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우 시사칼럼니스트

작년 12월 8일 보즈워스 대표가 2박 3일의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 이후 6자회담과 연관된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새해 들어서 북한이 노동신문의 신년사를 통하여 남북대화를 강조하는 뉘앙스를 비치더니, 이번에는 난데없이 미국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자는 제의를 하여 과연 그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물론 올해가 동족상쟁의 비극인 6.25가 발생한 지 정확히 60주년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에, 필자도 거의 60년이 다 가도록 정전협정으로 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바야흐로 평화적인 협정으로 가야 한다는 취지에 수긍을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흔히 일에는 선후완급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지금 시점에서 급한 것은 평화협정 체결보다는 북한이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6자회담 테이블로 조속히 복귀하여 북핵문제를 매듭짓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평화협정도 정 필요하다면 이러한 6자회담 내에서 얼마든지 회담을 진행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북한의 제의는 설사 취지가 좋더라도 6자회담 복귀에 대한 명확한 의사가 없는 상태에서 발표된 것이기에 미국도 이번 제의에 대하여 여러모로 심사숙고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정부를 비롯하여 6자회담 관련국들은 하루빨리 북한을 6자회담으로 복귀시킬 수 있도록 모든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북핵문제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북한문제의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가 될 김 위원장의 후계구도가 아직은 명확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필자의 시각이다.

물론 작년 1월 8일 김정은의 생일을 맞이하여 김정은이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되었다고 보도는 되었지만, 그로부터 1년의 세월이 흘렀으며, 며칠 전에 김정은의 생일이 있어서 언론에서 그와 관련한 암시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으로 김정은이 공식적인 후계자가 되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요새 언론에서 장남인 김정남과 차남인 김정철에 대한 관련 보도가 거의 없어서 과연 이들이 현재 어떤 상황인지 알 수가 없으며, 특히 필자가 예전부터 주목한 잠재적 후보군이라고 보고 있는 김평일 대사에 대한 움직임도 거의 감지되고 있지 않다.

또한 김 위원장의 신변과 관련하여 건강이 특별히 호전되었다거나, 그렇다고 악화되었다는 징조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은 가능성으로만 나오고 있으나, 방중(訪中)설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 부분도 유심히 지켜 볼 대목이다.

이상과 같이 볼 때 북한의 정국은 아직도 유동적인 변수가 있다고 보며, 6자회담 복귀에 대한 결정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는 상황에서 갑자기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한 배경에 대하여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끝으로 북한이 주장한 평화협정 체결문제는 6자회담 내에서 얼마든지 논의가 가능한 안건이라 생각하니 이제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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