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권 논설위원 중국 진(晉)나라의 국세가 강해지자 정(鄭)나라에서 값비싼 선물과 가희들을 화친의 선물로 보내왔다. 진 도공이 패업을 이루는 데 공이 큰 위강에게 절반을 하사하자 위강이 말했다.“무릇 평안히 지낼 때 항상 위태로움을 생각해야 하고, 위태로움을 생각하게 되면 항상 준비가 있어야 한다. 충분한 준비가 있으면 그제야 근심과 재난이 없을 것이다.”끝내 사양하며 받지 않은 그는 도공이 제후들 앞에 ‘거안사위(居安思危)’의 자세를 잃지 말 것을 간(諫)했다. 도공은 위강의 남다른 식견에 머리를 끄덕이며 미녀들을 모두 정나라로
정라곤(논설위원, 시인) 새해 들어 며칠 지나지 않은 이때쯤이면 사람들마다 기대치가 많다. 그러면서 복잡하고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는 이야기보다는 밝고 아름다운 뉴스를 듣고 싶어 한다. 지금까지 신문이나 TV보도에서 지겹도록 들어왔던 암울한 사건들에서 벗어나 애써 마음의 평안을 찾으려 함은 기대를 가졌던 지난 일들에 대한 회의감도 일부 작용하고 있다. 지난 세월 우리는 많은 일에 관심을 가져보았지만 좋은 날의 기억은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해가 바뀌자 지도자들이 쏟아내는 신년사들이 매스컴을 장악하고 있다. 그 내용들은 기대를 잔뜩 늘어
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김정은의 신년사를 필두로 북한이 새해 들어 남북관계 개선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일단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지난해 신년사에서 무려 통일이란 용어를 22차례나 강조한 북한이 약 한 달 후인 2월 12일 제3차 핵실험을 단행한데서 우리는 북한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작년의 경우를 평가할 때 북한은 분명 양두구육(양의 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파는 행위)의 행태를 보여주었다.그러나 올해도 똑같이 행동하기에 북한이 처한 환경은 만만치 않다. 우선 첫째로 장성택 정변 이후 북한의 권력은 심하게 흔들
갑오년 새 해가 비친 한반도는 아직도 차갑다. 남북관계가 여전히 긴장국면을 벗지 못하는 상황이다. 북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숙청에 따른 여파다.남북 양측은 새해 벽두부터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미국과 남조선 호전광들은 북침핵전쟁연습을 벌여 사소한 우발적 군사적 충돌도 전면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위험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며 “이 땅에서 전쟁이 다시 일어난다면 그것은 엄청난 핵재난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한병권 논설위원 글루미 2013. 우울한 한국 사회 자화상이었다. 과로에 시달리던 집배원 둘이 연말에 잇달아 쓰러졌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 등 열악한 환경이 이들을 죽음에까지 내몰았다. 통계개발원의 ‘한국의 사회동향 2013’에 따르면 한국인의 삶 만족도는 OECD 36개국 가운데 26위에 불과하다. 새 정부 출범 후 1년인 시점이지만 안개 속이다.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3.9%라는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창조 경제의 약효는 미지근하다. 휴전선 너머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특수상황이 경제와
석호익 통일IT포럼 회장 前정보통신정책 연구원장 북한은 지난 12일 국제사회의 잇단 경고에도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UN은 안전보장이사회를 긴급 소집해 강도 높은 대북제재를 논의하고 있고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중대한 조치를 하겠다고 한다. 중국도 북한 핵실험을 반대해 왔으므로 과거와는 달리 UN의 북한제재 결의안을 무조건 반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다음 날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이 만나 강력한 대응 방침을 천명하는 등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남북관계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도 급랭하고 있다. 박 당선인은 인
박상병 정치평론가 정치권에 때늦은 색깔론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다. 거의 깨지기 직전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사퇴로 야권연대가 복원되자 새누리당이 엉뚱한 곳에 화살을 쏘고 있다. 갑자기 이름도 낯선 ‘경기동부연합’이 수면에 부상하더니 이를 마치 김일성 추종세력처럼 매도하고 있다. 이는 사실이 아닐 뿐더러 그 비판의 수준이나 전략도 시대착오적이다. 단적으로 말해 색깔론이 위력을 보였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이번 총선과 12월 대선의 승패를 가늠하는 열쇠는 3040세대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대체로 탈이념의 시
윤승용 시민주권 홍보기획위원장 이명박 대통령이 2011년 신묘년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하는 사자성어로 일기가성(一氣呵成)을 선정했다. 일기가성이란 16세기 중국 명나라 시인 호응린(胡應麟)이 시 평론집인 에서 두보(杜甫)의 작품 를 평하며 사용한 표현으로 ‘문장의 처음과 끝이 일관되고 빈틈없이 순리에 따라 짜여 있다’는 뜻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성어를 ‘일을 단숨에 매끄럽게 해내듯이 좋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미루지 않고 이뤄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말연시의 사자성어 화두는 대개 유력 정치인들이
작년 12월 8일 보즈워스 대표가 2박 3일의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 이후 6자회담과 연관된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새해 들어서 북한이 노동신문의 신년사를 통하여 남북대화를 강조하는 뉘앙스를 비치더니, 이번에는 난데없이 미국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자는 제의를 하여 과연 그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물론 올해가 동족상쟁의 비극인 6.25가 발생한 지 정확히 60주년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에, 필자도 거의 60년이 다 가도록 정전협정으로 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바야흐로 평화적인 협정으로 가야 한다는 취지에 수긍
항구의 묵직한 뱃고동 소리는 가슴을 설레게 한다. 뱃고동 소리는 배가 묶였던 항구와의 이별을 알린다. 동시에 어딘가의 새로운 목적지를 향해 떠나감을 고지한다. 그 특유의 바리톤 음에는 낭만이 스며있고 뭔지 모를 꿈을 부풀려 가슴을 설레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 가끔은 뱃고동을 힘차게 울리고 떠나는 배에 몸을 싣고픈 충동을 느낄 때도 있을 것이다. 꿈이 있고 가슴이 뜨거운 사람들이 특히 그러할 것 같다.‘더 큰 대한민국 호’의 뱃고동이 울렸다. 2010년 대한민국 국민이 타고 있는 배다. ‘더 큰 대한민국 호’… 이 우람하고 멋진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