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살 깎아먹기’는 ‘스스로에게 손해되는 짓을 이르는 말’이다. 초록은 동색이지만 경쟁상대를 공격해 자신에게 돌아오는 불리함보다 상대에게 더 큰 손해를 입힌다면 제 살 깎아먹기도 서슴지 않는다. 그런 현상이 정치판에서 횡행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본격적인 경선을 맞아 대선주자들이 상대방 약점 찾기에 혈안이 되고 있고, 국민의힘에서도 일부 주자들이 서로 헐뜯으며 경쟁상대를 깎아내리고 있는바, 홍준표 의원이 강성발언을 쏟아내는 중이다.

홍 의원이 국민의힘에 복당되기 전, 그가 복당될 경우 그 특유의 직설적 화법의 막말로 당내 분열을 걱정해온 많은 원내외 당원들의 우려가 들어맞았는지, 홍 의원은 당내 경선 주자들에게 비난을 퍼붓고 있어 논란이 크다. 정치계에서는 이미 홍 의원의 입심이 소문난 터에, 그는 자신의 화려한 경력을 무기 삼아 경쟁 상대방을 제압하고 있는바, “필마단기로 내로라하는 당내 중진들을 꺾고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당 대표가 된 것”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홍준표 의원의 지역구는 대구 수성을이다.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정치적 기반은 주로 서울과 경남이었으니 정치적 기반으로써의 대구는 생소한 편이라 하겠다. 그렇지만 홍 의원은 대구지역을 정신적 고향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지난 총선 때 무소속으로 당선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다. 그런 홍 의원이 대구사람들을 보고 서운하다는 마음을 비쳤던바, 같은당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로 인해서다. 자신이 대구 맹주나 다름없는데, 이 지역에서 윤 전 총장이 전폭 지지를 받고 있으니 비난 화살을 윤 전 총장에게로 곧장 퍼붓는 중이다.

지난 13일, 언론사와 인터뷰를 가진 홍 의원은 윤 전 검찰총장을 향해 “야권을 궤멸시켰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지내면서 보수진영을 수사했다는 것인데, 자신도 이 정권 초기에 윤 전 총장에게서 피맺힌 피해를 당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국민 앞에서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밝혔는바, 그의 말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인은 물론 국민들이 이미 다 아는 문제가 아닌가.

심지어 홍 의원은 자신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지난 대선 때 거부감을 일으켰던 ‘막말 논란’과 ‘돼지 발정제 논란’은 드루킹이 덮어씌운 것으로 항변하기도 했는데, 국민의힘 대선 주자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면 자기변명과 경쟁상대에 대한 인신공격보다는 자신의 장점과 정책을 당원들과 국민 앞에 알리는 포지티브 전략이 국민지지도를 높이는 방도임을 깨달아야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