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논단] 남북 통신선 복구가 곧 남북 화해시대의 개막으로 착각 말라
[통일논단] 남북 통신선 복구가 곧 남북 화해시대의 개막으로 착각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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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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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7일 남북 사이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벤트가 있었다. 남북 정상간 합의 이행 차원에서 마련된 남북 군사당국 통신선이 복구된 것이다. 지난 2020년 6월 9일 단절된 후약 13개월 만의 일이다.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개성공단 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며 동시에 통신선까지 단절됐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우리 모두는 그 악몽을 망각한 채 단지 군 통신선이 복구된 사실 앞에 ‘열광’하고 있는 정부를 보며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북한이 과거를 깨끗이 반성하면서 이와 같은 결행을 한다면 우리는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것이다. 최소한 김여정 부부장의 사과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국민여론이다.

향후 북한의 대남 태도가 주목되지만 최소한 평양이 그 당시 규정한 ‘대적관계’의 청산 없이 통신선이나 복구해 놓고 쌀을 달라, 비료를 달라 구걸한다면 지탄받아 마땅하다. 물론 근래 북한은 대외적으로 문호개방의 작은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그런데 그 방향이 남쪽이 아닌 중국 쪽이어서 우려가 높다.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전파 우려를 이유로 대폭 축소했던 중국과의 교역을 조만간 정상화할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제기돼 주목된다.

북한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한동안 중단됐던 북한 평안북도 의주비행장의 대규모 검역시설 공사가 이달 들어 재개된 정황이 포착됐다. NK뉴스는 지난 5월 이후 의주비행장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6월 이후 비행장 주변의 경계철책과 검문소 등이 보강됐고, ▲북한 신의주~중국 랴오닝성 단둥 간 철교와 비행장을 잇는 철길 공사도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즉, 철교를 건너 중국으로부터 넘어온 화물열차가 신의주 세관을 지나 비행장 내 검역시설에 닿을 수 있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비행장 활주로 부지 위에 지어진 화물 검역센터 추정 건물 가운데 일부는 이달 말 현재까지도 완공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들 위성사진을 통해 파악된 움직임만으로도 “북한이 중국과의 대규모 무역재개를 준비 중”이란 추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스팀슨센터가 운영하는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따르면 북한 평안남도 남포항 화물부두에선 올 4월 이후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거리두기’ 목적으로 추정되는 컨테이너 벽이 설치됐다. 북한은 지난 1월 말 이후 북-중 접경지를 통한 주민 왕래와 외국인 입국을 원칙적으로 차단하고, 중국·러시아를 오가는 항공편 및 국제열차 운행도 중단했다. 그러나 이 사이 북한 내 경제난과 식량난 등 민생고는 한층 더 심각해졌고, 북한 당국도 이 같은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지난 27일 그동안 차단돼 있던 남북한 당국 간 통신선을 전격 복구하자 우리 측으로부터의 ‘인도적 지원을 기대하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안킷 판다 미국 카네기평화재단 선임연구원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통신선 복구) 의도는 비핵화 협상이 아니라 인도적 지원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었다. 그러나 북한은 남북 통신선 복구 소식을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즉각 공개했으나, 노동신문 등 대내용 매체로는 아직 전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한 대내용 매체에선 북-중관계를 강조하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인민들에게 알리지 않는 대남정책은 그 자체가 형식적이란 것이다. 일본 내 친북단체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발행하는 ‘조선신보’는 ‘신뢰회복과 화해를 위한 큰 걸음’이란 제목의 7월 30일자 기사에서 남북 통신선 복원이 북한의 경제난 때문에 이뤄진 것이란 일각의 분석은 “자의적이자 아전인수식”이라고 찬물을 끼얹었다. 다가오는 대한민국 대선에서 북한이 취할 스텐스는 어떨지 자명하지 않는가. 보수보다는 진보정권이 지속되길 바라는 게 평양의 심성이란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2018년 ‘판문점의 봄’이 어떤 속셈이었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에 뒤따른 ‘평창의 봄’의 눈은 아직 녹지 않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다시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들 그걸 진심으로 받아들일 국민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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