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제 언론인오늘 아침 창밖 멀리 햇살에 비친 갯벌을 쌍안경으로 살펴봤다. 다소 먼 거리인데도 윤슬이 반짝대는 갯벌과 바다 풍광이 수채화처럼 한 편의 그림 같다.인천 영종도 백운산 자락의 아파트에 살고 있어 인천대교 주변의 바다 전경을 침대 머리맡에서도 늘 바라본다. 갯벌 탐사를 위해 장만한 쌍안경을 통해 집에서 2~3㎞ 떨어진 해안도로, 갯벌, 바닷물을 관찰하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40배율 크기까지 ‘줌-업’해주니 안방에서도 철새 날개짓까지 세심히 살펴볼 수 있다.요즘 영종도 몇몇 주민들과 함께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만드는 활동
박희제 언론인한국의 교통 정책 우선순위는 변함없이 승용차-대중교통-도보 순이다. 아직도 경제성장을 철칙으로 삼고 있기에 사람보다 자동차가 중심이다. 빠르고, 신속한 효율성이 일상에서 최고의 가치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성취를 넘어 기후 정의와 문명 전환을 선도해야 할 세계적 위상에 비하면 창피한 일이다. 한국은 이제 서구문화의 수신처가 아니라 세계를 향해 시대전환의 문화 가치를 전파할 발신지 아닌가.10년 넘게 살고 있는 인천 영종도의 통행료 문제를 살펴보다 엉뚱하게도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10월 1일부터 ‘돈 먹는 하
박희제 언론인새만금 잼버리(Jamboree, 유쾌한 잔치)가 막을 내리고 4만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각자 제 나라로 돌아갔으나 후폭풍이 거세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국제적 망신보다 더 심각한 매립지의 비극을 보여줬다.국제행사를 미끼로 새만금 갯벌을 매립해 야영지로 꾸며놓고도 뻔히 예상되는 폭염엔 속수무책이었다. 매립지의 배수되지 않는 땅은 모기와 화상벌레들의 서식지로 돌변했음에도 해충 방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기후 온난화로 더 뜨거워진 뙤약볕을 피할 그늘은 광활한 매립지엔 없고 화장실, 목욕시설은 엉망이었다. 세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11일 오후 폐영식과 K팝 공연으로 12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대부분의 각국 참가 대원들은 12일 숙소에서 퇴소, 출국길에 올랐다. 일부 국가 잼버리 대원들은 출국 일정을 미루고 한국에서 문화탐방과 관광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이번 잼버리 대회는 준비 부족, 운영 미숙으로 인해 88서울올림픽 이후 성공적으로 국제 행사에서 치렀던 대한민국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개최지였던 전라북도의 부실한 행사 준비, 여러 명의 공동위원장으로 인한 컨트롤타워 부재, 정치권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파행은 여성가족부를 포함한 중앙 부처와 함께 잼버리를 유치한 전라북도의 책임이 크다. 이번 사태는 한국 지방자치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전북도는 2015년 강원도 고성을 누르고 세계 잼버리 후보지로 결정됐다. 전북 도지사는 잼버리 조직위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전북도는 32년 전인 1991년 고성 잼버리를 성공적으로 잘 치러낸 만큼 새만금 잼버리도 무사히 치러내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하지만 1995년부터 시행된 지방자치제가 도입되기 이전에 중앙정부가 지원했던 고성 잼버리와 전북도가 유치한
박희제 언론인 ‘힙한’ 지역이 많아지고 있다. ‘1004섬’으로 정체성을 찾고 있는 전남 신안도 생태와 문화를 매개로 담대한 도전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자은도 임자도 암태도 증도 압해도 등 여러 섬마다 각기 문화예술공간을 조성하는 야심 찬 운동을 펼치고 있다. 덕분에 몇 년 사이 범상치 않은 전시장, 박물관이 20여개나 생겼다.예술과 꽃, 소금, 식물, 컬러 등을 활용한 지역 재생이 큰 성과를 거두자 2021년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에서 ‘신안군 퍼플섬’을 제1회 유엔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했을 정도다.‘그리운 바다
박희제 언론인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기후위기에 대비해 도시를 어떻게 바꿔나갈지 이정표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요.”전남 순천에서 10년째 정원해설사로 활동하는 50대 여성 K씨의 순천만에 대한 자부심은 하늘을 찌른다. 국가정원 1호인 순천만에서 10년 만에 열리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구름 인파’로 넘쳐나 신나기도 하지만, 그보다 정원을 매개로 순천의 변화를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벌교(보성) 가서 주먹 자랑 말고, 여수 가서 돈 자랑 말며, 순천 가서는 인물 자랑하지 말라’는 얘기는 전남 지역에 떠도는 옛말 중 하나다.K씨
장순휘 정치학박사/ 한국문화안보연구원 이사 ‘인천상륙작전’은 지난 73년간 아무런 저항감 없이 받아들인 ‘표기’이다. 그런데 다시 들여다보면 매우 부적절한 표현이며 매우 부적합한 용어라는 것이다. ‘인천상륙작전’의 사전적 정의는 “1950년 9월 15일 맥아더 장군의 지휘 아래 유엔군과 국군이 인천에 상륙해 전개했던 군사작전이다. 이 작전으로 유엔군과 국군의 반격이 시작돼 6.25전쟁의 전세(戰勢)가 바뀌었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에서 ‘전세가 바뀌었다’라는 표현에 주의를 해야 한다. 그리고 낙동강전선에서 수세(守勢)에 몰렸던 국군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선감학원이라고 들어봤는가? 조선총독부는 1942년 ‘조선소년령’을 근거로 안산시 대부도 인근 선감도에 아동 수용시설을 설치했다. 부랑아 감화를 목표로 한다고 했지만 사실은 세뇌교육과 징병 인력 확보를 위한 것이었다. 미국의 군사정권은 악명 높은 시설 선감원을 없애지 않고 1946년 초 경기도에 넘겨줬다. 경기도는 1954년 시설을 확장하고 인권유린을 더욱 체계적으로 할 준비를 마쳤다. 선감원은 1960, 1970년대 악명 높은 인권탄압과 생명 박탈 기관의 대명사가 됐다. 1982년이 돼서야 폐지됐지만 살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 강이나 호수에 남조류가 과도하게 성장해 물의 색깔이 짙은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녹조현상이라고 한다. 무더위 속에서 가뭄과 맞물릴 때 더욱 심각해지는 자연현상이다. 그런데 올해 낙동강의 녹조가 예사롭지 않다. 부산의 식수원인 물금·매리 지역에 조류 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됐고, 심지어 강에서 떠내려온 녹조가 인근 논밭은 물론 바다가 만나는 길목인 다대포 해수욕장까지 뒤덮었다. 조류 경보 ‘경계’ 단계는 남조류 세포 수가 2차례 연속 ㎖당 1만개 이상이면 발령된다. 그런데 물금·매리 지점의 남조류 세포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원장5월 만춘이 되면 남도 앞바다에서는 10~15㎝가 되는 대멸을 볼 수 있다. 그물 가운데에서 펄떡거리는 씨알이 굵고 긴 대멸 중에서도 머리가 통째로 붙어 있는 멸치를 ‘웃장멸치’라고 하는데, 그물을 털어 잡기 때문에 신선도가 높고 흠집이 없다.‘웃장멸치’는 이때만 맛볼 수 있는 진미 중의 진미다. 흠집이 없고 신선한 대멸에 굵은 소금을 뿌려 통째로 숯불에 구워 먹는 것이 ‘웃장멸치구이’다.‘웃장멸치’를 제외한 그물 털기로 나온 멸치는 내장이 터지거나 몸체에 흠집이 나는데 이것은 주로 젓갈로 담가진다.죽
밀물정끝별가까스로 저녁에서야두 척의 배가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벗은 두 배가나란히 누워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무사하구나 다행이야응, 바다가 잠잠해서 [시평]오래 전의 일이다. 경기도 안산에는 사리라는 이름의 작은 포구가 있었다. 지금은 시화 방조제로 인하여 육지나 습지공원으로 바뀌었지만, 이 사리 포구에 만조(滿潮)가 되는 시간이면 밀물을 따라 배들이 생선을 가득 싣고 줄줄이 포구로 들어온다. 먼 바다에서, 바다 물결과 힘든 사투를 벌이다가, 그 사투를 모두 이겨낸 개선장군인 양 우뚝이 돛대를 세우고 밀물을 따라 들어온다
바다가 부럽다 운곡 이종림 서울문학 명예회장파도가 몰아쳐도해일이 속을 뒤집어 놔도그 다음엔 언제 그랬냐는 듯산도 깊은 심연도 해초도 꼭꼭 숨기고싸르르 싸르륵 갯벌도 어루만져 주고난 내가 미워지고주위가 미워지고미운 마음이 산바람처럼 살랑대고 있는 나는많은 것을 가지고아무것도 없는 듯 포용하고 있는네가 부럽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는 ‘동백꽃 필무렵’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공간적 배경으로 바닷가 마을이라는 점이 같다. 삭막한 도심을 벗어난 공간에서 마음의 치유를 가능하게 한다. 다치고 상처받은 도시인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려 한다. 이렇게 같은 점이 있지만, ‘갯마을 차차차’에는 살인 사건은 없다. 미스터리 스릴러 같은 얼개도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로맨틱 코미디의 특징이 더 진하다. 바닷가 마을의 풍경과 함께 홍반장(김선호)의 사람의 향기 나는 매력이 윤혜진(신민아) 같은 여심을 매혹시킬 뿐이다.대개 갯마을이라면 대개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한때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열풍이 불던 때가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밀밭, 수도꼭지를 틀면 나오는 포도주, 프랑스와 스페인 접경 언덕 사이로 난 이국적인 길은 굳이 종교적 순례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낭만적인 길이었다. 그리하여 걷는 걸 좋아하는 도보꾼이나 여행객들은 대부분 한 번쯤 산티아고 순례길을 꿈꾸기도 했다.산티아고 순례길은 예수의 제자인 성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북서쪽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로 향하는 약 800km에 이
최병용 칼럼니스트 코로나19 사태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 등에서 한국의 방역역량과 의료 시스템, 경제·문화를 재조명하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우한처럼 극단적인 봉쇄를 하지 않고도 대구, 경북에서 폭증한 감염자를 뛰어난 의료기술과 투명한 환자 동선과 접촉자 공개,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이겨낸 민주적 방식의 방역을 조명했다. 미국의 언론은 “한국에서 대부분 사람이 마스크를 쓰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을 아프게 하는 걸 원치 않고, 개인의 자유를 기꺼이 희생하는 문화 때문이다. 문화적 차이가 코로나19 대응
장순휘 정치학박사/문화안보연구원 이사모 주간지에서 연속기획보도(2019년 6월 24일 제2563호, 7월 22일 제2567호, 7월29일 제2568호)한 ‘함박도의 북한군 침략주둔’은 실로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연도별 ‘구글어스 엔진’의 인공위성 지도를 분석해보면 2017년 촬영된 함박도는 숲으로 된 무인도 상태였다. 그러나 2018년 지도에는 북한군 주둔시설로 보이는 건물이 뚜렷이 식별된다. 그렇다면 북한군이 불법적으로 2017년 1월~2018년 7월 사이에 기습적으로 불법 점령하고 건축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무인도를 은
어처구니없는 인명사고가 또 다시 발생했다. 22일 인천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캠프장 텐트 화재로 인해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는 해당 지방자치단체나 사업주, 사용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미연에 사고가 예방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안전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이 같은 사고는 당국과 사업주의 안전 불감증과 불완전한 시설을 찾는 이용자들의 사소한 부주의가 복합적으로 이루어져 끔직한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다. 화재가 발생한 동막해수욕장의 글램핑 인디언텐트는 북미대륙 인디언 원주민들이 사용한 원뿔형의 천막인 ‘티피’ 모양으로
시품 14하덕조(1941~ )벌교 꼬막 참맛은눈물 맛이다꼬막으로 자식 대학 보낸어머니 눈물 맛이다[시평]찬바람이 불면 꼬막에 맛이 들기 시작한다. 꼬막은 봄에 껍데기를 키우고 여름에는 산란을 한다. 가을이 되면 매서운 겨울을 나기 위해 살을 찌운다. 그렇기 때문에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의 꼬막은 살이 많고 쫄깃쫄깃한 맛이 가장 좋다고 한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벌교의 어머니들은 갯벌로 나가 꼬막을 캔다. 서울로 공부를 하러간 아들 학비를 대느라고, 하나라도 더 캐려고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벌교 어머니들은 갯벌에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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