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라곤 논설실장/시인문재인정부 마지막 임기를 보낼 내각 명단이 지난 16일 발표됐다. 국무총리 내정자와 5개 부처 장관들인데 그 가운데 김부겸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해서는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되기 하루 전날에도 결정된 바 없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여러 후보 중에서 한 사람인 김부겸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 발표 당일 아침에야 낙점됐다는 것은 문 대통령의 고심이 그만큼 컸다는 증거이고 4.7재보선 결과 문 정권에 대한 싸늘한 민심을 읽었기 때문일 것이라고나 할까.역대 어느 정부든 임기가 1년이 안 남았을 경우 레임덕 현상이 일어나기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지난 4.7재보궐선거에서 국민 관심이 컸던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선거는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으로 끝이 났다. 박빙이라던 여당의 예상과는 달리 득표율 두 자리 숫자가 되는 큰 차이로 야당이 승리한 것인데, 선거법상 여론조사 공표가 허용되던 마지막날에도 이미 두 자리 지지율 차이가 벌어졌지만 끝내 그 간격을 메우지 못한 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패배하고 말았다. 이는 후보자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한 일이다.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소위 ‘깜깜이 선거’ 기간 중 여당에서는 선거전략에서인
박상병 정치평론가윤석열 검찰총장이 대뜸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임기 2년을 그토록 강조하던 윤 총장의 돌연 사퇴는 정말 뜻밖이다. 그러나 최근 며칠 동안 윤 총장이 보인 언행을 보면 이미 사퇴를 앞두고 포석을 둬 왔던 셈이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발언과 마치 정치인 같은 언행은 결코 검찰총장으로서 할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윤 총장은 이미 사퇴를 결심하고선 사퇴에 앞서 공개적인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에 대한 관심을 높인 뒤에 4일 전격 사퇴하는 수순을 밟았다. 어지간한 정치꾼보다 한 수 위의 정치행보다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격 사퇴했다. 윤 총장 임기는 7월 24일까지였다. 윤 총장은 최근 민주당이 추진 중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대해 헌법정신에 위배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박탈, 인사권 배제, 징계 등 모욕적 행태에도 꿈쩍 않던 그가 중수청 신설을 이유로 전격 사퇴할 줄은 여권도 몰랐다는 분위기다. 윤 총장은 앞서 대구지검 방문 때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가 마음 놓고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으로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윤 총장은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우리나라 양대 도시인 서울과 부산의 시장을 뽑는 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아직 거대도시의 시정을 책임질 시장 후보자가 최종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여야가 대놓고 상대당 공격의 고삐를 조이는 것으로 보아 선거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양상을 보면 서울은 여당이 열세거나 보합세, 부산지역은 야당 우세로 나타나긴 했으나 여당발 가덕신공항특별법 통과 등으로 새로운 전장(戰場)이 전개되고 있다.지난달 25일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방문에 맞춰 여당과 정부, 청와대의
문재인 대통령이 역대 처음으로 ‘레임덕 없는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미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임기 1년을 남겨 놓고도 40%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는 것은 강고한 지지층이 살아있는 증거라는 얘기도 있다. 어느 쪽이 맞을지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문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높다는 사실과 제1야당인 국민의힘 존재감이 별로 높지 않다는 점이다.보통 정권 말기 레임덕은 강력한 대안인 야당이 급부상하면서 동시에 집권당 내부의 균열이 가시화되면서 촉발된다. 이
정라곤 논설실장/시인박범계 법무장관을 보는 국민과 야당의 시선에는 우려가 깊다. 박 장관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보고서가 야당의 반대로 여당 단독으로 채택했고, 지난달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장을 수여한바 이로써 박 장관은 청문보고서 채택 없는 27번째 장관이 됐다. 야당이 박 장관에 대해 반대한 이유가 여럿 있었고, 현재 기소된 입장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지라 헌정사상 첫 피고인 법무장관으로서의 지위 때문에 일반 국민들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피고인 장관이 되건, 야당이 반대하든 아랑곳하지 않고 대통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5일 실시된다. 후보자 지명 전 박범계 의원은 판사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으로서 의정활동에 있어서는 적극적이었고 비교적 합리적인 인물이었다는 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장관 지명 이후 국민의힘 등 야당에서 제기하고 국민여론에서 불거진 의혹들은 의원 신분으로 있을 때와 비교해 판이하게 다르다.박 후보자는 지난해 발생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기소돼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신분이다. 오는 27일로 예정됐던 공판기일이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으로 3월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신화(神話)라 하면 그리스신화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여러 나라, 여러 지방에 있는 수많은 신화 가운데서도 유독 그리스신화가 본령(本領)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그 자체 내용이 풍부해 후세에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이설이 따르긴 해도 우주 창조를 비롯해 신들의 탄생, 영웅들의 이야기 등이 다채로우면서도 종교적이나 정치․문화적으로 상징을 주는 내용들이 그리스 신화에는 수없이 등장한다. 그 많은 내용 중 ‘프로크루테스의 침대’라는 교훈이 나오는바, 아테네 영웅 테세우스가 자신의 아버지인 아테네 왕을 찾아가는 길에
정라곤 논설실장/시인2021년 새해가 시작됐고, 지난 3일간 연휴 동안 국민들은 휴식을 취하면서 저마다 올해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대개는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 이웃들의 웃음과 함께 우리 사회의 평온을 기원하기 마련인바, 올해는 한 가지가 더 있었다. 작년 한 해 지구촌을 온통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채로 많은 불안과 불편을 주었던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조기 종식이다. 그렇지만 세계 감염예방의학자 등은 올해도 창궐하고 완전 소멸되지는 않는다는 예상이니 걱정이 큰 한해임은 틀림이 없고, 우리 사회의 안보․정치․경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계속 나오는 가운데 지난 2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과 함께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를 찾았다. 방역과 확진자 치료 등 대책을 지시하면서도 “초동대응이 미흡했던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재차 사과했다. 정 총리의 사과가 있긴 했지만 국가가 전적으로 관리하는 교정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된 것은 변명의 여지없이 전적으로 정부 잘못이라 아니할 수 없다.지금도 동부구치소 내 확진자가 증가되는 등 갈수록 사태가 악화돼 엄중한 상황이다. 따져
2021년 신축년이 밝았다. 경자년 흰쥐의 해는 참으로 힘든 한 해였다. 역병으로 인해 일상을 잃어 힘들었지만 그로인해 정치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해이기도 했다. 이역만리에서 들어온 역병의 원인을 자국민 탓으로 돌리며 압박하는 지도자로 인해 역병의 피해자는 하루아침에 죄인이 되기도 했다. 검찰개혁의 본질이 검찰총장을 내쫓는 것으로 호도하는 법무장관으로 인해 수개월간 나라는 어지러웠지만 정작 법무장관은 사과 한마디 없이 떠났다. 그 사이 역병이 법무장관이 책임을 진 교정시설에 창궐해 수감자들은 아우성이고 교도관들은 이성 잃은 수
올해 신년호 본지 사설 ‘국리민복 위한 만사형통(萬事亨通)의 한 해 되길’ 제하에서 2020년은 산적한 현안 중에서도 경제 환경을 호전시켜 정부가 제시한 경제성장률 목표치 2.4%를 달성해 국민 살림살이 걱정을 덜어달라는 것이 맨 먼저였다. 그러면서 안보 등으로부터 국민안전을 지켜주는 것도 우선돼야 하며, 정치안정도 필수적이라 강조한 바, 새해 첫날의 기대가 뜻하지 않은 복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해 뒤틀려버렸다.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성장(-1.3% 예상)의 늪을 헤매는 데다가 남북 무드는 우리의 바람과
흰쥐의 해가 저물고 흰소의 해가 다가오고 있다. 쥐띠 해에 역병이 창궐했다는 게 참으로 묘하다. 원래 쥐는 온갖 병균을 옮기는 동물이다. 유럽사를 바꾼 페스트를 옮긴 주범도 쥐였다. 코로나19 진원지도 박쥐였으니 쥐와 무관하지 않다. 쥐를 지혜로운 영물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교활한 사람을 쥐에 비유한다. 전대미문의 경자년 쥐띠해는 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될 것이다. 인간이 재앙 앞에 얼마나 나약한지를 보여 준 한 해였다.올해 마지막 시점에 터진 코로나19 집단감염 조짐이 심상치 않다. 연일 확진 1000명을 오르내리
정라곤 논설실장/시인안톤 쉬나크(Aton Schnack)! 독일의 시인이다. 이 시인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1950년대 고등학교 2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린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제하의 수필로 인해서다. 독일문학을 전공한 김진섭 수필가에 의해 번역된 이 수필은 당시 문학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이라 하더라도 수필 속 몇 구절을 암송할 정도였고, 세월이 많이 지난 지금도 그 시절에 학교를 다닌 한국인이라면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란 수필 제목은 잊지 않고 있을 것이다.‘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로 시작
‘정부실패(政府失敗)’라는 말은 경제학에서 나온 용어로 1970년대 말경에 등장한 개념이다. 당시 중동전쟁 등으로 두 차례의 석유파동이 발생한바, 즉 1973년 10월 6일 발발한 제4차 중동전쟁을 기화로 국제기구인 석유수출국가(OPEC)에서는 원유가격을 17% 인상함에 따라 세계경제에 막대한 지장을 주었고 물가상승과 더불어 마이너스 성장을 안겨주게 됐다. 또한 1978년 말 당시 세계석유 공급의 15%를 차지하던 이란에서 국내 혼란 여파로 전면 석유 공급이 중단되자 국제 석유시장에서는 큰 파동을 겪고 세계경제가 또 한 번 곤두박질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것들은 세상 끝날에나 볼 수 있는 현상들이다. 하지만 이 같은 말세 현상에 대해 자각하고 문제의식을 갖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과연 있기는 할까. 성경에는 세상 끝날에는 노아 때와 롯 때와 같다고 했다. 노아 또는 롯 때 살아남은 자가 얼마나 될까 생각이나 해 봤는가. 홍수로 물에 잠겨 죽고 유황불에 타서 죽어도 깨닫지 못한다고 했고, 오늘이 그때와 같다고 했다면 한 번쯤 생각은 해 봐야 하지 않을까.창조주 하나님의 말씀대로 지금 지구촌은 그와 같은 현상이 눈앞에서 전개되고 있지만 모두가 소경 귀머거리가 되어
정라곤 논설실장/시인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회의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채택 없이 23번째로, 지난 1월 2일 장관에 임명된 추미애 법무장관은 연초부터 시작해 연말이 저무는 시기까지 마치 싸움닭 같은 맹렬한 모습을 보여왔다. 한해가 시끄러웠다. 추 장관은 문 정부 우선과제인 검찰개혁을 밀어붙이느라 임명되자마자 연초 정기 검찰인사에서 윤 총장과 갈등을 일으키며 총장 라인을 내치기에 바빴다. 그것을 서막으로 소위 ‘추윤 갈등’이 올 한해 내내 이뤄졌으니 그 대미는 윤 총장에 대해 ‘정직 2월’의 징계 결정이었고, 추 장관의 징계 제청은
더불어민주당이 연말까지 처리하려고 했던 입법계획을 모두 성사시켰다. 범여권을 합쳐 국회의석 180여석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하게 된 것이다. 막바지 걸림돌이던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의석수로 밀어붙여 강제종료시키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비롯해 국정원법·경찰법 개정안, 공정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통과시켰으며, 마지막으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대북전단살포금지법)마저 해결한 뒤 승리의 축배를 들었다. 여당 입장에서는 묵은 체증이 내려갔으니 축배를 들고서 자축할 만도하다.여당에서는 공수
작금의 혼돈의 시기에 국가와 지도자가 존재하는 이유가 뭘까. 물론 지도자와 정부의 고충도 적지는 않을 것이다. 적다면 지도자도 정부도 사람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고충이 유의미하지 않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유의미하기 위해 필요한 게 뭔가를 고민해봤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도자답고 정부답기 위해선 충분한 인재(人才)를 적재적소에 등용시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국민이 지도자와 정부를 세워 준 것은 자신들의 정권보호차원과 재집권만을 위해 일하라는 게 아니다. 국정철학엔 나라와 국민 나아가 세계(인류)라는 국가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