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에 전념하겠다던 국회가 또 공전(空轉)했다. 여야는 2월 임시국회에서 산적한 민생관련 법안을 처리하고 국민의 신망을 얻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온 국민이 국회에 계류 중인 민생법안이 통과되기만을 목 놓아 바라고 있었음에도 여야는 국민의 여망을 철저히 외면했다.

하라는 민생법안 처리는 안 하고 여야 모두 세종시에 올인하며 서로를 비난하는 정략적 발언으로 얼룩진 임시국회 회기였다.

국민들이 원하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살리기는 전혀 논의조차 안됐다. 국민과의 소통과 서민 정당이라는 공언(空言)만 메아리칠 뿐 아무 소득 없는 회기였다.

당초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200여 건이 넘는 법안을 통과시켜 국민의 고통을 해소시켜 주겠다고 호언장담했으나 실제 처리 법안은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시국회 파행으로 인한 피해는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 창업을 지원하는 장애인 기업 활동 촉진법 개정안, 영세자영업자도 실업급여를 받게 하자는 고용보험법 및 근로자퇴직연금보장법, 사회적 기업 육성법 등이 처리되지 않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외면 국회였다.

여야 간 정략적 대치로 민생법안이 외면 받고 있는 동안 서민들은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다. 도무지 언제까지 이런 방탕국회를 믿어야 할지 의문이다.

국회는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고 의원들은 각각의 명목들을 들어 외유를 떠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파키스탄 의원외교협회 소속 의원들은 파키스탄과 스리랑카 등을 방문하고, 신라와 고려 역사탐방을 위해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포함된 국민통합포럼 소속 의원들은 일본 대마도로 떠난다. 여러 가지 이유를 대고 있지만 참으로 뻔뻔한 처사다.

의원들 본인들은 떳떳하다 할지 모르겠으나 경실련이 18대 국회 개원 직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이뤄진 42건의 국회 방문외교를 분석한 결과 방문 목적과 무관한 활동이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은 무엇으로 해명할 것인가.

국회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의원 보좌진을 1명씩 증원하는 법안에는 여야 간 아무 이견 없이 신속하게 처리해 자신들의 밥그릇은 철저히 챙기는 몰상식한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선거철만 되면 일꾼을 자임하며 한 표 달라고 읍소하다가 당선만 되면 언제 그랬냐며 안하무인격으로 돌변하는 정치인 자신들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무관심을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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