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프로야구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는 것을 보면서 ‘죽은 제갈공명이 산 중달을 도망치게 했다’는 소설 삼국지 이야기가 떠올랐다. 제갈공명이 죽은 뒤에도 적이 두려워할 정도로 뛰어난 지략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였다. LG가 이번에 우승을 차지한 것은 5년 전 세상을 떠난 고 구본무 선대 LG그룹 회장의 ‘야구 유산’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마치 제갈공명의 얘기처럼 말이다. 그것은 구 회장이 생전에 준비했던 일본 오키나와산 아와모리 소주와 롤렉스 시계였다.그는 럭키금성
박희제 언론인 ‘힙한’ 지역이 많아지고 있다. ‘1004섬’으로 정체성을 찾고 있는 전남 신안도 생태와 문화를 매개로 담대한 도전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자은도 임자도 암태도 증도 압해도 등 여러 섬마다 각기 문화예술공간을 조성하는 야심 찬 운동을 펼치고 있다. 덕분에 몇 년 사이 범상치 않은 전시장, 박물관이 20여개나 생겼다.예술과 꽃, 소금, 식물, 컬러 등을 활용한 지역 재생이 큰 성과를 거두자 2021년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에서 ‘신안군 퍼플섬’을 제1회 유엔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했을 정도다.‘그리운 바다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2연승 후 3연패를 당했다. 여자배구 챔피언결정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다 잡은 챔피언 자리를 한국도로공사에 넘겨준 뒤 흥국생명 선수들은 깊은 허탈감에 빠져 닭똥 같은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하지만 한국여자배구 ‘여제’ 김연경은 눈물을 흘릴 수 없었다. 화려한 선수 생활에 불명예 기록을 남긴 당사자로 남게 된 것을 받아들이기가 힘들기 때문이었다.김연경은 2022-2023시즌 시상식에서 역대 두 번째 만장일치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거머쥔 뒤 “통합우승이 가능한 팀에 입단하고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해도 너무했다. 한때는 세계 정상을 자부하던 한국 야구가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3회 연속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망연자실한 상태이다. 이처럼 무너지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한국은 2023 WBC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호주에 7-8로 졌다. 일본에는 콜드게임을 겨우 면할 정도로 난타당하면서 4-13으로 대패했다. 야구 말고 본업을 따로 가진 동호인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린 체코에도 3실점 하면서 7-3으로 이겼다. 예선 마지막 4차전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2020년 12월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한 가족 영화가 있다. 바로 ‘워 위드 그랜파(The War with Grandpa)’다. 로버트 드니로, 우마 서먼 등 명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할아버지에게 방을 뺏긴 손자의 전쟁 선포를 코믹하게 그려 웃음을 선사한 영화다. 노령으로 불의의 사고를 입은 할아버지는 딸의 집에서 살게 된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오자 손자는 다락방으로 쫓겨났다. 얘기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공격과 방어가 배꼽을 잡을 정도로 재미있다. 할머니와 손녀, 손자가 함께 2여년 동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영화 ‘헤어질 결심’은 최근 제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박찬욱), 남우주연상(박해일), 여우주연상(탕웨이), 각본상(정서경·박찬욱) 등 6개 부문을 휩쓸었다. 박찬욱 감독의 청룡영화상 감독상 수상은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에 이어 세 번째다. ‘헤어질 결심’은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가 사망자의 아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묘한 감정선을 그려냈다. 영화 속에서는 그 흔한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나오지 않는다. 박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8일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KS) 6차전에서 SSG가 4-3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을 차지하던 순간은 극적인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SSG 선수들은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팀명인 랜더스를 딴 일명 ‘랜딩’ 세리머니였다. 정용진 구단주와 KS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은 김강민은 우승기를 그라운드에 꽂았고, 폭죽이 솟구쳐 올랐다.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4인조 록밴드 퀸의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영국 엑세터대학, 카디프대학, 호주 퀸즐랜드대학 공동 연구팀은 3차례의 실험을 통해 사무실을 녹색 공간으로 만들면 주의력이 향상돼 생산성이 15%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주의회복이론(Attention Restoration Theory)의 관점에서 보면 녹색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업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다. 따라서 생산성이 향상한다는 것이다.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환경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니 생산성이 32%까지 상승했다. 주변 환경이 생산성은 물론이고 건강도 좌우하는 법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
한국 영화가 다시 한번 세계무대에서 새 역사를 썼다.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막을 내린 제75회 칸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은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최우수감독상을 받았다. 2003년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 이후 두 번째 수상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송강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만든 한국영화 ‘브로커’로 최우수 남자배우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 최초다. 그리고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한꺼번에 두 개의 상을 받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칸영화제가 한국영화의 작품성과 예술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언제나 당당하고 멋지고 아름다웠던 전설의 여배우. 너무 젊은 배우 강수연이 별이 됐다. 강수연의 ‘인생 감독’이기도 했던 임권택 감독은 강수연을 만나 작품이 더 빛날 수 있었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강수연은 안에서나 밖에서나 강한 배우였다. 영화인들과의 술자리에선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고 외치며 영화인이 더 자부심을 세우기를 바랐던, 남성 중심의 영화계를 휘어잡은 여성이었다. 돈보다는 배우의 자존심, 문화예술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자는 본인의 평소 생각을 내비쳤다. 강수연은 한국 영화계 최초의 월드 스타였다.
시골집 가을 풍경이은자찬 이슬 내린다는 절기 백로(白露)아침부터 비 내리더니수수 알 쪼던 참새들 날아가고살진 방아깨비 한 마리장독대위에 앉아 햇볕 쬐고 있다.아기 낳는 날 언제일까거친 숨소리도 잠잠하고방아깨비, 방아깨비친정엄마 기다리나?파리를 낚아채는 두꺼비한가롭게 낮잠 즐기는 한낮송장메뚜기 한 마리푸르르 날아와 흙담 위에 앉는다. 약력작사가제22회 한민족예술대전 우문부 최우수상제32회 찬불가요가사 공모 당선2007년 불교문학시문학상 수상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이제 배구팬들은 조용히 경기만을 보지 않는다. 경기 안팎에서 발생하는 선수나 팀의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표현이나 행동을 한다. 자신들이 잘못됐다고 판단하는 사안을 바로잡기 위해 단체 활동까지 불사한다.특히 선수들이 사회적 물의를 빚거나 일탈행동을 하는 경우에는 SNS를 통해 자신들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밝히거나 거리 시위까지 하기도 한다. 배구에서 팬들의 변화된 모습은 올 초부터 눈에 띄게 드러났다.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사건은 그들을 좋아하던 팬들을 크게 실망시켜 분노까지 일으키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지난 18일 막을 내린 2021 KBO리그 한국시리즈에서 kt위즈가 보인 저력은 한마디로 파죽지세였다. 파죽지세(破竹之勢)란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氣勢)’라는 뜻으로, 곧 세력이 강대해 대적을 거침없이 물리치고 쳐들어가는 기세인바 kt위즈가 그랬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전통과 저력의 두산베어스를 상대해 창단 7년밖에 안 되는, 아직 신생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kt위즈는 7전 4선승제에서 4전 선승으로 챔피언을 결정지어버렸기 때문이다.그렇다고 하여 두산베어스가 어디 못하는 팀인가. 그렇지 않다. 그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영화 뉴스를 보니 미국에서 올해 최고의 웰메이드 실화 드라마인 영화 ‘워스(Worth)’가 지난달 21일 개봉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이다. 국내에서도 상영 중인 이 영화는 20년 전 미국에서 발생한 9.11테러에 대한 피해자들의 보상과 관련된 실화이다. 이 영화가 주목받는 것은 2016년 최고의 영화로써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각본상을 동시에 거머쥔 바 있는 영화 ‘스포트라이트’의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이 다시한번 호흡을 맞추면서 세계인들이 마음 아파했던 실제 사건과 인물을 담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하늘의 여름 해를 잠시라도 보고, 앞을 다시 보면 순간적으로 사물이 분간이 되지 않는다. 강렬한 햇빛 잔상이 시각에 간섭 효과를 순간적으로 일으키기 때문이다. 봉준호의 영화 ‘기생충’도 마찬가지 간섭 효과를 일으켰다. 칸영화제는 물론이고 아카데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영화제를 휩쓸다시피 하니까 웬만한 영화제의 수상작은 화제가 되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1등주의와 쏠림 현상에 경도된 한국 사회의 단면일 수도 있겠다.영화 ‘종이꽃(2020)’도 봉준호 기생충의 역광 효과를 본 영화 가운데 한편이다. 지난 5월 제53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소강 민관식 선생은 현재 62세인 1958년생 개띠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끼쳤던 분이었다. 1973년 2월 문교부장관(현 교육부장관)이었던 민관식 선생은 고등학교 평준화 대책을 전격 발표했다. 이 발표로 서울과 부산에서 치열했던 명문고등학교 입시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고등학교 평준화가 적용됐다. 당시 서울 시내 모 중학교 3학년으로 올라갈 예정이었던 필자는 지금의 ‘고3병’과 같은 ‘중3병’의 입시지옥을 별반 거치지 않고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1990년대 중반쯤, 일선 체육기자 시절 민관식 선생
장순휘 정치학박사/문화안보연구원 이사‘봉하이브’로 통하는 영화감독 봉준호(奉俊昊)의 신드롬이 전세계 영화계를 강타하는 쾌거가 있었다. 제92회 아카데미상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우수 국제영화상,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각본상의 4개 부문의 상을 수상한 최초의 아시아 영화감독이 됐다. 봉 감독의 영화는 시대를 패러디하는 시사성 있는 사회적 문제점의 고발과 다양한 소재를 의외성으로 재구성한 블랙코미디 작품성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가지고 있다.2019년에 발표된 ‘기생충’은 블랙코미디 서스펜
전경우 작가 문화칼럼니스트1936년 독일 베를린 올림픽 하면, 손기정과 일장기 말소 사건이 먼저 떠오른다. 조선 청년 손기정이 태극기 대신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마라톤에서 우승을 하자 신문사에서 사진 속 일장기를 지우고 게재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 올림픽에서 우승을 하고서도 가장 슬픈 얼굴을 한 손기정의 표정은 두고두고 민족의 한이 됐다. 베를린 올림픽은 가장 정치적으로 이용당한 올림픽이란 오명을 안고 있다. 히틀러는 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뒤 자신감이 떨어진 독일 국민들의 사기를 높이고 체제를 선전하기 위해 작심을 했다. 밖으
전경우 작가/문화칼럼니스트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최초로 TV 방송이 도입됐다. 독일 시내 곳곳에 TV가 설치돼 경기결과가 실시간으로 중계되었다. 이는 올림픽이 세계적인 스포츠 제전으로 자리 잡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또한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기록영화가 만들어졌다. 레니 리펜슈탈이라는 여성 감독이 카메라 8대와 약 2 백 명의 기술진, 4만 미터의 필름을 들여 ‘민족의 제전’ ‘올림피아’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고, 후에 베니스영화제 최우수작품상까지 수상했다.올림픽 성화가 선보인 것도 베를린 올림픽 때다. 대회 조직위원장이었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에서 한국 대표팀이 세계 축구계를 이끌 ‘미래 스타들의 경연장’에서 당당히 준우승했고 최우수선수(MVP)에게 주는 골든볼을 이강인 선수(발렌시아)가 차지했다. 아쉽게 선제골을 지켜내지 못한 채 우크라이나에 막혀 1-3 패배를 맛보긴 했으나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FIFA 주관대회 결승 무대에 진출해 ‘준우승’이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이뤄낸 것은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FIFA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지난 1983년 멕시코 U-20 월드컵과 2002년 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