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품 14

하덕조(1941~  )

벌교 꼬막 참맛은
눈물 맛이다

꼬막으로 자식 대학 보낸
어머니 눈물 맛이다

[시평]
찬바람이 불면 꼬막에 맛이 들기 시작한다. 꼬막은 봄에 껍데기를 키우고 여름에는 산란을 한다. 가을이 되면 매서운 겨울을 나기 위해 살을 찌운다. 그렇기 때문에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의 꼬막은 살이 많고 쫄깃쫄깃한 맛이 가장 좋다고 한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벌교의 어머니들은 갯벌로 나가 꼬막을 캔다. 서울로 공부를 하러간 아들 학비를 대느라고, 하나라도 더 캐려고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벌교 어머니들은 갯벌에서 산다. 이렇듯 캐진 꼬막은 반찬은 물론 안주로도 인기가 아주 많다. 매서운 겨울을 나기 위해 살을 찌운, 그래서 살이 많고 쫄깃쫄깃한 맛의 꼬막. 그 꼬막에는 매서운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꼬막을 캐는 어머니의 눈물이 깃들어 있다. 어머니의 눈물 맛까지 더해진 꼬막의 쫄깃한 맛. 그 꼬막의 진정한 맛, 실은 우리는 오늘도 잘 모르며 먹고 있구나.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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