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韓半島),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지정학적으로 반도국에 속한다. 반도국이란 지정학적으로 대륙에서 해양으로, 해양에서 대륙으로 진출하기에 용이한 요충지로서 육대주 어느 나라든 역사적으로 늘 외세 내지 열강들의 관심의 대상이 돼 왔다. 

반도국으로는 그리스, 로마, 발칸, 크림반도 등이 대표적이며 우리 대한민국이 위치한 한반도 또한 이에 속한다. 이 반도국의 지난 역사를 보노라면 참으로 주변 열강들과의 끊이지 않는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었으며, 흥망성쇠의 갈림길에서 자의든 타의든 늘 숨 가쁘게 살아왔고 버텨왔고 때론 지배해 왔다. 

그 가운데서도 동방의 작은 나라 이 한반도의 지난 역사는 역사가 다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유구한 역사를 간직하며 흥망성쇠를 반복해 왔다. 즉, 아픔만 있었던 것 같지만 기쁨이 충만한 황금기 또한 있었음을 아득한 역사는 증명해 주고 있다. 

아니 기쁨을 넘어 온 세계를 정복했던 마치 꿈같은 민족이었음을 잊어선 안 된다. 이를 반영하는 시(詩)가 바로 시성 타고르가 지은 ‘동방의 등불’이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그렇다. 일찍이 황금시기가 있었고, 그 밝은 빛이 잠시 쇠했었으나 이제 다시 빛날 것을 알리고 있는 예언적 시다.

지금 이 한반도 주변 역시 지난 역사가 그러해 왔듯이, 다시금 주변 열강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세계시장 질서가 무너지면서 저마다 살겠다는 보호주의 무역으로 바뀌면서 이기주의와 패권주의 나아가 신 냉전이 되살아나는 극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역시 세계가 가장 관심 가는 곳이 어디겠는가. 바로 이 한반도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사면초가, 고립무원, 동네 북 등의 표현이 난무한 이유다.

주변 열강들의 패권이 지금 이 한반도를 그 중심에 두고 한바탕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미래를 놓고 먹느냐 먹히느냐의 기로에서 열강들은 한판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패권경쟁은 군사 내지 힘의 논리로 승패를 갈랐으나, 지금은 정치 경제 군사 문화 외교 정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다양화시대의 다양한 승부다.

그 중심의 한반도, 과연 무엇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 우리의 현실과 운명은 그 어느 한 나라와도 적을 만들어선 안 된다. 강력한 힘과 경제력과 문화를 바탕으로 한 외교적 노력이 가장 필요한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역사적으로 반도국의 운명은 늘 아주 망하거나 아주 흥해왔다. 기원 후 약 7세기 경 돌궐 장수는 “성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내는 자는 흥한다”고 했다. 당시 진시황은 천하를 통일한 후 만리장성을 쌓고 그 안에 스스로 갇힘으로 진나라는 망하고 말았지만, 당시 반도국 로마는 “모든 길은 로마로…”라는 명언을 남길 정도로 온 세계를 정복했다.

지금 이 한반도는 어쩌면 죽느냐 사느냐 아니면 흥하느냐 망하느냐 하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 힘들어도 스스로를 가두려 하지 말고, 뚫고 길을 내야만 한다. 싸우자고 하는 것은 고민하고 노력하기 싫고 게으르다는 의미다. 

국민들을 선동해 분열시키지 말고, 또 국민을 힘들게 하고 희생하게 하는 길을 택하지 말고 실타래를 풀듯이 나라와 국민이라는 한 뜻 아래 뭉쳐 이 난관을 해체 나갈 때 우리는 과거 로마와 같이 온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즉, 신 문예부흥이며 신 르네상스시대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지도자와 정부는 국민을 선동해 자신들의 무지와 무능함을 감추려 하지 말고 솔직하게 늦었지만 대책을 세우고 외교와 정보력을 바탕으로 합리적이며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국민선동으로 보호막 삼아 쉬운 길로 가려한다면 이 나라의 운명은 오히려 어려워 질 것이 자명하다. 

힘들고 고달파도 대화하고 소통하며 길을 내 가야 한다. 그리고 그들과 맞서는 것이 아니라 가르치고 일깨워 끌고 갈 수 있는 정신과 문화와 실력을 앞세워야 한다. 

지금 하늘은 우리 민족을 시험하고 있는 것이다. 구한말과 같은 상황이 또다시 우리 앞에 전개되고 있다. 지금 반도국 대한민국은 그 때와는 사뭇 다르다. 그 때는 쇄국으로 성을 쌓다가 망했지만 지금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낼 수 있는 힘과 지혜로 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민족이다. 

문제는 난국을 풀어가고 이끌어 가는 지도자의 안목과 지혜에 이 나라의 운명이 달려 있는 것이다. 난세에 영웅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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