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미국이 주권국가 이란의 군사령관을 암살했다. 그것도 이웃 나라를 방문한 주요 인사를 암살하는 폭거를 저질렀다. 명백히 국제법 위반이다.

미국은 갖은 명분을 갖다 붙이고 있지만 제국주의적 깡패 본성이 드러난 것에 다름 아니다. 마치 정의의 사도처럼 언급되는 ‘국제사회’는 왜 이런 때는 침묵하는지 모르겠다. 유엔도 침묵하고 있다. 유럽 몇몇 나라들은 미국에겐 아무 소리 못하고 오히려 이란을 책망하고 이란보고 자제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것이 유럽식 정의인가.

미국의 해리스 대사는 7일 KBS와 한 인터뷰에서 “한국도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면서 “나는 한국이 그곳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일은 자신들이 저질러 놓고 한국에게 군대를 파병해서 자신과 한편이 되라고 요구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가. 미국은 어쩌다가 이리도 염치없는 나라가 됐는가.

해리스 대사는 호르무즈 파병 요구뿐만 아니라 사사건건 압력성 발언을 일삼고 있어 한국 국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다. 오만방자 안하무인이다. 문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서도 내정간섭 발언을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 대통령이 남북협력 기조를 밝힌 것에 대해서도 “우리는 남북관계의 성공이나 진전과 더불어 비핵화를 향한 진전을 보길 원한다”고 했다. 문대통령이 밝힌 비무장지대(DMZ)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같은 남북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미국과 협의로 이뤄져야 한다” “우리는 동맹으로서 긴밀하게 함께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느 나라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말에 대해 사사건건 간섭하는가? 해리스가 하는 말과 행동을 보면 딱 조선총독의 말과 행동이다. 자신이 ‘미국의 식민지 대한민국의 총독으로 착각’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이런 자는 대사로 부적합한 인물이다. 본국으로 추방하는 게 해법이다. 문 대통령은 해리스를 추방조치하기 바란다.

한국 국민들 가운데는 태극기와 함께 성조기를 들고 “미국 만세, 문재인 타도”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과 해리스는 이들만 보고 한국이 마치 미국의 식민지인 것으로 착각하게 된 게 아닐까. 이른바 ‘태극기 부대’라 불리는 미국숭배주의자들의 모습을 보면 식민지 백성 그대로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들은 극소수다. 점점 줄어들고 있다. 국민으로부터 고립돼 있다.

문 대통령을 싫어하거나 비판하는 사람 가운데도 미국의 온갖 내정간섭과 노골적인 압력을 보고 불쾌해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미국의 주권 침해 발언과 행위를 보고 분노하는 한국 국민들의 마음을 읽을 줄 모른다면 한미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정도로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혜훈 의원의 증언에 따르면 해리스는 이 의원을 자신의 관저로 불러 놓고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를 20번은 입에 올렸다고 한다. 주권국가의 헌법 대표기관인 국회의원을 와라 가라 하면서 주한미군 주둔비를 뜻하는 ‘방위비분담금’을 다섯 배나 올리라고 윽박지를 수는 없다. 해리스가 한국 총독이라고 하더라도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문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해리스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호르무즈에 병력을 보내서는 안 된다. 이번 기회에 한국이 더 이상 미국의 뜻에 따라 졸개 노릇하는 나라가 아니라는 걸 보여 주어라. 우리나라가 미국 졸개 노릇을 해 온 건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다. 노무현 정부 때 이라크에 ‘파병’한 것도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한 것이고 이라크 민중들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준 행위이다.

미국의 뜻에 따라 호르무즈해협에 ‘병력’을 보낸다면 역사에 죄 짓는 행동이고 대한민국 역사에 치욕으로 남을 것이다. 더욱이 우호국 이란을 상대로 적대행위를 한다는 것은 친구의 등에 칼 꽂는 행위로 옳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익과도 배치된다. 미국에 굴종하면 대한민국의 에너지 안보가 위태롭게 되고 국익에 해를 끼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절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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