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권 논설위원 새해 들어 거친 폭력을 휘두르는 악한처럼 몰아닥친 북극 한파였다. 몇 년간은 겨울이 비교적 포근하기만 했던 서울은 15년 만에 최저기온(영하 18도)을 기록했다. 평화로운 제주관광객들이 졸지에 집도 절도 없는 노숙자로 전락했다. 무려 19일간 한반도 전체가 꽁꽁 얼어붙었다. 기상청은 “장기 예보에서 갑작스러운 강추위를 예상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이 말의 골자는 이번 한파는 갑작스러운 것이었으며 결국 현대과학으로 풀기 어려운 ‘기상이변’이라는 것인가? 기상청 주변에서 늘 듣던
정라곤 논설실장 시인 며칠 전, 미국 샌디에이고에 살고 있는 아들이 소식을 보내왔다. 일주일 내내 비가 내려 여기저기서 홍수가 났다는 내용인데, 온화한 기후와 적은 강수량으로 잘 알려진 도시에 오랫동안 겨울 폭우가 내렸다니 기상 이변이 닥친 것이다. 비단 미국 서부지역뿐만 아니다. 한겨울에 벚꽃이 만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던 워싱턴 DC 일대에서는 주말에 최고 시속 100㎞에 육박하는 눈보라 사태로 지하철과 버스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는 보도가 났고, 플로리다 주에서는 여름철에 발생하는 토네이도 현상이 한겨울에 발생해 주민 2명이 숨지고
한국자동차품질연합 김종훈 대표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 경유(디젤) 차량이나 액화석유가스(LPG)차량인 경우 시동문제로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가 많아진다. 이는 차량의 결함이기보다는 특성 때문이다. 박모씨는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독일산 경유를 사용하는 대형승용차의 시동이 잘 걸리지 않았다. 판매처에 여러 차례 항의를 하자, 판매처는 국내 연료의 품질이 떨어져서 그렇다며 차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고 앵무새 답변만 했다. 국내 생산 준중형급 경유 승용차를 운행 중인 송모씨는 겨울철 기온이 많이 내려가면 시동도 걸리지 않고 주행 중에 간혹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갑작스레 내려간 기온도 아랑곳없이 시민들은 국정교과서 시위를 하고 있고 여야는 곧 있을 선거에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려고 포석치기에 바쁘다. 대통령은 연일 미국, 중국, 일본 등으로 외교를 펼친다고 바쁘고 먹고살기 바쁜 서민들은 여전히 하루해가 짧게 동동거리는 삶을 살아간다. 뼈빠지게 노동해도 변화 없는 삶이지만 그래도 달라질 미래를 만들기 위한 몸부림이다. 이러한 국내의 제각각의 삶은 갈수록 간극이 커지고 있다. 당장 어려운 계층은 한 끼 끼니가 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돌봐야 할 지도층은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삼국시대의 왕열은 병원(邴原), 관녕(管寧)과 함께 명사로 이름을 날렸다. 천하의 조조마저도 차마 그를 초빙하지 못할 정도로 재야에서 깨끗하게 살다가 죽었다. 그는 다양한 지식과 도에 통달했지만, 정의가 아니면 돌아보지 않았다. 영천(穎川)의 진태구(陳太丘)를 스승으로 모셨다. 많은 학우들이 진태구에게 배웠으나, 왕열의 기량이 워낙 출중해 모두 감복하며 따랐다. 그의 이름은 해내에서 더욱 유명해졌다. 조부의 상을 당해 귀향했다. 마침 대기근이 닥쳐서 사람들이 굶주리자 자신의 창고를 풀어 읍민들을 구했다. 종족
어처구니없는 인명사고가 또 다시 발생했다. 22일 인천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캠프장 텐트 화재로 인해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는 해당 지방자치단체나 사업주, 사용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미연에 사고가 예방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안전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이 같은 사고는 당국과 사업주의 안전 불감증과 불완전한 시설을 찾는 이용자들의 사소한 부주의가 복합적으로 이루어져 끔직한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다. 화재가 발생한 동막해수욕장의 글램핑 인디언텐트는 북미대륙 인디언 원주민들이 사용한 원뿔형의 천막인 ‘티피’ 모양으로
최상현 주필 1950년 10월 26일 올리버 프린스 스미스(Oliver Prince Smith) 소장이 지휘하는 미 해병 1사단이 원산항에 상륙, 장진호로의 진격을 시작한다. 미 해병 1사단은 태평양 전쟁에도 참여했던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 최강의 군대다. 별명이 충성으로 섬기는 주인의 적을 물어뜯기 위해 가죽끈에서 풀리려 몸부림치는 사나운 사냥개 ‘도베르만(Doberman)’이다. 그들의 원산항 도착은 중공군이 서부 전선에서 공세를 개시한 바로 다음날 이루어졌다. 전황이 심상치 않아선지 이들의 상급 부대이자 동부전선을 책임진 10군
정라곤(논설위원, 시인) 주변에서 매미 소리가 찌렁찌렁 울려난다. 매미가 정열적으로 운다는 것은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영락없이 찾아든다는 신호탄이다. 흐린 날씨에도 밤 기온이 섭씨 25도를 넘으니 열대야 현상마저 보인다. 더워야 여름 맛이 난다지만 연신 땀이 후줄근히 흘러내린다. 한여름엔 무슨 일을 하려고 해도 정신이 집중되지 않아 작업에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한여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은 휴가를 떠나거나 갖가지 방법으로 피서를 하는가 보다. 10년 전쯤엔 납량특집 TV프로가 인기몰이를 했다. 무더운 한여름 밤에 소름이 쫙
지난 13일부터 막이 오른 지구촌의 축제, 브라질월드컵은 시작 초부터 세계인들의 열기가 현지 기온보다 더 뜨겁다. 개막전에서는 예상대로 브라질이 크로아티아에게 3-1의 승리를 거두었고, 15일 열린 D조 1차전 빅 경기는 죽음의 조라고 불리면서 관심이 모아졌는 바, 그 경기에서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축구 종가인 잉글랜드를 2-1로 물리쳐 환하게 웃었다. 한국대표팀은 18일 러시아와 첫 경기를 갖는데 국민 관심이 매우 크다. 국민은 이번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로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선 ‘기대 반
오세을 (사)대한양계협회장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지난 1월 17일 국내에 발생된 지 3개월이 가까워오고 있지만 아직도 발생 소식이 들려오면서 농가들의 마음을 졸이고 있다. 기온이 올라가면 혹여 AI가 사라질까 기대감을 가져보지만 최근 북한과 일본에서 AI발생이 확인되면서 불안한 마음은 더욱 농가들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다.AI가 발생되면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는 양계농가를 대신해 죄송한 맘 금할 길 없다. 하지만 철새에 의한 감염에 무게를 두면서 발생 확산이 마치 농가들의 책임인양 몰고 가는 분위기도 문제가
정라곤(논설위원, 시인) 겨울과 관련해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말이 있다. 백두산 호랑이가 “소한 대한 다 지나면 얼어 죽을 내 새끼들 없다”는 내용인데, 대한이 지났고 내일이 입춘이고 보니 올 겨울 추위가 끝나가는 것 같다. 지난겨울엔 서울의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까지 떨어지는 한파가 여러 날 이어져 시민들의 고생이 심했지만 올겨울은 그간 잘 나타나지 않던 삼한사온 현상도 어김없이 찾아와 2008년 이후 가장 포근한 겨울을 보내고 있으니 다행스럽다. 기록을 보면 한반도에서 가장 추운 곳은 중강진이다. 1933년 1월 12일 그곳
주말이면 혼자서 호젓하게 산책을 하곤 한다. 집 근처에 안양예술공원이 있는지라 별다른 수고없이 마음만 먹으면 금방이라도 자연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지난 주에는 제법 큰 떡갈나무에서 씨알 굵은 도토리가 연방 떨어지는 경이로운 순간과 맞닥뜨렸다. 잠시 만유인력에 대한 짧은 과학 지식을 들추어내다 하는 수 없이 비움을 말없이 수행하는 자연의 겸허함을 일깨우는 쪽으로 선회했다. 빈곤은 또 다른 충만함이 아니던가.2km 남짓한 산책로를 거닐다 보면 25년 동안 장작구이 삼겹살과 도토리묵 등을 팔고 있는 작은 음식점을 만날 수 있다. 건축
한병권 논설위원 # 아파트 주차장에 자동차를 세운 채 차 안에서 데이트를 즐긴다. 그런 아베크족을 자주 본다. 데이트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즐기기에도 좋겠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의 일이다. 집까지 바래다 준 남자친구와 헤어지는 것이 아쉬운 일일 것이다. 남자친구와 차 안에서 한동안 시간을 보내는 젊은 아가씨가 있다. 벌써 몇 년째. 두 사람의 차속 데이트. 삼십분도 좋고 한 시간도 좋다. 금세 가을밤이 깊어진다. 이들은 사계절 내내 차 시동을 끄지 않고 데이트를 즐긴다. 겨울에는 춥다는 핑계로 히
정라곤(논설위원, 시인) 추석 연휴가 끝났다.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다녀오거나 가족 친지들을 만났다. 먼 거리를 다녀오느라 피곤감도 있겠지만 반면에 조상에 대한 도리나 부모님 또는 형제들과의 만남을 통해 회포도 풀었을 테고 즐거운 시간도 가졌을 것이다. 명절은 이와 같이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들이 한 곳에 모여 얼굴을 맞대고 정을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므로 짧은 기간 먼 거리를 이동해 힘들어도 내심으로는 즐거운 마음이다. 예부터 추석은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최대의 명절이다. 그래서 “일 년 삼백육십오일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
정병기 시민칼럼니스트 전력 기본단위가 1970년대부터 변함없이 적용돼 서민 전기료가 평소에도 폭탄을 맞고 있는 현실이다. 정부는 전력의 기존단위를 현실에 맞게 재조정해야 한다. 선진국이다 중진국이다 논하면서 가정전력기본은 50㎾이다. 넘어서는 전력부터는 누진세가 적용되어 엄청난 전력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현실이다. 정부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전력을 아끼라고만 호소할 것이 아니라 국민경제와 수준에 걸맞게 전력을 생산하여 공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전력합리화를 위해 전력거래사업소
“동작소방서에서 알립니다”해빙기 안전사고 예방 이것만은 명심하자!절기상으로는 입춘을 지나 대보름을 맞는 봄이 다가왔지만 아직 날씨는 쌀쌀하기만 합니다. 이번 호에는 해빙기 안전사고 예방에 대해 시민들께 안내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해빙기는 2월 하순에서 4월, 겨우내 쌓인 눈과 얼음이 녹아서 땅의 지반이 약화되는 기간을 의미합니다. 이때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지표면 사이에 남아있던 수분이 얼어붙고 토양이 부풀어 오르는 ‘배부름 현상’이 나타납니다.날씨가 따뜻해짐에 따라 얼었던 공극수(토양을 형성하는 입자사이로 흐르는 물)가 녹
‘시민의 발’이 또 묶였다. 지난 2일 55년 만의 강추위로 인해 1호선이 탈선해 4시간 반이나 멈춰 서 있었다. 이날 오전 7시 22분쯤 서울역에서 청량리행 전동차가 고장으로 멈춰 섰다. 이 때문에 46분간 운행이 중단됐다. 사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오전 8시 40분쯤 고장난 전동차를 옮기는 과정에서 탈선이 발생, 2차 사고가 일어나면서 바쁜 출근길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와 함께 선로 일부구간 이상 및 절연장치 고장으로 인천·천안 방향 하행선도 지연 운행되는 등 1호선 운행이 전체적으로 큰 차질을 빚었다. 코레일 측은 “
윤용호 소설가 나는 영문학과 교수다. 이즈음 나는 심신이 몹시 지쳐 있다. ‘대학 법인화’ 문제로 학교가 찬성과 반대파로 나뉘어 시끄럽기 때문이다. 나는 어서 방학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종강을 하는 날, 부동산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P한테서 전화가 왔다. 투자 건으로 캄보디아를 방문하는데 이참에 함께 관광이나 즐기자고. 경비는 모두 자기가 부담하겠단다. P는 내 죽마고우다. “다만 며칠 동안은 너 혼자서 놀아야 해. 나는 먼저 사업적인 일을 처리해야 하니까.” P의 이런 호의는 휴식이 필요했던 나에겐 복음이나 다름없었다. 웬
남강 김덕수 경인년 섣달 겨울은 한강물이 얼어붙을 만큼 매서운 추위 속에 저물어 갑니다. 소한·대한절기에 동장군이 한껏 그 위세를 떨치네요.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고 시베리아 대륙에서 삭풍이 거세게 몰아치기 시작하면 연세가 지긋하신 어른들께서는 찬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든다고 하시죠. 육신이 노쇠하면 단화(丹火)가 더 이상 몸을 훈훈하게 데워주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중고등학생들이 방학을 해서 눈에 잘 띄지 않더군요. 그런데 늦가을부터 겨울방학 전 그리고 꽃샘추위 때 특이한 현상들을 여학생들에게서 목격할 수 있습니다. 여학생들이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비행기가 착륙할 청주의 기온이 영하 16도라는 기내 방송을 듣는 순간, 온몸이 오싹해졌다. 캄보디아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과연, 공항의 새벽 공기는 차가웠으며 칼바람이 세차게 따귀를 후려쳤다. 정신차렷! 새벽 찬바람이 뺨을 후려치자 번쩍 정신이 들었다. 퍼뜩 든 정신으로, 달렸다. 찬바람에 얻어터지지 않으려면, 달려야 했다. 어둠 속에서 택시들이 줄 지어 서 있었다. 우리는 ‘공정’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맨 앞에 서 있는 택시를 향해 달렸다. 달린 다음, 택시의 뒷트렁크를 두들겼다. 찬바람이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