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에서 한국 대표팀이 세계 축구계를 이끌 ‘미래 스타들의 경연장’에서 당당히 준우승했고 최우수선수(MVP)에게 주는 골든볼을 이강인 선수(발렌시아)가 차지했다. 아쉽게 선제골을 지켜내지 못한 채 우크라이나에 막혀 1-3 패배를 맛보긴 했으나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FIFA 주관대회 결승 무대에 진출해 ‘준우승’이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이뤄낸 것은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FIFA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지난 1983년 멕시코 U-20 월드컵과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이 두 차례였다.

15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 대한의 건아들은 정말 늠름했다. 전반 5분 만에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꽂은 한국 대표팀은 출발이 좋았다. 전반 34분 우크라이나 공격수가 1점을 넣어 동점이 돼 전반을 마치고 후반전이 시작됐어도 대등한 경기는 계속됐다. 정정용 감독이 4-2-3-1 전술로 바꿔 승부수를 던졌지만 한국의 공세를 막아낸 우크라이나가 후반 8분 만에 결승골을 넣었고, 이후 한국 팀에게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상대방 골기퍼의 손에 맞고 크로스바를 때리면서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던 것이다. 전열을 정비해 막판 공격에 집중한 한국이 후반 44분 역습을 당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어떤 경기든 복기를 하면 아쉬움이 따를 테지만 이번 대회에서 정정용호 태극전사들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해 빛난 성과를 얻었음은 부인할 바 없다. 대표팀 선수 구성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소속 정우영 선수의 소집이 불발되면서 정정용 감독은 ‘스타 위주’가 아닌 팀워크로 선수 구성을 마쳤던바 선수 21명 가운데 K리그2 6명과 대학생 2명이 주축이 됐다. 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음에도 대표팀 어린 선수들은 이번 대회 기간 내내 한팀을 강조한 정 감독의 ‘팔색조 전술’에 잘 따르면서 마침내 준우승을 거머쥐게 된 것이다.

예선 1차전에서 실망감을 보여 약체로 평가된 한국 대표팀이 16강, 8강, 4강을 거쳐 결승전에 오르면서 FIFA 본무대에서 보인 단결력과 준우승이라는 빛난 성과는 한 마디로 감동적이다. 정 감독의 지시보다 선수들의 이해력을 돋보인 지도력에 대표팀 선수들은 자율 속의 규율을 중시했고, 주전도 비주전도 없는 선수 모두는 대회를 축제로 즐겼고 마침내 새 역사를 쓰게 된 것이다. FIFA 월드컵에서 역대 우리나라 최고 성적을 낸 대한 건아들, 정말 장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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