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우 칼럼니스트1992년, 지금으로부터 32년 전, 아득한 시절, 참 재미난 일들이 많았다.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더 넓은 세상에 눈을 뜨면서 보고 듣고 즐길 거리가 엄청 늘어났다. 1980년대의 암울한 시절이 지나고 마침내 문민정부가 들어섰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란 희망에 부풀었다.쿠데타로 집권한 대통령이 스포츠로 민심을 누르려 했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이 무렵 대한민국 스포츠는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겨울에는 농구장 배구장에 관중들이 자리를 꽉 채웠고, 봄 여름 가을에는 축구장에 모여 응원을 했다. 지금처럼 외국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지키는 자를 누가 지키는가? 강력한 군대 통제에 대한 오랜 명제다. 북한은 건국 이후 단 한 번의 쿠데타가 없는 희한한 나라다. 군부는 노동당에 절대 충성하다 못해 아부 굴종하는 집단으로 전락하였다.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답변은 간단하다. 막강한 군부를 노동당이 직접 통제하는 시스템으로 북한군에는 중대(특수 부대는 소대)까지 정치장교가 배치되어 있다. 그들의 임무는 군대를 당적으로 통제하고 군인들을 당과 수령에게 충성하는 사람들로 만드는 사상교양사업이다. 대만 군대에도 정치작전 장교가 있지만 북한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만약 영화 ‘서울의 봄’이 역사적 인물과 사실에 완전히 기반하지 않고, 허구적인 인물로 스토리를 창조하며 시공간 배경과 소재만 차용을 했다면 반응이 폭발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앞선 한국 영화들이 실화 인물과 소재를 강조했는데도 실패한 상당한 요인이 여기에 있다. 영화 ‘서울의 봄’이 불러온 대중적 주목과 그에 따른 흥행은 더 이상 관객들이 사실에 치중하지 않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팩트체크라는 말이 유행할 만큼 사실에 부합하는 것이 중요한 미디어 상황이 되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객관적 사실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1000만 관객 돌파를 향해 인기몰이를 이어가자 정치권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전두환 전 대통령과 신군부에 비유하며 정부와 여당 때리기에 나서고 있고, 국민의힘은 야당이 군부독재의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려 한다며 반격하고 있다.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의 자랑스러운 민주주의 역사는 순풍에 돛을 단 유람선처럼 오지 않았다. 어느 곳 하나 성한 데 없는 상처투성이의 모습으로 수많은 주권자의 피를 먹으며 자라났다”고 적었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카카오가 지난달 23일 포털 다음 뉴스 검색 시 1200여개에 달하는 검색 제휴 언론사들을 빼고 150여곳의 뉴스 제휴 언론사(CP) 기사만 노출되게 기본값을 변경했다.이러한 다음카카오의 조치에 검색 제휴 언론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소규모 매체들의 ‘목소리’를 차단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다음카카오의 잘못된 선택은 독자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다양한 뉴스 선택권을 원천 봉쇄하는 ‘검색 쿠데타’다.이용자의 정보 접근권을 제한하는 콘텐츠 제휴언론사만 뉴스를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애초에 김성수 감독은 영화 ‘서울의 봄’이 젊은 세대에게 외면받을 것을 염려해 편집 과정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기성세대들은 좀 익숙한 소재이기는 하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교과서에서만 볼 수 있는 먼 과거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젊은 세대들은 가볍고 짧은 콘텐츠만을 선호하는 것으로 생각됐기 때문에 2시간이 훌쩍 넘은 분량을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이는 모두 기우에 불과했다. 10대는 물론이고 20, 30대가 기성세대보다 더 많이 관람하는 현상을 분석해 볼 수 있다.우선 공정세대의 특징이 작동하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2022년 칸 영화제에 초청되어 해외에서도 호평받았던 영화 ‘헌트’는 독특한 콘셉트를 갖고 있었다. 그 독특한 면은 장안의 화제작 ‘서울의 봄’과도 닿아 있다. 그것은 우리의 인식만이 아니라 대중문화 속 인식을 달리 만들었다.우선 영화 ‘헌트’는 30년 차 배우인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하지만, 절친인 정우성과 함께 주연으로 열연했는데 실제 현대사의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정재-정우성이 현대사의 굵직한 실제 사건에 관심이 있었다니 새삼 놀라게 한 점이 있었다. 그 실제 사건은 1983년 1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야권이 12.12 군사 쿠데타를 소재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이 관객 수 200만명을 넘어서며 흥행 가도를 달리자 영화 내용을 빗대 윤석열 대통령과 여권을 공격했다.김용민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윤 정권이 권력을 사용하는 대범함을 보면 22대 총선에서 조금만 유리한 결과가 나와도 계엄을 선포하고 독재를 강화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최소 단독 과반 전략을 통해 윤석열 정권 심판과 계엄 저지선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해 헌정을 중단시킬 것이라는 어처구니없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몸값’이란 ‘사람의 가치를 돈에 빗대어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다. 예전에는 화대 등의 뜻으로 쓰이기도 했지만 현대에는 운동선수나 연예인 등의 연봉이나 전속계약을 맺을 때 주고받는 돈을 말한다. 사람의 가치를 그렇게 쉽게 돈으로 환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나 일반적으로 그런 것을 ‘몸값’이라 부른다.평범한 우리들의 몸값은 어떻게 정할까? 몸값을 다른 사람이 정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로마를 정복하기 위해서 쿠데타를 일으킨 카이사르가 어느 날 해
지구촌 많은 사람(신앙인 또는 종교인)들이 ‘종교(宗敎)’를 말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종교를 아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기독교 경서인 계시록엔 천상천하 그 누구도 아는 이가 없다고까지 못 박고 있을 정도다.그 이유는 성경의 저자이신 창조주 하나님은 성경을 알 수 있게 기록한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도록 기록했기 때문이다.절대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구약과 신약을 일컬어 ‘봉한 책’이라 한 이것이다. 봉한 책이란 글(문자)은 읽을 수 있겠지만 그 글 속의 참뜻(하나님의 뜻과 목적과 생각과 사연)은 알고 깨닫지 못하도록 기록돼 있다는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일본이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쏟아붓기 시작했다. 실로 통탄할 일이다. 일본의 양심은 죽었는가! 한국의 양심은 죽었는가!우리나라 국민 가운데 80%에 이르는 사람들이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에 우려를 표명했음에도 한국 지식인들의 목소리는 모기소리보다 작다. 언제부터인가 대학교수를 필두로 하는 한국의 지식 계급은 기존 질서에 순응하고 정부가 하면 따라 하거나 침묵하는 존재로 전락했다. 극소수의 지식인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어 위안이 되기는 하지만 99.99%의 지식인이 침묵하는 오늘의 대한민국 과연 희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의 ‘허위 서명 강요’ 의혹을 조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16일 국군방첩사령부(옛 국군기무사령부)를 압수수색했다.앞서 공수처는 지난 12일 국방부와 송 전 장관과 정채일 예비역 육군 소장, 최현수 당시 국방부 대변인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송 전 장관은 2018년 7월 박근혜 정부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에 대해 자신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국방부 예하 간부들에게 ‘그런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사실관계 확인서를 만든 뒤 서명하도록 한 혐의(직권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그제가 4.19혁명 63주기다. 혁명이 일어난 뒤에는 개혁이 뒤따르고 살기 좋은 세상이 돼야 정상이다.지난 63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굴곡이 심한 역사였다. 혁명이 성공해 이승만 정권을 내쫓았는데 그 후에 들어온 민주당 정권은 미지근한 개혁도 소화하지 못했다. 사회 개혁과 민생 개혁 요구에 응답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평화통일을 향한 대중의 열망에도 응답하지 못해 쿠데타를 불러오고 말았다.박정희 쿠데타 정권은 사회 개혁을 열망한 혁신세력 수천명을 구금하거나 구속했다. 사회혁신과 평화통일을 지향한 언론매체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전략 연구에 귀중한 사례와 교훈을 제공하는 특정 시기가 있다. 중국의 전국시대도 그 가운데 하나다. 전목(錢穆)은 주정왕(周定王) 2년(BC467)에서 진시황 26년(BC221)까지를 전국시대로 규정했다. 그러나 보통은 BC453년, 진(晋)이 한(韓), 위(魏), 조(趙)로 삼분된 시기부터 계산해 232년을 전국시대로 본다. 합법적으로는 주위열왕(周威烈王)이 3가를 제후로 승인한 BC403년이므로 182년에 불과하다. 무왕(武王)이 주왕(紂王)을 토벌하기 전 맹진(孟津)에서 선서했을 때, 800의 제후가 참가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지금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과 김진표 국회의장이 추진하는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것만 도입하면 정치권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말을 하고 있다. 믿을만한 말일까? 아니다. 역작용이 우려된다. 가장 큰 문제는 기득권의 양당제를 더욱 공고하게 해서 개혁과 변화를 더욱 어렵게 할 가능성이 크다. 중대선거구제는 한 선거구에서 2인 이상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건데 이미 유신독재와 전두환 정권에서 실시한 제도다. 1973년 박정희는 유신 쿠데타를 하면서 모든 지역에 공화당 후보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제54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의 국가조찬기도회 참석은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자유민주주의 수호가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거룩한 예수님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성도 여러분께서도 지혜를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국가조찬기도회는 올해로 50년이 넘었다. 그리스도인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국가조찬기도회가 국가권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소련의 마지막 최고지도자로 소련 공산당 제6대 서기장, 소비에트 연방의 마지막 최고회의 상무회 주석, 제11대 최고회의 주석이자 소련의 유일한 대통령, 1985년부터 1991년까지 소련의 최고 권력자로 재임하면서 조지 H. W. 부시 대통령과 길고 길던 냉전을 종식시킨 인물이자 고르비(Gorbi)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소련 정치 및 경제체제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혁신이라 할 수 있는 글라스노스트(개방)와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시도했다. 소련을 살리려고 진정한 의미에서 노력한 마지막 인물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위한 ‘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이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연일 강경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은 정치권 갈등의 최고조를 보는 듯 했다. 윤석열 정부가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일인지, 그리고 지금 경찰국 신설 문제로 갈등을 증폭시킬 때인지 자문해 볼 일이다. 이런 가운데 일선 경찰의 반발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경찰서장급에 이어 다른 중간급 간부들도 줄줄이 대책회의에 나설 것이라고 한다. 경찰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날 국회 답변
세계 10위 잘사는 나라의 물질문명, 새마을운동은 세계로 전파돼 이뤄진다. 반면 윤리도덕의 정신문화, 새마음정신은 70년 넘도록 정립을 못해 이념갈등에 갇혀 있다. 정신문화의 국민구심점, 국가상징물은 법조차 없어 중요성을 모르고 산다.세계 주요국은 헌법 55%, 법률 41% 등 96%를 정한다. 북한은 국기·국장·수도·국가 등이 헌법에 있다. 우리나라는 헌법은 물론 법률로도 지정 및 선양법이 없어 연구나 교육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국기 법은 규격 게양 경례에 관한 사항이다. 이러한 여건이라 민족 정통성은 물론 국가 정체성도 왜곡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과거 유교사회에서도 ‘적폐청산’은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곤 했다. 적폐란 무엇인가. 사전을 찾아보면 ‘오랫동안 쌓인 폐단’이란 뜻이다. 그러나 적폐청산에는 반드시 음모와 숙청 바람이 불었고, 가식적 적폐청산은 피비린내 나는 사화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적폐청산이 문제가 돼 젊은 지식인들이 화를 입은 최대의 비극은 기묘사화였다. 반정 공신즉 훈구파들이 누리는 반사회적 적폐청산을 부르짖은 개혁파 조광조 일파는 결국 음모로 어처구니없게도 패망했다.중종은 처음에 사림파들의 개혁주장에 호응하며 편애했다. 그러나 나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