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은 세계 최대의 양강(兩强)이다. 군사면이나 경제력 면에서 타국에 비해 월등하다. 그러한 두 나라가 몇 년 전부터 무역전쟁을 하더니 갈등관계가 뒤섞여 아웅다웅하고 있고 현재의 양상으로 보아 언제 끝이 날지 모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7일 취임후 첫 방송 인터뷰를 하면서 “나는 시진핑(習近平)을 잘 안다. 세계 어느 지도자보다 시진핑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부통령 시절 시 주석과 개인 회담을 24~25시간 했다”고 술회한 적 있다. 그만큼 시 주석의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후 시 주석과 전화 통화한 적은 있지만 단 한번도 시 주석과의 회담을 가지지 않았던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중국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싸늘하다. 당국에서는 ‘바이든·시진핑 정상회담을 고대하고 있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았고, 중국 전문가들도 미중 정상회동을 통한 긴장 완화에 회의감이 든다고 할 정도다. 그러한 입장에 놓였으니 과거 미중 양국이 쌓아올린 신뢰관계가 철저히 무너졌음을 알 수가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중국과 골 깊은 갈등 속에서 앙숙인양 세력 대결을 보였지만 바이든 행정부에 들어왔어도 대중국 입장이 변화된 것은 없다.

그러니 중국의 미국에 대한 감정은 좋지 않을 것이다. 최근까지 미국은 중국을 최대 위협국가로 규정해놓고 전방위적으로 압박중인바, 민주주의와 인권, 무역, 군사, 코비드 대유행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국을 집중적으로 공격해왔던 것이다. 심지어 바이든 행정부에 들어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4자 연합체(쿼드: Quad)까지 구성하고 미국, 호주, 일본, 인도가 동맹 규합에 글로벌 반중전선을 구축했으니 중국의 입장에서는 고울 리가 있겠는가.

이제는 미국이 홍콩, 신장 등 중국이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국내적 이슈와 관련한 언급을 하고 있는바, 중국에서는 남의 나랏일까지 간섭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로 미루어볼 때 미중 정상이 만나 현안을 풀어야 하겠지만, 양국의 협력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후 문제에서조차 협력 추진 과정에서 한계가 드러나고 있으니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된다고 할지라도 두 정상 간 대화가 정상대로 진행될지조차 의심이 가는 것이다. 미국이 제안한 미중회담을 중국이 거부하는 상태에서도 오는 10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에서 두 정상이 자연스럽게 마주치게 될 기회는 있다. 그 후가 되면 세계의 이목 집중을 받기 위해서라도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큰데, 세계국가에 영향력이 큰 양강이 간 보기만 해서 어디 될 일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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