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제 언론인한국의 교통 정책 우선순위는 변함없이 승용차-대중교통-도보 순이다. 아직도 경제성장을 철칙으로 삼고 있기에 사람보다 자동차가 중심이다. 빠르고, 신속한 효율성이 일상에서 최고의 가치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성취를 넘어 기후 정의와 문명 전환을 선도해야 할 세계적 위상에 비하면 창피한 일이다. 한국은 이제 서구문화의 수신처가 아니라 세계를 향해 시대전환의 문화 가치를 전파할 발신지 아닌가.10년 넘게 살고 있는 인천 영종도의 통행료 문제를 살펴보다 엉뚱하게도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10월 1일부터 ‘돈 먹는 하
박희제 언론인새만금 잼버리(Jamboree, 유쾌한 잔치)가 막을 내리고 4만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각자 제 나라로 돌아갔으나 후폭풍이 거세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국제적 망신보다 더 심각한 매립지의 비극을 보여줬다.국제행사를 미끼로 새만금 갯벌을 매립해 야영지로 꾸며놓고도 뻔히 예상되는 폭염엔 속수무책이었다. 매립지의 배수되지 않는 땅은 모기와 화상벌레들의 서식지로 돌변했음에도 해충 방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기후 온난화로 더 뜨거워진 뙤약볕을 피할 그늘은 광활한 매립지엔 없고 화장실, 목욕시설은 엉망이었다. 세계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군 골프장 태릉CC는 한국 골프 역사의 중요한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기념비적인 곳이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위치한 유일한 골프장인 태릉골프장은 지난 1966년 군부대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9홀로 개장했다가 이후 정규 18홀이 됐다. 당시만 해도 빈약한 국방 예산으로 인해 골프장 건설을 위해 1번 홀은 1사단, 2번 홀은 2사단 등에서 맡아 공병대를 통해 공사를 했다. 사단 번호가 없는 홀의 경우 10번 홀은 육군본부, 13번 홀은 육군사관학교 등 군행정부대나 교육기관 등에서 각각 맡아서 홀
박희제 인천언론인클럽 회장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한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다. 무의적으로 서구 문화를 동경했거나, 일본의 만화와 음악을 수준 높은 것으로 알았다. 요즘 방탄소년단(BTS)의 세계관이 시사적 또는 학술적으로 논의되고 봉준호 감독, 윤여정 여배우가 아카데미 무대를 휩쓸고 있어 놀랍기 그지없다. 2020년 한 해 동안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100편 가운데 한국의 K드라마가 10편이나 된다고 한다.청년들이 외치는 ‘헬 조선’, 세계 최저 합계출산율, 노인빈곤율 및 자살률이 최상위권이라는 현실이 암담하긴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는 ‘동백꽃 필무렵’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공간적 배경으로 바닷가 마을이라는 점이 같다. 삭막한 도심을 벗어난 공간에서 마음의 치유를 가능하게 한다. 다치고 상처받은 도시인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려 한다. 이렇게 같은 점이 있지만, ‘갯마을 차차차’에는 살인 사건은 없다. 미스터리 스릴러 같은 얼개도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로맨틱 코미디의 특징이 더 진하다. 바닷가 마을의 풍경과 함께 홍반장(김선호)의 사람의 향기 나는 매력이 윤혜진(신민아) 같은 여심을 매혹시킬 뿐이다.대개 갯마을이라면 대개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미국이 주권국가 이란의 군사령관을 암살했다. 그것도 이웃 나라를 방문한 주요 인사를 암살하는 폭거를 저질렀다. 명백히 국제법 위반이다.미국은 갖은 명분을 갖다 붙이고 있지만 제국주의적 깡패 본성이 드러난 것에 다름 아니다. 마치 정의의 사도처럼 언급되는 ‘국제사회’는 왜 이런 때는 침묵하는지 모르겠다. 유엔도 침묵하고 있다. 유럽 몇몇 나라들은 미국에겐 아무 소리 못하고 오히려 이란을 책망하고 이란보고 자제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것이 유럽식 정의인가.미국의 해리스 대사는 7일 KBS와 한 인
가야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해인사 장경판전과 세계기록 유산인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을 품고 있는 곳입니다. 따라서 가야산이라고 하면 해인사라는 등식이 생길 정도로 해인사와 가야산은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그러나 이곳은 대가야의 건국신화인 정견모주 신화가 있을 정도로 그 역사성이 오래된 곳입니다. 또한 신라 말 고운 최치원 선생이 마지막을 보낸 안식처로 최치원과 관련한 문화자원이 많이 남아있으며, 최치원을 흠모한 선비들이 조선 후기까지 그를 추모하고 원래의 시를 차운하여 시를 짓고, 그림·석각 등으로 남기는 등 다양한 문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한국 유학사에서 성인 공자·맹자·주자와 더불어 송자(宋子)로 지칭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조선 숙종 때 거유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선생이다. 왜 우암은 조선 학자로서 성인(聖人)의 ‘子’ 반열로 호칭되는 것일까. 기록을 보면 우암이 송자로 지칭된 것은 정조(正祖)시기 왕명으로 그의 문집을 규장각에서 발간할 당시부터이다. 조선 왕 가운데 가장 혁신적이며 학구적이었던 정조임금은 우암의 학문과 사상을 성인의 반열에까지 높였다. 우암의 심오한 성리학의 세계와 국가관 인품 문학 등 모든 것이 망라된 송자대전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 지구촌의 화두는 평화일 것이다. 아니 이미 오래전부터 인류의 소망은 전쟁이 종식되고 평화의 시대가 이 땅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었을 게다. 인류의 역사 이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인류는 전쟁의 공포 속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의 역사를 전쟁의 역사라고 부르는 이유다. 끊임없이 전쟁의 위협에 시달리고, 내전과 분쟁, 갈등과 반목으로 점철된 세상을 벗어나고 싶은 것은 당연한 욕구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촌에서 갈등과 전쟁을 뿌리 뽑지 못한 것은 남을 정복하고 그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조선인 강제징용 시설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지난 4일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산하 민간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일본의 메이지(明治) 산업혁명 유산’ 23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도록 유네스코에 권고했다고 보도했다.일본은 지난해 규수와 야마구치현에 있는 중화학 산업시설 23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바 있다. 바로 이 중 최소 7곳에서 11곳이 조선인 강제노동 피해가 발생한 곳이다. 죽기 전에는 나오지 못한다고 해서 ‘지옥섬’으로
신광철 한국문화콘텐츠연구소 소장 한국의 고인돌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 평가 조사원으로 방문했던 니시타니 타다시 교수의 말을 인용하면서 시작해본다. 니시타니 타다시가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문화유산등록에 관한 평가 조사를 위탁 받고 현장 확인과 연구내용이다. 지석묘의 기원지는 중국대륙 동북지방으로 추정되는데 한반도에 전파된 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현저하게 전개되었다. … 지석묘는 세계 각지에 존재하지만 한반도와 같이 독자적이면서도, 현저하게 발달한 지역은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그러한 의미에
조선통신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추진 일정의 구체적인 윤곽이 나타났다. 부산문화재단 측에 따르면 오는 2015년을 조선통신사의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를 위한 목표 연도로 잡았다. 2015년은 한·일 양국이 국교를 정상화한 지 50년이 되는 해란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부산문화재단 측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하면서 동아시아는 물론 세계 각국의 지지를 끌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조선통신사의 유네스코 등재는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조선통신사는 조선과 일본 양국이 문화교류를 통해 평화의 정신을
이수정 국립문화재연구소 복원기술연구실 학예연구사 일제강점기 시절에 간도의 한인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쳤던 필자의 할아버지는 ‘홍익인간’에 대해 자주 말씀하셨다. 나라를 잃고 만주로 건너가 선생이 된 젊은 화가에게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 준 대종교는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단군의 가르침을 마음에 심어주었다. 이국에서 자신이 한국인임을 늘 일깨워 준 민족종교인 대종교는 평생 당신의 신앙이자 삶의 가치관이 되었고, 해방 후 고향에 돌아와서도 항상 그 가르침을 실천하고자 했다. 그 세대가 해방과 한국전쟁이라는 어려운 시기를 겪은 후, 조
이수정 국립문화재연구소 복원기술연구실 학예연구사 종묘에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도심 한복판에 있지만, 일단 그 공간에 들어서면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서울 도심의 고층빌딩을 구경할 수 없다는 점이 그것이다. 종묘 전체가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서 바깥세상의 소음과 인간 삶의 갖가지 만상들을 잠시 사라지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조선 역대 왕들의 신위가 모셔진 정전과 영녕전 영역은 지난 600년간 본래 의도했던 대로 정적이면서도 엄숙한 공간분위기를 간직할 수 있었고, 수없이 많은 세월을 거쳤으면서도 그 느낌이 그대로 우리에게 전해졌다.
이수정 국립문화재연구소 복원기술연구실 학예연구사 정릉은 유네스코로부터 인류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은 세계유산이다. 동시에 보통사람들이 평범한 삶을 만들어 가는 도심 속 생활 공간이다. 이 한 동네를 놓고 요즘 문화유산의 보존을 우선시 하는 사람과 좀 더 나은 집을 가져보려는 꿈을 가진 사람들이 상반된 의견을 내세우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종교건축, 전통가옥, 역사도시 등과 같이 본래의 목적대로 사용하거나 다른 용도로 활용하고 있는 소위, ‘살아있는 건축문화유산’은 보존과 활용, 또는 보존과 개발 사이에 갈등이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을
이수정 국립문화재연구소 복원기술연구실 학예연구사 우리는 문화유산을 소중하게 지켜 후대에 물려줘야 한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소중한지 물으면 우물쭈물하게 된다. 잠시라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질문이기 때문이다. 문화유산을 왜, 그리고 어떻게 보존해야 하는지 철학적 토대를 세우는 연구자인 내게 묻는다면, 우리가 문화유산에 어떤 식으로든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문화유산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을까. 문화재 보호법에서는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경관적 가치를 들고 있는데, 이는 가장
직지심체요절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목판인쇄물로 알려졌다. 얼마 전 ‘증도가자(證道歌字)’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물론 학계의 인정을 받아야 공식적으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로 명명되겠지만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인쇄술의 역사를 138년이나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직지 자체도 서양의 구텐베르크가 제작한 ‘42행 성경’보다 78년이나 앞서 동양 인쇄술과 문화의 우수성을 선보였는데 이보다 한참 앞선 증도가자가 학계의 인정을 받게 되면 인쇄술 역사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물 제758호 ‘남명천화상송증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