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동진(東晋)과 남송(南宋)은 중국사에서 한족이 세운 왕조 가운데 북방 민족에게 쫓겨서 장강 이남으로 옮겨간 대표적인 사례이다. 동진은 그나마 생기와 멋을 보여주었지만, 남송은 어딘지 슬픈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러한 인식이 과연 사실에 부합될까? 아니면 강력한 한족 중심의 민족적 패권주의에 오염된 인식일까?남송은 항주(杭州)를 정권의 중심으로 삼았지만, 뜻밖에 초기 제왕들의 자취는 소흥(紹興)에 남아 있다. 소흥은 구도시 전체에서 다른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깊은맛이 숨어 있다.찹쌀에 보리누룩을 넣어서 담은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우크라이나 전쟁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단 1주일이면 키이우를 점령하고 우크라이나 정부의 항복을 받아낸다며 허장성세하던 러시아의 푸틴의 체면은 말이 아니다. 러시아군의 전쟁에 관한 기본 전술은 항상 수도를 점령하는 것이다. 그들의 사고방식은 상대방 국가의 수도만 점령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지난 6.25전쟁 때도 북한군은 소련군 고문관들이 작성한 작전문건대로 서울을 점령하면 전쟁 승리가 선언되는 것으로 착각했었다. 그래서 서울에서 무려 사흘이나 지체하다 전쟁의 승기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대한
동서 진영의 패권주의가 원인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격우크라이나는 지금 울부짖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금 이보다 더 억울할 수 없고 분통 터질 일이 없다.풍전등화(風前燈火), 바로 이들의 현실적 운명을 일컫는 예언과도 같은 말이 됐다.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울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 돼 가고 단단해져 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조국을 위해 ‘사즉생 생즉사’의 각오로 골리앗과 싸우고 있다. 어린아이에서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조국을 지키기 위해 결사항전태세로 임하고 있다.이 글을 마칠 때면 우크라이나의 전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가 긴장하고 있는 와중에 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국내적으로는 20대 대선이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온 아주 민감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북한은 보란 듯이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올 들어서만 벌써 8번째 미사일 발사다. 지난 베이징겨울올림픽 기간에는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으며 자중하던 북한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한 국제정세 급변과 대선을 목전에 둔 국내정세의 긴장을 틈타 다시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합동참모본부는 27일 오전 7시 52분께 북한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최근 중국에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자신들 문화의 일부라고 왜곡하는 사례가 더욱 치밀해지고 있다. 중국은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한복 등이 자국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국 누리꾼들은 “중국이 한국의 문화를 또 다시 훔치려 하고 있다”고 분노하고 있다. 김치에 이어 한복까지 자국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중국의 문화공정은 멈추지 않고 있다.중국은 전 세계가 지켜본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뜬금없이 한복을 등장시키고 한복이 자국의 문화인 것처럼 꾸민 퍼포먼스로 한국을 ‘소국’ 취급했다. 이는 중국 내부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짧은 문장 하나 소개한다. “기업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수단이 있다. 거기까지 가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래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어떤 느낌이 드는가? 협박조로 들리지 않는가? ‘좋은 말 할 때 내놔’ 하는 투다. 러만도 미국 상무부장관이 지난 23일 외신과 인터뷰한 내용 중 일부다. 이 말은 미국 정부가 반도체 화상 회의라는 이름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을 소집한 뒤에 나왔다.미국은 ‘반도체 공급부족에 대비하고 병목현상을 해소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세계 반도체 회사들을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지난 1일 미국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15%나 급등했지만 미국 정부가 개입하지 않겠다는 보도가 있었다. 미국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개입하면 오히려 부작용을 가져온다고 봤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시장경제에 맡겨서 자연스럽게 적정가격에 수렴하게 둔다고 했다. 가격이 급등하면 건설업자들이 집을 많이 지어서 공급을 늘리기 때문에 가격이 하락한다.우리나라에서는 5월 28일 주택에 대한 임대사업자 세금 혜택을 없애기로 했다. 불과 4년 만에 임대주택 제도를 모두 폐기한 것이다. 정부 정
미국과 중국이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다. 주요 2개국(G2)인 미중 양국이 소위 ‘패권 다툼’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는 중이다. 2018년 5월 무역전쟁으로 시작된 미중 갈등이 양국 간 무역 협상이 잘 끝나면 종식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미국 대통령선거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확전이 지속되면서 이제는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외교․안보․정치․환경 분야 등을 망라해 양국 간 주도권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쟁탈전으로 변질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최근 미국 블링컨 국무장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중국과 충돌한바
박상병 정치평론가한마디로 경악할 만큼의 민주당 참패였다. 게다가 지난해 21대 총선 완승의 기세가 여전히 살아있을 법도 한데, 불과 일 년여 만에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울과 부산의 선거결과에서 민주당은 무엇 하나 이렇다 할 의미를 찾을 만한 것도 없다. ‘역대급 참패’로 기록될 뿐이다. 그렇다면 지난 일 년여 만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민주당 참패의 원인은 어렵지 않게 짚어 볼 수 있다.문재인 정부가 어쩌면 그렇게 노무현 정부의 실패와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는지, 그것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지난 1월 1일 중국은 개정된 중화인민공화국(PRC) 국방법(NDL)을 정식 발효했다. 이는 1997년 3월에 중화인민공화국 국방법을 제정한 이래 처음으로 대폭 개정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26일 중국 제13차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代, NPC) 24차 상무위원회를 개최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상정한 중화인민공화국 국방법 개정안을 166명의 상무위원들이 통과시켰으며, 12월 31일까지의 공고기간을 거쳐 2021년 1월 1일부로 효력이 발생했다.우선 1997년 3월 14일 제8차 전인대 5차
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꺾는 미국의 전방위 공격이 예리하다. 화웨이를 제재하더니 SMIC(中芯國際集成電路)를 서서히 블랙리스트에 올릴 기세이다. 화웨이와 더불어 중국 반도체의 자주적 입국을 달성할 양대 축을 잘라 버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중국 정부도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반발한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7일 “미국이 근거도 없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국력을 남용한다. 중국 기업에 제재를 한다. 이는 적나라한 패권주의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거의 흥분을 삭히지 못하는 수준이다. 점잖은 외교적 언사가 아니고 전쟁
박상병 정치평론가제1441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27일 열렸다. 말이 1441번째이지 여기까지의 과정은 눈물과 원망, 분노와 절규의 연속이었다. 그 지난했던 과정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그들의 투쟁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정대협과 정의연은 그 상징이었다. 그들의 투쟁은 곧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투쟁과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어린 여학생들이 참여하고 현장에서 모금이 이뤄지기도 하고 더 나아가 국민들의 성원이 잇따른 것도 모두 이런 배경이었다.그러나 지난 27일의 시위는 이전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
박상병 정치평론가얼마 전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 인재영입 6호로 한 스타트업 회사의 홍정민 대표를 소개했다. 면면을 보니 다양한 콘텐츠로 꽉 찬 보기 드문 여성인재 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특히 대기업을 다니다가 육아 문제로 퇴직을 했고 그 후 독학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스토리까지 공개하며 경력단절 여성들의 롤모델이 될 만한 삶을 걸어왔다는 영입 배경까지 덧붙였다.이처럼 21대 총선을 3개월여 앞두고 여야 모두 인재영입 경쟁이 한창이다. 훌륭한 인재를 발굴해서 총선에 내보내고 이를 통해 정당의 이미지 개
박상병 정치평론가 21대 총선이 4개월 보름정도 남았다. 물론 한국정치의 시계로 본다면 아직도 많이 남았다. 총선까지 판세를 크게 흔들 수 있는 태풍이 계속 밀려올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은 누구도, 어느 정당도 비관하거나 낙관할 상황이 아니다. 비교적 단단한 우세를 보이고 있는 민주당일지라도 자칫 역풍에 휘말리면 분노한 민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여전히 상황파악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한국당이 빨리 정신이라도 차리게 된다면 총선 정국의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물론 ‘제3지대 정치세력’의 깃발을 든 바른미래당도 아직은
한반도(韓半島),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지정학적으로 반도국에 속한다. 반도국이란 지정학적으로 대륙에서 해양으로, 해양에서 대륙으로 진출하기에 용이한 요충지로서 육대주 어느 나라든 역사적으로 늘 외세 내지 열강들의 관심의 대상이 돼 왔다. 반도국으로는 그리스, 로마, 발칸, 크림반도 등이 대표적이며 우리 대한민국이 위치한 한반도 또한 이에 속한다. 이 반도국의 지난 역사를 보노라면 참으로 주변 열강들과의 끊이지 않는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었으며, 흥망성쇠의 갈림길에서 자의든 타의든 늘 숨 가쁘게 살아왔고 버텨왔고 때론 지배해 왔다. 그
자유한국당이 연일 당내 계파 간 갈등으로 적절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비대위를 꾸린다고 하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굴러갈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당사자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비대위장 이름만 언론에 흘리는 것도 정치적인 예의가 아니다. 더욱이 여러 명망가들의 이름만 나올 뿐 전체적인 그림이나 어떤 가치도 찾기 어렵다. 따라서 어떤 방향으로 비대위를 꾸릴 것인지 감조차 잡기 어렵다. 당내 절박한 상황을 엿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친박과 비박의 주도권 싸움, 그 끝은 이렇게 참담해 보인다.그런데 여당인 민주당이라고 해서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훗날 2018년의 봄을 생각하면, 다른 어느 해보다 특별했던 봄으로 기억할 것 같습니다. 지난 4월 초, 친구들과 함께 중국 산동성에서 봄을 맞이했습니다. 여행은 걸어서 하는 독서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라고 합니다. 또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인가도 중요합니다. 우리는 이번 여행에 ‘산시춘유회(山詩春游會)’라는 타이틀을 붙였습니다. 산동과 시를 즐기는 봄나들이라는 뜻입니다. 산시춘유회는 고대 중국의 제자백가 가운데 대부분을 낳은 산동을 찾는다는 의미와 함께 평생의 지기들끼리 함께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북한학박사 최근에 국가안보의 산실인 ‘국방과학연구소’를 다녀왔다. 북한과 주변국의 안보위협을 염려하는 안보전문가의 입장에서 연구소 소장을 비롯해 모든 분들이 합심해서 첨단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무기체계 연구에 진력하는 것을 보고 안심이 됐다.제4차 산업혁명에서 첨단기술의 확보여부는 그 국가의 번영과 발전을 좌우한다. 이를 중시해 대한민국 헌법 제127조 ①항에서는 “국가는 과학기술의 혁신과 정보 및 인력의 개발을 통하여 국민경제의 발전에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명시하고 있
전 세계가 북핵문제로 한반도에 시선이 모여 있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외국서 볼 때는 바로 전쟁이라도 날 것 같은 분위기 인데 우리 사회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상할 정도로 차분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안보 불감증도 있지만 민족끼리의 통일에 대한 담론을 통해 기대감이 있어 전쟁의 공포를 희석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통일은 반드시 된다. 통일에 대한 갈망도 있고 사회적 분위기도 무르익었지만 정작 실현 가능한 통일의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믿고 있었는데,
박상병 정치평론가 국민의당이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다. 인사청문회 정국에서는 사실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면서 제3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반면에 여권으로부터는 반개혁적인 자유한국당과 보조를 맞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으며 자유한국당으로부터는 ‘사쿠라 정당’이라는 모욕까지 받고 있다. 물론 그런 비판이 적절한 것은 아니지만 국민이 볼 때는 다소 혼란스런 것이 사실이다.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강요하는 우리 정당체제에서 제3당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고도 어렵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탈이념과 탈지역의 중도정치론최근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