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국경의 의미가 없어진 오늘날. 길을 걷다 보면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들을 쉽게 만나게 된다. 이제 더 이상 신기하거나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그중에서도 한국에 정착해서 매일 생활하는 외국인들은 한국 문화를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그들이 생활하면서 느끼는 긍정적, 부정적, 충돌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한국에는 러시아·프랑스·영국·인도·중국·일본·필리핀·미국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의 문화를 들어보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3명의 중국인에게 한국 문화에 대해 물었다.
▶(상)편에 이어서◆기운생동 소나무, 만사형통을 기원하다“소나무, 늘 푸른 게 청청하니 좋잖아요?” 소나무에 대한 안 작가의 첫 느낌은 그랬다. 사시사철 푸른 것이 우리 민족의 절개를 닮았고, 가지의 휨은 우리 민족의 질곡을 담아낸 듯했다. 처음에는 소나무의 강인한 겉모습을 보고 반했다면, 이후 작가는 소나무가 가진 내면의 힘, 우리 민족과의 떼려야 뗄 수 없는 상징성에 푹 빠지고 말았다.“소나무를 엄청 사랑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소나무의 겉모습이 이루어내는 조형성에 빠졌다가 그릴수록 그 안에 내재된 깊은 의미를 되새기게 됐지요.
◆“나의 나무가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고 희망이 되길 원한다”봄의 색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초록’이라고 답할 것이다.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고 단단하게 얼어버린 땅속에서 초록의 움을 틔우는 그 강인한 생명력과 만물이 다시 깨어나는 소리가 신성하면서도 싱그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초록을 ‘생명의 기운’이라고 부르고 싶다. 여기 생명의 근원인 작은 씨에서 싹을 틔우고, 뿌리를 깊게 내려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나무를 그리는 이가 있으니 바로 안말환 작가다.안말환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나무는 보는 이들마다 각기 다른 꿈을
◆오노 요코 존 레논, 퍼포먼스로‘반전과 평화’의 메시지 전달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그룹 ‘비틀즈(The Beatles)’. 그리고 비틀즈의 리드 보컬 ‘존 레논(Joh nLennon)의 아내’로 잘 알려진 오노 요코(小野洋子, Ono Yoko). 전위예술가이자 설치미술가인 요코가 존 레논과 결혼할 당시, 사람들은 존 레논을 이용해 유명해지려 한다고 수군거렸다. 그동안 주로 혼자서 퍼포먼스를 해왔던 그녀는 결혼한 뒤 존레논과 함께 공동 작업을 펼치면서 유명세를 탔다.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69년 3월 20일 결혼한 존 레논과 오노
▶ [운주사④] 편에 이어서만약 운주사의 석탑들이 밤하늘의 별자리를 땅에 구현해 놓은 하나의 천문도였다는 주장이 맞아떨어졌다면 이는 정말 우리나라의 역사, 문화, 종교사에 경종을 울릴만한 대 발견이었을 것이다. 예부터 하늘을 이 지상으로 항상 가까이 내리려고했던 우리 선조들의 민족성이 또 한 번 증명되는 일이 되니까 말이다.그런데 우리 선조들은 왜 그토록 하늘에 관심이 많았을까. ‘하늘의 별따기’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른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 ‘하늘이
▶ [운주사③] 편에 이어서“옳고 그름보다 문화현상을 이해하는 맥락이 중요”운주사의 석탑들이 밤하늘의 별자리를 땅에 구현해놓은 하나의 천문도라는 주장이 제기되어 일대 파장을 몰고 온 적이 있었다. 1999년 4월에 방영된 KBS 역사스페셜 ‘새롭게 밝혀지는 운주사 천불천탑의 비밀’에서 운주사의 탑 배치가 일등성 별의 배치와 닮아있다는 주장을 펼쳤던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이 방송을 통해 알려진 후 운주사를 찾는 주말 관광객은 2천여 명에 달했고, 광주 전남 언론들이 앞 다투어 재차 보도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하지만 같은 해 7
▶ [운주사③]편에 이어서신세계의 염원을 가득 담고 있는 와불을 만나려면 먼저 와불보다 10m 아래쯤에 우두커니 서있는 시위불(머슴불)을 만나야 한다. 지그시 눈을 감고 정숙을 엄하게 알리는 이 돌부처는 도선 국사 설화에서 새벽닭 우는 소리를 낸 동자승이 벌을 받아 변한 불상이란 설화를 가지고 있다. 또 와불에서 떼어낸 바위의 일부로 만들어졌다고도 한다.999번째, 1000번째 불상으로 번호매김이 된 이 와불은 남불 12.7m, 여불 10.3m의 높이로 암반에서 떼어내어 세웠다면 엄청난 높이를 자랑했을 것이다. 와불의 본 의미는 ‘
▶ [운주사①] 편에 이어서운주사는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에서 길산이 새 세상을 꿈꾸며 천불천탑을 세우려다 실패한 장소로 묘사되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 후에도 수많은 소설과 시에서 새 세상의 염원을 간직한 장소로 그려왔다. 실제 1980년 5월 광주민주항쟁 직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운주사에서 울분을 삭이기도 했다. 운주사의 돌부처들은 불평등하고 좌절된 현실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말없이 위로해주었다.역사문헌에서는 운주사를 어떻게 기록하고 있을까. 조선 중종 25년(1530년)에 간행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천불산은 능성현
“푸핫, 푸하핫”지금까지 봐왔던 사찰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사전조사를 통해 운주사가 어떤 곳인지 대략 알고는 있었지만 역시 특이했다. 불상들은 스스로 서있기보다 큰 돌덩이를 등받이 삼아 기대어 서있는 게 많았고, 석탑은 군병들이 도열한 듯 나란히 서있었다. 그 중에 ‘원형다층석탑’을 보고선 참았던 웃음을 ‘빵’ 터뜨리고 말았다. 정교하게 깎아 만든 탑만 보다가 밀가루로 반죽해서 만든 호떡을 겹겹이 쌓아 올린 듯한 모습을 보니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천불천탑으로 유명한 운주사에는 석탑뿐 아니라 곳곳에 돌부처들도 있다. 그런데 이 돌
▶ (上) 편에 이어서◆식재료 의약품 방부제 등 다양한 얼굴의 ‘후추’향신료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2800년에 쓰인 이집트의 파피루스 기록과 기원전 2200년경의 수메르의 점토판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록에 따르면 고대 이집트인들은 허브와 몰약, 유황, 육계, 계피 등과 같은 향신료를 사용했으며, 제의용으로 많이 쓰였다. 당시 향신료는 종교의식 때 향불을 피우는 데 사용했다. 고대 사람들은 향신료가 인간을 신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한다고 믿었다.이집트에서 후추는 시신을 방부 처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기원전 12
◆후추무역음식에 풍미를 더해 식욕을 촉진시키는 ‘향신료’. 고추, 후추, 마늘, 겨자, 생강, 계피, 정향, 육두구 등의 향신료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식품이다. 향신료가 지금은 이렇게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식품이지만, 15세기경 유럽에서는 금과 견줄 만큼 귀한 대접을 받았다.더 놀라운 것은 향신료의 왕으로 통하던 ‘후추’라는 작은 열매가 신세계를 열었고, 세계를 재편했다는 사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15~17세기 초반까지를 ‘대항해 시대’라고 부르는데, 당시 유럽 국가들을 바다로 이끈 것 중의 하나는 바로
▶ (上) 편에 이어서조병화 시인은 교육자로서 학생들에게 꿈과 용기를 불어 넣는 일에 힘을 쏟았다. 시인이 1981년 3월 인하대학교 문과대 학장으로 취임하였을 때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하여 ‘꿈’이란 글씨가 새겨진 깃발을 직접 제작하여 나눠준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다소 뜬금없는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기자가 조병화문학관 취재를 하고 돌아온 날 우연히 TV에서 아주 오래된 영화를 만날 수 있었다. 바로 1997년에 히트했던 한석규(권동현 역)와 전도연(이수현 역)이 주연한 영화 ‘접속’이다. 가슴 아픈 사랑의 상처를 가진 두
“군사부일체의 중심인 서원의 제향기능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성리철학을 바탕으로 성리학적인 이상 사회를 건설했던 조선사회. 세종·성종대와 영조·정조대 문예부흥이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유문화를 창조해낸 근원은 무엇이었는가? 이에 대해 국민대 지두환 교수는 당시의 문화는 조선시대를 이끌어왔던 전기 주자성리학과 후기 조선성리학을 이해하는 게 기본이라고 말한다.이러한 문화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이 현재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는 창덕궁과 종묘라고 자랑삼아 말하는 그에게 서원의 제향의례에 대해 들어봤다.- 우리나라 서원과 중국의 서원
제향의 준비와 진행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자.제향의 준비와 진행은 원장이 책임지고 하는 게 원칙이었다. 제향의례일이 다가오면 서원에서는 원장과 유사 등 원임과 유생들이 모여 당회를 열었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제관을 정하는 일이다.제관은 헌관과 집사인데 헌관은 서원에 모셔진 선현들에게 잔을 올리는 제관 곧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으로 구분한다. 초헌관은 수령이 담당하도록 했지만 대개는 원장이 맡는 것이 보통이다. 아헌관과 종헌관은 고을 내 유력한 양반이 담당했다.집사는 헌관을 도와 제례를 원만하게 진행토록 보조하는 하급 제관으로 직
▶ (上) 편에 이어이광연한의원 이광연 원장◆남성 갱년기에 좋은 음식으로 부추와 굴을 꼽을 수 있다. 남성 갱년기의 증상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음식과 식생활 습관에 대해서 알아보자. 남성갱년기를 이겨내는데 아연은 필수 영양소이다.아연은 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주고, 원기(元氣)를 북돋는 데 굴, 장어, 게, 새우, 호박씨, 콩, 깨 등에 풍부하다. 셀레늄도 남성 호르몬 생성과 관련이 있는데 고등어와 같은 등 푸른 생선, 굴, 마늘, 양파, 깨, 버섯, 콩 등에 많이 들어 있다.부추는 열성(熱性)식품으로 간과 신장에 좋은데 부추의 황
이광연한의원 이광연 원장언제나 마음은 청춘이지만 몸이 마음을 따라가지 못하는 40~50대 남성들. 늙지 않고 젊음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간절하다. 그러나 남성들도 불혹(不惑)의 나이, 40대를 지나면서 갱년기가 오게 되며,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지금까지 남성갱년기는 별로 관심을 많이 받지 않았다. 그리고 남성갱년기를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심약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요즈음은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남성갱년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남성
종교 특히 기독교와 문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화가 그러하고, 클래식과 같은 고전음악이나 오페라도 무관하지 않다. 르네상스시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천재적 미술가이자 과학자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이나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는 기독교의 경서인 성경에서 그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당시의 시대상이나 문화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당대의 내로라하는 예술가들이 한 번쯤은 담아내고 싶은 기독교의 역사. 여기 성경 속 인물과 사건을 다룬 작가들의 작품
발해가 아닌 대진이라고? 우리는 고구려 후예였던 대조영이 고구려의 맥을 이어 발해를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발해라는 국호는 당에서 내린 칭호요, 대조영은 이 칭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국호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자. 사실 대진의 역사가 다양하게 해석되고 국호가 명확하게 정립되지 못한 이유는 대진이 남긴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다만 중국과 러시아, 일본이 각각 자국을 중심으로 정리한 대진사가 우리에게 알려졌을 뿐이다. 심지어 중국에서는 ‘발해’라는 국호를 당으로부터 받았고 이뿐만이 아니라 발해는 당나라의 지방정권이라고
태백일사는 우리나라의 시원부터 고려까지 많은 분량의 역사를 담고 있다. 특히 삼국 가운데 백제와 신라보다 고구려사를 중점적으로 소개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고)조선의 명맥을 이은 적통 국가임을 알리고 싶은 저자의 바람이 아닐까. 이번 ‘태백일사2’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태백일사 중 고구려국본기, 대진국본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고주몽의 아버지는 해모수가 맞다, 아니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고구려 건국 이야기다. 그러나 환단고기의 북부여기와 고구려국본기에 따르면 고주몽의 아버지는 해모수가 아닌 불리지다.다만, 고주몽의 조상이 해모
음력 4월 8일(양력 5월 17일), 석가탄신일 2557돌을 맞아 거리 곳곳에 형형색색의 연등이 걸려 있다. 다종교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불교는 전통문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하나의 종교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21세기 불교가 어떻게 대중과 호흡하는지 그 모습을 살펴보자.이제 더는 템플스테이가 낯설지 않다. 푸른 눈의 서양인이 공양드리는 모습도 새롭지 않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린 해에 생긴 템플스테이가 널리 알려지면서, 사찰 체험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다른 종교에서 신앙하는 이들에게도 템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