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평론] 바야흐로 ‘文-尹 대결’이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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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라곤 논설실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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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회의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채택 없이 23번째로, 지난 1월 2일 장관에 임명된 추미애 법무장관은 연초부터 시작해 연말이 저무는 시기까지 마치 싸움닭 같은 맹렬한 모습을 보여왔다. 한해가 시끄러웠다. 추 장관은 문 정부 우선과제인 검찰개혁을 밀어붙이느라 임명되자마자 연초 정기 검찰인사에서 윤 총장과 갈등을 일으키며 총장 라인을 내치기에 바빴다. 그것을 서막으로 소위 ‘추윤 갈등’이 올 한해 내내 이뤄졌으니 그 대미는 윤 총장에 대해 ‘정직 2월’의 징계 결정이었고, 추 장관의 징계 제청은 문 대통령이 최종 재가로 이루어졌다.

청와대에서는 ‘추-윤 싸움’이 ‘문-윤 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이 나서 브리핑하면서 “검사징계법에 따라 법무장관이 제청을 하면 대통령은 재량 없이 징계안을 그대로 재가하고 집행하게 된다”고 설명했고, 국가공무원법상 대통령의 처분에 따른 당사자의 행정소송이 제기되면 피고는 법무부 장관이 된다는 것을 고지했다. 이러한 설명은 대통령은 윤 총장 징계에 재가는 했으나 법에 의한 대로 적정 절차를 지켰을 뿐이라는 것이고, 소송으로 이어져도 법무부 장관이 알아서 대응할 것이고 대통령은 상관없다는 투다.

추 장관이 징계청구한 내용에 위법부당성이 있지만 징계위 결정과정에서도 내용상, 절차상 위법이 있다는 윤 총장 측에서는 대통령 재가가 난지 하루만인 지난 18일 서울행정법원에 징계처분 취소와 동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신청을 냈다. 이를 두고 여당에서는 들고 일어나 “대통령과 한번 해보자는 거냐?”며 총장 자진사퇴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으나 끝내 윤 총장에 대한 배제 계획(?)은 청와대, 법무부 장관과 여권 전략대로 되지 않고 법정싸움으로 번지고 말았다.

청와대와 여권에서는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의 대립각을 원하지 않는 전술에서 사상초유의 검찰총장 징계가 끝나 대통령이 재가한 뒤 추 장관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 윤 총장도 따라 자진사퇴하는 시나리오를 짰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대한 그 의도는 희망사항이 돼 버렸다. 장관급인 검찰총장을 생 바보로 만들고 검찰을 마치 총장의 졸개인양, 같은 통속인양 개혁 저항권 세력으로 몰아붙이는데 현직 검찰총장이 정의롭고 신성한 검찰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모든 걸 덮어쓰고 “그래 내 잘못이야”하고 사퇴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윤 총장 징계에 역대 검찰총장들이 반대했고, 문 정권에서 초대 검찰총장을 지낸 문무일 전 총장까지 나서 ‘윤 총장 징계’는 법치주의의 오점이라며 성명을 냈던바, “1988년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도입된 검찰총장 임기제는 검찰의 중립과 수사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최후의 장치”라며 검찰총장의 임기 강제 중단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많은 법조인들은 임기 2년이 보장된 검찰총장에 대한 강제 퇴출인 총장 징계는 “정상적인 국가에서 이뤄질 일이 아니다”고 강력비판하고 있으며, 법리를 잘 알고 있는 검사들도 징계 청구 사유에서 위법한 검찰총장 징계는 헌법정신과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자칫하면 검란까지 일어날 조짐이다.

그런 가운데 문 대통령이 윤 총장 징계에 대해 아무런 재량권 없이 법무부 장관이 제청하면 그에 무조건 따라야하는가에 대해 논란 여지가 뒤따르고 있다. 정부 측에서는 “징계의 집행은 해임·면직·정직·감봉의 경우에는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고 규정한 검사징계법 제23조에 따라 대통령이 재고할 여지가 없다고 한다. 문맥대로 하자면 그렇기도 하지만 이 내용은 장관 제청 없이 징계할 수 없다는 것으로 ‘장관 제청-대통령 집행’의 두 단계를 둔 것 자체가 대통령이 최종 검토를 하라는 해석도 있다. 여기에서 헌법 제78조 ‘대통령의 공무원 임면권’을 규정한 헌법 취지에 비춰 대통령의 징계 재량권이 있다는 견해도 따른다.

그렇긴 해도 기차는 이미 떠나 재가 재량권 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고 진짜 문제는 행정소송 이다. 대통령의 재가로 정직 2개월 처분이 실행된 상태에서 윤 총장 측이 대통령의 처분에 대해 취소소송과 함께 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젠 대통령의 처분이 법적으로 적합한가, 징계의결과 처분 과정에서 절차적․내용적 위법성이 없느냐에 대한 법리 판단만 남았는바, 22일 서울행정법원의 집행정지 심리 결과에 따라 소위 ‘문-윤 대결’의 형세는 달라질 수 있다.

지난번 추 장관의 검찰총장 직무배제에 따라 윤 총장 측이 신청한 집행정지가 인용돼 현직에 복귀했다. 이번 대통령의 징계처분에 따른 집행정지 신청의 결과가 어떨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집행정지 신청은 거의가 인용되고 있고, 지난번 행정법원에서 집행정지 인용하면서 내린 결정문 ‘검찰총장의 임기 보장과 검찰의 권력으로부터 중립성’ 이론은 명쾌했으니 그게 기본이 될 것이다. 헌법정신과 법치주의에 반하는 윤 총장 징계로 평지풍파를 만들 일이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권력층이 무슨 잘못된 게 많아서 정의로운 검찰권을 무력화시키려 안달하며 과욕을 부릴까 의혹이 큰데, 국민기만의 역사적 과오는 이쯤에서 종식돼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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