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학부모가 자녀의 복장 상태를 지도한 중학교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하는 세상이다. 교육환경이 붕괴하면 아이들의 미래가 없다는 것이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 또한 없다.최근 청소년 마약범죄도 급증하고 있다. 청소년 마약 남용은 현재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됐다. ‘학폭’ 문제도 이미 수십년 전부터 학교들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교육청이나 정부에서도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숙제다.우리나라 청소년 도박도 위험 수준에 있다. 인터넷 도박은 호기심 많고 컨트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한 지역 교육청이 공문을 통해 드라마를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공문의 내용은 청소년 불가인 특정 드라마를 보고, 학생들이 드라마 속 게임을 모방하는 일이 학교 현장에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이런 공문을 교육기관이 보낸 사실이 언론을 통해서 알려지게 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보도를 통해서 처음으로 ‘피라미드 게임’이라는 드라마가 있다는 사실을 안 이들도 많다. 더구나 이런 보도 기사 때문에 오히려 게임이 더 확산할 수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공문에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게임의 내용도 간단하게나마
육아 문제로 고충을 겪는 학부모들에게 오아시스가 될 늘봄학교 시행이 유독 서울에서 저조한 현상을 겪고 있다. 이용 학부모가 적어 체감도도 낮을 것이란 전망이다.교육부는 일선 학교에 늘봄학교 시행에 참여해달라는 권고는 물론 2학기 전이라도 신청하는 각 학교의 형편을 파악해 실질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교육부는 올해 1학기 전체 6175개 초등학교의 44.3%인 전국 2741개 초등학교가 늘봄학교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2학기에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서울은 608개 초등학교 가운데 단 6.3
박희제 언론인엊그제 120여 년 역사가 사라질 뻔한 초등학교에서 뜻깊은 민관협의회가 열렸다. 필자를 포함해 참석자가 20명 정도의 소규모 회의였으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소통회의’라는 다소 거창한 명칭이 붙었다. 회의 장소는 인천 최초 공립학교인 창영초교 문화재관 사랑채. 일자형 적벽돌 2층에 아치형 현관문, 격자형 창틀, 나무 복도 등 근세 풍모를 간직한 건물이다.창영보통학교에 다니던 어린 학생들이 1919년 3월 6일 전화선을 끊고 동맹휴교를 선언한 뒤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며 거리로 뛰쳐나갔다. 현재 교정 안에는 ‘3.1
정부가 초중고교 학교체육을 확대하는 내용의 학생건강증진기본계획을 발표했다.내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 체육 시간을 늘리고, 미술·음악과 ‘즐거운 생활’로 묶여 있는 체육을 독립 교과로 별도로 신설하기로 했다. 중학교는 2025학년도부터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을 30% 확대하고,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는 고교에서도 체육 수업이 충실히 이뤄지도록 별도의 대책을 세울 계획이다. 정부가 초중고교 학생에 대해 학교체육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떨어진 학생들의 체력을 키우고 비만·과체중 학생을 줄이기 위함이다.기본계획에 따르면 19
최병용 칼럼니스트지난 2021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이영승 교사가 학부모 3명의 극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 원인을 감사한 경기도 교육청의 발표를 보면 도무지 믿어지지 않고, 학부모라고 칭하기도 민망할 정도다.코로나19로 인한 장기 결석을 출석으로 처리해 달라는 학부모와 9개월 동안 무려 394건의 문자를 주고받았다. 이 학부모는 교사의 장례식이 진짜인지 확인차 찾아가기까지 했다. 다른 학부모는 자기 아이를 따돌림한 학생들을 공개 사과시키라며 수시로 전화를 걸고 학교를 찾아와 항의했다.가장 최악의 학부모는 수업 중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학교 폭력의 참담함을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 출연한 김히어라가 학창 시절 학폭 가해자였다는 ‘일진’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김히어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녹취가 공개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배우 김히어라를 둘러싼 학폭 폭로와 반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점입가경으로 빠지는 모양새다.연예계에서 학폭 이슈는 멈추지 않고 계속 폭로되고 있다. 최근 교사들의 잇따른 극단적 선택 후 공교육이 무너지면서 일부 학부모들의 ‘슈퍼 갑질’, 학폭 등 대한민국 학교에선 그간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우리 사회에서 스승이란 존재는 무엇인가. 도대체 이 나라는 자식들만 중요하고 학교 선생님들은 발등의 때만도 못한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한 학부모는 ‘우리 아들은 왕의 기상을 타고났으니 왕처럼 예우해 주고 말도 공순하게 해 달라’는 특별한 사신까지 썼다.세상에 자기 자식이 귀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있을까. 한 자녀를 키우는 대부분 가정에서는 엄마들의 애정이 대단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신의 아들딸이 중하면 선생님도 중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선생님들도 모두 귀한 가정의 자녀로 태어나 열심히 공부해
최병용 칼럼니스트강남 한복판 서이초등학교에서 2년 차 젊은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은 추락한 교권의 민낯을 들춰냈다. 2년 전 경기도 한 초등학교에서는 연이어 2명의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며칠 전 서울 양천구의 초등학교 교사도, 정년을 앞둔 경기도 60대 체육 교사도 세상을 등졌다. 연이은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을 보며, 대부분 교사가 자괴감을 호소하며 고통스러워한다. 모든 교사가 심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는 방증이다.지난 주말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서이초 사망 교사 추모와 공교육 정상화를 촉
지난 3일 경기 용인에서는 현직 교사가 또 목숨을 끊었다.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에 이어 나흘 새 3명째다. 이번에 숨진 교사는 고교에서 체육을 담당하고 있는 60대 남성으로 정년을 1년가량 남겨둔 상태였다. 고인은 체육 수업 중 자리를 비운 사이 학생 한 명이 다른 학생이 찬 공에 맞아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크게 다치는 사고가 일어나 피해 학생 측으로부터 고소당하고, 교육청 감사를 받고 있었다고 한다.교사들의 연쇄적인 죽음은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숨진 20대 교사 이후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과 심각성을 더하
전국 교사들의 거리투쟁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학부모 갑질 의혹’으로 목숨을 잃은 서울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이틀 앞두고 검은 옷차림을 한 전국 각지의 교사들이 2일 오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주최 측은 20만명으로 추산했다. 7주째 토요일마다 열린 교사들의 자발적 집회 중 가장 큰 규모이다.이날 집회 사회자는 “무더운 올여름 매주 빠지지 않고 5천명이 20만명이 될 때까지 교사 생존권을 이야기했음에도 또다시 2명의 동료를 잃었다”며 침울한 목소리로 밝혔다. 최근 경기 고양과 전북 군산에서 초등학교
최병용 칼럼니스트교육부가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를 발표했다. 국가 차원에서 학생의 생활지도 범위와 방식을 지정한 건 처음이다.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으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다. 고시에 따르면 휴대전화 등 수업에 부적합한 물품을 사용하는 학생에게 경고하고, 불응하면 물품을 압수할 수도 있다.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는 행위는 물리적 제지도 할 수 있다.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은 주의 주고, 개선되지 않을 때는 교실 내 다른 자리나 교실 밖 지정된 장소 등으로 분리도 가능하다.학습 동기 부여를 위해 학생에게
최병용 칼럼니스트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으로 통제 불능으로 막 나가는 학생, 진상 학부모의 갑질 등 다양한 사례가 공유되며 공분을 사고 있다.막 나가는 학생의 발단은 2012년 제정된 학생인권조례고, 학부모 갑질의 발단은 2014년 제정된 아동학대 방지법이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도록 제정·공포해 시행하는 조례다. 각 시도 교육청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차별받지 않을 권리, 표현의 자유, 교육복지에 관한 권리, 양심과 종교의 자유 등 학생의 의무는 없고 권리만 들어 있다.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기 전까지는 수업을 방해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정책위원 정영현“인간, 즉 성장하고 다정할 수 있는 피조물에게 기계나 만드는 것에 적합한 법들과 조건들을 강요하려는 시도에 대항하여 나는 나의 칼, 펜을 든다.”(시계태엽오렌지, 앤서니 버지스 作, 민음사, 62쪽) 서울 서이초에서 한 젊은 선생님이 교육 현장에서 생을 스스로 마감한 지 벌써 3주가 지났다. 그간 교사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애도했고 분노했다. 사건이 알려진 뒤부터 해당 학교에는 조문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근조화환이 전국 각지에서 ‘동료교사 일동’이란 이름으로 보내졌다. 서울에서는 3주 연속 자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학생 칭찬이나 격려 불가능(차별받지 않을 권리), 잠자는 학생 못 깨워(휴식권), 난동 부리는 아이 팔만 잡아도 아동학대로 신고되는 교사들.지난 2010년 처음 도입된 학생인권조례가 13년이 지나 폐지 혹은 과감한 재정비에 직면하게 됐다. 학생인권조례는 진보 교육감들이 추진한 정책이며 특히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교육감 시절 만든 뒤 서울, 경기, 전북, 충남 등 6곳에서 시행되고 있다. 조례 내용을 보면, 철저하게 학생 중심의 조항이며 학생의 인권만 강조하다 도리어 교육 현장에서
교육부가 초고난도 문항인 이른바 ‘킬러 문항’을 배제하는 한편 공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의 ‘사교육 경감대책’을 발표했다. 대책 핵심은 킬러 문항 핀셋 제거를 통한 ‘공정한 수능’이다. 사교육의 가장 큰 원인이 수능 준비 때문이라고 보고,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은 출제에서 배제해서 공정한 수능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수능 킬러 문항에 대한 논란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사교육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목된 것도 사실이어서 현 정부의 추진 방향은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정작 수능을 치른 학생들의 의견이 배제되면서 탁상행정으로 인한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집 가까이에 있는 초중등학교 3곳은 아침 등굣길에 학생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학생들이 학교로 들어간 뒤 이내 깊은 적막감에 빠져든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교실 안에서 수업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학교의 모습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주변에서 오래전부터 봐왔던 익숙한 광경이다.이번주 모 신문 1면에 ‘0교시 아침 운동, 부산 학생 깨우다’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올라와 관심을 갖고 읽었다. 내용은 부산 교육계에서 ‘부산발’ 아침 운동 열풍이 불고 있다는 것이었다. 부산교육청이
최병용 칼럼니스트정부가 “학교폭력으로 공동체인 학교가 무너지고, 학교폭력이 근절되지 않고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양상으로 진화한다”며 엄벌주의로 회귀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학교폭력이 대면수업과 활동이 늘면서 발생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 발표된 적절한 대책이다. 학교폭력은 피해 학생과 가정에는 평생 고통을 남기고, 가해 학생은 미래를 망치게 되는 심각한 범죄로 인식한 결과다.이번에 발표된 대책에서는 학교폭력에는 무관용을 우선하고, 피해 학생을 최우선으로 보호한다는 게 원칙이다. 가해 학생에 대한 학생부 기록 보
최병용 칼럼니스트초4이상·중학교·고등학교에 지난 2010년 도입된 교원평가제도는 동료 평가,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로 이뤄진다. 점수를 서로 후하게 줘 실효성이 떨어진 동료 평가는 지난해부터 폐지됐다.현재 시행 중인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는 무기명으로 교사의 수업이나 생활지도에 대해 1점에서 5점으로 평가하는 객관식과 교사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쓰는 서술형 평가로 이뤄진다. 필자가 학교에 근무하던 당시에도 철없는 학생들이 쓴 서술형 교원 평가로 상처받는 교사가 많았던 기억이 난다.교원평가는 교원의 자기성찰 유도와 전문성 신장을 목
최병용 칼럼니스트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자녀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사퇴했다. 당사자인 정씨 아들은 2017년 민사고에 재학하며 동급생에게 심각한 언어폭력을 가해 강제 전학 조치를 받았다.당시 검사였던 정씨는 학교의 조치에 반발해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전을 벌여 전학을 지연시켰다. 자신이 가진 권력과 법 지식을 활용해 학교와 피해자에게 또 다른 가해를 가한 셈이다.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전에 학교, 담임교사, 피해자는 고통을 겪고 있을 때 가해자는 태평하게 수능 공부에 매진해 서울대학교에 합격했다. 본인의 안위와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