윤석열 대선 후보가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의 사드 배치 철회 요구의 부당성과 공고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 대해 16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모 일간지에 반박 기고를 통해 ‘한미동맹이 중국의 이익을 해쳐선 안 된다. 중한관계는 결코 한미 관계의 부속품이 아니다’라고 주장해 중국의 대선 개입 논란이 빚어졌다. 세 가지 측면에서 이번 사태를 살펴본다.첫째 한국 외교부가 보여 준 실망스러운 대응이다. 외교부는 17일 당국자를 통해 국내 언론에 “주재국 정치인의 발언에 대한
권력이 그렇게 좋은지 절대 권력을 차지하려는 대선 후보들이 저마다 칼을 갈고 있다. 요즘 경선 주자들의 언행을 보면 여야 후보를 가릴 것 없이 상대방 후보보다는 같은 정당내 경쟁자를 깎아내리기 위해 몸부림치는 격이다. 특히 여당 후보들 간 비방전이 치열하다. 친문 적통론이 나오는가 하면, 백제 발언까지 나와 지역감정을 건들고, 무슨 수를 쓰던 민주당 본 경선을 통과해 여당 대권주자의 지위를 갖기 위해 후보들은 물론 측근들의 행동도 요란해 보인다.지지율이 되살아나 여당 경선주자 중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2강 체제를 이룬 이낙연
‘Wenn ein alter Hund bellt, soll man hinausschauen(늙은 개가 짖으면 내다봐야 한다)’는 독일 속담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같은 의미의 속담이 여러 개 있는바, 예를 들면 ‘늙은개는 공연히 짖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이다. 이 속담이 갖는 의미는 늙은 개가 아무런 이유없이 짖지 않듯이 사람들도 사회적 경험이 많아 경륜이 깊고 예지력이 높으면 쓸데없는 짓을 하지 않고 현재 상황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잘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내년 3월 9일 대통령선거를 앞둔 국내 정치상황이 복잡하다.
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을 통과해 본경선에 오른 추미애 전 법무장관의 입이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다. 16일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직격했던바, 윤 전 총장은 개인적 출세의 발판으로 정치를 삼았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에 못 미치게 돼 윤 전 총장이 손해라고 판단되면 대선을 포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야권 등 정치권에서의 반응은 신통치 않은바, 추 전 장관이 이미 여러번에 걸쳐 발설했던 내용들이 빗나갔기 때문이기도 하다.추 전 장관은 장관 재직 시절 윤 전 총장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채널A 사건과 관련되자 한
정치인이 언론 인터뷰나 자신의 페이스북 등 SNS에 올리는 글은 누가 봐도 공감을 느껴야 함에도 그렇지 아니한 경우가 많다. 거의가 자기가 생각하는 주장을 옮기는 것에 불과한데, 그래서인지 국민으로부터 공감을 얻어내지 못할 경우가 허다하다. 정치인 가운데 여권 인사들이 그런 아류가 강하다 보니 아무래도 야당 정치인 중 몇몇의 이야기에 국민들의 귀가 더 솔깃해 보인다. 자신의 일방적 견해나 주장보다는 실체적 진실과 객관적인 내용을 앞세워 정책의 잘못이나 정치 현상의 오류를 지적하는 게 국민에게는 돋보이게 마련이다.정치인치고 눌변가는
박상병 정치평론가확인되지도 않은, 그렇다고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은 ‘미지의 문서들’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큰 선거가 있을 때면 이런저런 의혹이 불거지거나 가짜와 음모의 마수들이 판을 치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국민적인 상식이나 사법적 판단으로 가짜와 음모의 ‘악성 바이러스’를 물리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가짜뉴스’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기획과 조작 의도가 노골적인 것도 적지 않다. 특히 SNS나 유튜브 등이 활성화 된 최근에는 그런 경향이 더 강하다. 이들을 건강한
미국과 중국은 세계 최대의 양강(兩强)이다. 군사면이나 경제력 면에서 타국에 비해 월등하다. 그러한 두 나라가 몇 년 전부터 무역전쟁을 하더니 갈등관계가 뒤섞여 아웅다웅하고 있고 현재의 양상으로 보아 언제 끝이 날지 모른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7일 취임후 첫 방송 인터뷰를 하면서 “나는 시진핑(習近平)을 잘 안다. 세계 어느 지도자보다 시진핑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부통령 시절 시 주석과 개인 회담을 24~25시간 했다”고 술회한 적 있다. 그만큼 시 주석의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바이든 대통령은 취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스포츠에서 영구제명은 가장 큰 벌이다. 공식적으로 스포츠 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프로선수들이나 감독들에게 영구제명은 사실상 밥줄을 끊는 것과 다름이 없다. 대개 영구제명은 죄질이 나쁜 범죄를 저지른 이에게 부과한다.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중범죄를 범하면 법적인 처벌과 함께 스포츠 단체들은 영구제명 조치를 취하게 된다. 법적 처벌 종료와 함께 오랜 시간이 흘러 여론이 무마되면서 영구제명을 철회하는 경우가 있다.한국농구연맹(KBL)은 승부조작혐의로 제명된 강동희 전 원주 동부(현 DB) 감독
조맹기 서강대 언론대학원 명예교수경제 정책에 강한 행정력을 사용한다. 회를 뜨는데 사시미 칼을 쓰는 것이 아니라, 백정이 소 잡는데 사용하는 칼을 사용한다.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 더 큰 문제는 산업·경제 정책에 자유와 독립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모방이 심하다. 중국과 북한에서 펴는 계획경제 같은 형식을 빌려 쓴다. 시진핑, 김정은이 쓰는 정책이 국내 경제정책에 맞을지 의문이다.소득주도성장, 주 52시간 노동제, 최저임금제, 상속세 60%, 법인세 27.5%, 연금사회주의화, 종합부동산세 등은 힘으로 밀어붙이는 지나친 사회주의 경향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헌장에 ‘어떠한 종류의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을 올림픽이 치러지는 장소, 경기장 등에서 금지한다’고 명시했다.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을 밝힌 것이다. IOC는 그동안 여러 올림픽을 치르며 국가나 선수들의 정치적 행위에 대해 단호한 입장과 조처 등을 취하며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을 드러냈다.IOC는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 미드필더 박종우가 일본과의 3·4위전에서 승리한 뒤 관중이 건넨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