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초중고교 학교체육을 확대하는 내용의 학생건강증진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 체육 시간을 늘리고, 미술·음악과 ‘즐거운 생활’로 묶여 있는 체육을 독립 교과로 별도로 신설하기로 했다. 중학교는 2025학년도부터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을 30% 확대하고,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는 고교에서도 체육 수업이 충실히 이뤄지도록 별도의 대책을 세울 계획이다. 정부가 초중고교 학생에 대해 학교체육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떨어진 학생들의 체력을 키우고 비만·과체중 학생을 줄이기 위함이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1982년부터 통합과목으로 초등 1·2의 ‘즐거운 생활’에 음악·미술과 함께 묶여 있던 신체활동 영역을 40년 만에 단계적으로 별도 체육교과로 분리한다. 내년부터 ‘즐거운 생활’ 수업시간이 늘어나면서 체육 시간이 현재 2년간 80시간에서 144시간이 된다.

중학생의 경우 ‘학교 스포츠 클럽 활동’ 의무 교육 시간을 현재 102시간에서 136시간으로 30%가량 늘린다. 학교 스포츠 클럽 활동은 일종의 체육 동아리 활동이지만, 교과 과목처럼 3년간 의무 시간이 규정돼 있다. 대학입시로 체육 활동이 뒷전으로 밀린 고교생은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는 2025년부터 체육 과목으로 반드시 10학점을 이수하도록 할 방침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은 학교 체육을 등한시했던 게 사실이다. 문체부의 2022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주 1회·30분 이상 운동한 10대 청소년 비율은 52.6%에 그쳤다.

서울교육청의 학생 건강검진 결과에선 초등생 3명 중 1명이 비만이거나 과체중이었다. 코로나로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학생 비중이 30.5%로 늘어나고, 저체력으로 분류된 학생도 16.6%로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학생들이 덩치만 큰 약골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학교체육이 부실해지면서 학부모들이 활동량이 부족한 아이를 위해 체육 활동도 사교육에 의존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생 사교육 참여율은 85.2%로 중학생(76.2%), 고등학생(66%)보다 높다. 초등생 사교육의 67.8%는 예체능과 취미·교양 분야 사교육이다. 아이들 체력마저 부모의 재력·관심도에 따라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교육청은 올해 아침 체육활동 ‘아침 체인지(體仁智)’ 정책으로  부산지역 초·중·고 학생들의 체력 증진과 인성함양에 신선한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 1교시 시작하기 전 가벼운 운동으로 잠을 깨워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도록 하는 활동이었다. 교육부는 이 같은 부산교육청의 체육활동 정책을 전국 시도 교육청으로 확산시켜 2025년까지 수업 전 아침이나 방과 후 틈새 시간을 활용한 체육 활동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한다. 정부 당국은 앞으로 학생들에게 당연한 권리인 학습권과 함께 운동권 강화를 위해 체육시설 확충과 체육 전담 교사 확보, 교육 콘텐츠 개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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