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not caption

최근 중국에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자신들 문화의 일부라고 왜곡하는 사례가 더욱 치밀해지고 있다. 중국은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한복 등이 자국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국 누리꾼들은 “중국이 한국의 문화를 또 다시 훔치려 하고 있다”고 분노하고 있다. 김치에 이어 한복까지 자국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중국의 문화공정은 멈추지 않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가 지켜본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뜬금없이 한복을 등장시키고 한복이 자국의 문화인 것처럼 꾸민 퍼포먼스로 한국을 ‘소국’ 취급했다. 이는 중국 내부를 더욱 결속하고 공산당 패권주의를 유지시키려는 꼼수로 보인다. 동북공정과 문화공정은 이미 선을 넘고 정치적 이슈로 치달으면서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중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한반도의 역사가 자국 역사의 일부라는 동북공정에 이어, 한국의 문화까지 자국 문화라고 주장하는 문화공정까지 지속적으로 한국에 보란 듯이 신경을 거슬리게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의 언론과 누리꾼들은 방송과 유튜브 등을 통해 한복과 김치 등이 자국 문화라는 억지 주장을 펼치며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한복에 대해서 한복(韓服)이 아닌 한푸(漢服)라 부르며 중국 한족의 전통 의상이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끊이지 않는 중국의 문화공정에 대해 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수정을 요구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홍보영상에 상모돌리기와 한복을 등장시켰던 중국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도 어김없이 한복을 재등장시키며 단순한 해프닝이 아님을 확인시켰다.

중국에 각종 외교 사안에서 저자세를 유지해왔던 정부는 김치와 한복을 자국 문화로 편입하려는 문화침탈에 제대로 된 항의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의 행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중국 공산당 직속기관인 중앙정치법률위원회는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한국의 문화적 자신감 부족으로 비롯해 생긴 피해망상”이라며 한국을 폄훼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 상황에 대해 황희 장관은 “기분대로만 이야기할 수는 없다”며 또다시 저자세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여러 가지 국익에 대한 부분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복 논란에 대해 대한민국 장관이 중국의 행동에 대해 “다소 아쉬움이 있다”는 말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한 상황에서 중국의 눈치만 보고 한반도 역사가 중국 역사의 일부라는 무리한 논리에 침묵해서는 곤란하다. 중국은 세계 각국의 우수한 문화도 자국의 것이라는 문화공정을 확산하고 있다. 정부의 저자세에 대해 특히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분노하고 있다.

소극적 대응은 국내 젊은이들의 반중 정서를 키울 뿐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일본 영토 주권 침해만 따질 것이 아니라, 중국의 역사 왜곡을 바로 잡기 위해 민간, 사회단체와 협력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