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③] 밤하늘 북극성을 찾아주는 일곱 개의 별
[운주사③] 밤하늘 북극성을 찾아주는 일곱 개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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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질서를 지상에 구현하다
▲ 와형석조여래불 (전라남도 시도유형문화재 제273호) 운주사지 계곡 정상부에 있는 와불상. 운주사 천불천탑의 설화 중심에 있는 석불이다. 운주사 창건자로 알려져 있는 도선국사가 천불천탑의 마지막 불상인 이 와불을 일으켜 세워 세상을 개혁하려 했으나 새벽닭이 울어 누워있는 형태로 두었다고 전해진다. 또 이 와불은 칠성바위의 국자 끝 두 돌의 연장선상에 위치하고 있어 북극성을 상징하며, 북극성 신앙을 나타내는 유적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운주사③]편에 이어서

신세계의 염원을 가득 담고 있는 와불을 만나려면 먼저 와불보다 10m 아래쯤에 우두커니 서있는 시위불(머슴불)을 만나야 한다. 지그시 눈을 감고 정숙을 엄하게 알리는 이 돌부처는 도선 국사 설화에서 새벽닭 우는 소리를 낸 동자승이 벌을 받아 변한 불상이란 설화를 가지고 있다. 또 와불에서 떼어낸 바위의 일부로 만들어졌다고도 한다.

999번째, 1000번째 불상으로 번호매김이 된 이 와불은 남불 12.7m, 여불 10.3m의 높이로 암반에서 떼어내어 세웠다면 엄청난 높이를 자랑했을 것이다. 와불의 본 의미는 ‘석가모니가 누워 돌아가신 모습을 새긴 열반상으로 측와상’을 뜻하는 말이나 지금은 ‘와불’하면 운주사의 이 부처상을 지칭하는 고유명사처럼 흔히 말하고 있다. 석불의 발 아래서 바라보았을 때 왼쪽(남불) 은 좌상, 오른쪽(여불)은 입상이다. 또 바위 결에 충격을 가해 생긴 균열로 자연암석에서 부처상을 떼어내어 세우려했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와불은 어떤 가치와 의미가 있을까. 동양천문사상과 종교, 역사, 민속학 등을 두루 연구하고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 김일권 교수는 “와불은 미륵신앙을 상징하며, 나아가 북극성을 사랑한 민족임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유적”이라고 말했다. 김교수의 설명을 자세히 들어보자.

“‘미륵불’이라하면 통상적으로 미래불(未來佛)과 당래불(當來佛)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어요. 미래불은 새로운 세계의 도래를 꿈꾸는 메시아론으로, 56억년 뒤에 오시는 부처님을 말해요. 부처님이 오시긴 오시는데 굉장히 먼 미래에 오기 때문에 막연한 믿음을 요구하잖아요. 그래서 당래불로도 염원을 하는데 당래불은 시대 변혁의 의미가 커요. 내가 살아있을 때 오실 것 같은 부처님이라 변혁사상의 추동력이 됩니다. 한말의 신흥종교 등이 출현할 때 이 미륵신앙을 가지고 나오거든요. 그래서 운주사 창건 당시 무신이나 몽고의 난이 일어나 혼란스러울 때 이 당래불로서의 미륵신앙이 운주사의 와불과 만난 것 같습니다.”

▲ 칠성바위 운주사 계곡 왼쪽 기슭에 있다. 돌의 가장자리를 동글동글 예쁘게 깎아 놓은 운주사 칠성바위는 원반 지름과 크기, 배치 각도가 밤하늘의 북두칠성의 밝기와 방위각과 매우 비슷하다. 마치 북두칠성의 그림자가 칠성바위에 내려앉은 것 같이 말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번엔 와불과 북극성과의 관계성에 대해 들어보자.

“지금은 우주의 중심을 말할 때 태극을 떠올리지 북극성을 떠올리지는 않아요. 태극은 주역적인 맥락도 가지고 있는데, 고려 시대에도 주역이 있었지만, 그 시대 천문 사상의 중심에는 북극성이 있었던 것이죠. 하늘의 중심, 세계의 중심에 북극성을 뒀던 것입니다. 그런데 와불이 있는 위치를 보면 칠성바위를 기준으로 했을 때 북극성의 위치에 있거든요. 그러니 북극성을 사랑한 민족임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유적이 바로 ‘와불’인 겁니다. 또 칠성신앙은 기복적 성격이 강한 반면, 북극성 신앙은 단순 기복으로 보기 어려워요. 우주의 중심을 논해야하거든요.”

와불과 북극성과의 관계를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칠성바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돌의 가장자리를 동글동글 예쁘게 깎아 놓은 운주사 칠성바위는 원반 지름과 크기, 배치 각도가 밤하늘의 북두칠성의 밝기와 방위각과 매우 비슷하다.

마치 북두칠성의 그림자가 칠성바위에 내려앉은 것 같이 말이다. 북두칠성의 국자 끝 별 두 개를 연결하고, 그 두 별 거리의 5배 되는 곳에 북극성이 있는데 마찬가지로 칠성바위의 국자 끝 두 돌의 연장선을 따라 올라가면 와불이 누워있다. 그러니 칠성바위는 북두칠성을, 와불은 북극성을 상징하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박미혜 기자]

▶ [운주사④]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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