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권 논설위원 ‘시스템에 의한 운영이냐, 개인기냐.’결론부터 말하자. 한국 사회 곳곳에 꼭 있어야 할 시스템이 없거나 고장 났다. 국민은 정치권을 쳐다보지 않고 마음 편안히 생업에만 종사하고 싶다. 시스템에 의한 국정운영을 원한다. 영웅이 갑자기 출현하기란 쉽지 않다. 한 사람이 국정 전반을 다 통달하기도 힘들다. 학연 지연 혈연 등 비합리적인 관계가 의사결정을 지배하는 요소가 돼서는 안 된다. 힘이 아닌 법의 지배(rule of law)가 견고한 뿌리가 돼야 한다. 개인기보다는 잘 짜여진 매뉴얼에 의해 기계 돌아가듯 국정 시스템
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은 김정은의 전승절 기념행사 참가 포기가 북한의 내부사정에 따른 것이라고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전적으로 북한의 책임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 국방부는 평양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발표를 내놓아 결국 김정은의 국제사회 데뷔전은 북한의 국제외교 미숙함으로 확인되고 있다. 북한은 행사장에서의 김정은 의전과 전투기 지원 등 군사원조에 따른 절충이 저들 뜻대로 진척되지 않자 막판에 판을 깨고 나선 것이다.최근 15명의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처형됐다는 국정원의 발표로 볼 때 평양에 아
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 대학 구조조정 추진은 학령인구 감소, 교육 경쟁력 제고 등에 의한 불가피한 조치이다. 특히 2018년부터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 대학 입학정원이 지원자를 초과하게 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재정이 취약한 대학들의 경우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위기를 극복하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대학은 물론 사회·국가적 차원에서 해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불거져 온 국내 부실대학 지정은 대학자체의 이미지 훼손 외에도 국외에서 한국
지난해 연말과 올 정초에 우리 사회에서 여론을 악화시켰던 사건들이 몇 있지만 그중 하나가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이다. 작년 12월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발생한 이 사건으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항공보안법등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결심공판이 끝나 오는 12일 선고만 남아 있는 상태다. 재판과정에서 검찰과 피고인 측 변호인 간 첨예한 다툼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법대로 판단하겠지만, 그 결과를 차치(且置)하고서라도 이 사건은 우리 사회 재벌 3∼4세들의 일탈 행동을 지켜보는 계기가 됐고, 가진 자의 횡포
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칼 마르크스가 북한에 생환했다. “아니 건장한 프롤레타리아는 모두 어디로 가고 온통 영양실조 환자들뿐인가?” 얼마 뒤 김일성이 뒤따라 생환했다. “아니 지금쯤 사회주의 완전승리가 이룩되어야 하는데 왜 자본주의 맹아기에서 몸부림치는가?” 겨우 장마당 경제로 근근이 유지되는 북한 경제, 마르크스나 김일성이 보아도 이상하지 않을 리 만무할 것이다. 지금 북한이 심각한 빈익빈 부익부로 신음하고 있다. 지방의 노동자 농민들은 끼니를 걱정할 만큼 궁핍이 창궐하지만 평양의 특권층들은 자본가 흉내를 내며 떵떵거리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북한 정권에서 최고의 권력을 누리고 있는 특권층은 누구인가. 지난 20여 년간 선군정치의 그늘에서 군부 엘리트들이 그 핵심에 있었다. 그러나 2010년 김정은의 등장과 함께 군부 엘리트들은 당 아래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원래대로 당과 내각의 간부들이 서서히 권력 핵심부로 나가서는 듯했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북한의 대외정책이 장거리 로켓 발사와 제3차 핵실험 등 강경모드로 전환한 가운데 다시 군부 엘리트들이 부상하고 있다. 김정은이 지난해 직접 지시를 내려 고급 장성들에게 전자결제 카드를 지급하고 달러를
요즘 ‘IT’란 용어를 흔하게 접하고 또 사용하면서도 그 뜻과 의미에 대해선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러나 오늘날 문명의 아이콘으로 등장함으로써 이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IT의 본질을 좀 짚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우리에게 꼭 이뤄 내야 할 미래가 있다면 더욱더 그리해야 할 것이며, 분명한 것은 IT문명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IT란 ‘information technology’ 즉, 정보기술의 약자로서, 말 그대로 ‘정보기술’이다. 이 정보기술이란 이미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컴퓨터(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
박상병 정치평론가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가 결국 사퇴했다. 어찌 보면 사실 예고된 비극이었다. 당초 박근혜 당선인이 그를 총리 후보자로 지명할 때,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원칙과 소신대로 살아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거기에 많은 사람이 동의했고 이례적으로 민주당도 무난하다고 평할 정도였다. 겉으로 보기엔 정말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로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번도 검증을 받지 않은 김용준 전 지명자의 내밀한 삶의 얘기는 겉과는 달랐다. 달라도 너무 달랐다. 언론에 나오는 그의 삶의 궤적을 보면 사회적 약자, 원칙, 소신, 법치의 영역
이병익 정치평론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 내내 국민대통합을 외쳤다. 국민대통합은 시대의 화두였다고 볼 수 있다. 이념적으로 확연히 갈라진 민심과 세대 간의 갈등의 골이 깊었던 것은 역대 통치자들의 책임이었다.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고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불만이 없었다고 가정한다면 이런 문제들이 불거져 나왔을까 생각해 본다.국민들이 배부르고 등 따습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어서 또 다른 문제를 잉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심각하게 뚜렷한 대립양상은 없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국민대통합'이라는 구호는
최상현 주필 최고의 권력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들의 커밍아웃(Coming out)이 줄을 잇는다. ‘때’가 왔다. 이글거리던 한 시대의 권력이 허무하게 지고 또 다른 시대의 권력이 등장할 ‘때’가 된 것이다. ‘때’가 왔으니 대권 야망을 가진 정치인들의 열망이 화산의 마그마(Magma)처럼 들끓어 오르는 것은 자연스럽다. 이처럼 야망에 들뜬 정치인들의 부산한 움직임에도 국민들은 여전히 정치에 대한 권태에 깊이 빠져 있는 것 같다.출사표를 던지는 정치인들이 원하는 만큼의 뜨거운 반응이 없다. 정치인들 스스로가 잘 알 것이지만 국민의 정
이재술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대표 최근 10.26 재선거를 앞두고 순창군수 재선거에서 후보자 매수행위와 관련된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녹취록에 담긴 무소속 이홍기 후보와 조동환 전 순창교육장 사이의 밀실거래는 사업권과 인사권, 선거보전비용에 관한 협의를 한 내용으로서 검은 흥정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파장은 매우 심각하다. 만일 공개된 녹취록대로 하자면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권력 나눠먹기로 인해 사업권과 공무원 인사권을 두고 제3자인 조동환 전 순창교육장이 좌지우지할 뻔한 사건임은 분명하다. 동아일보가 입
만연한 교육계 비리에 전 국민이 놀라고 있다. 오죽하면 서울시교육청 부조리 신고센터 신고내용을 보면 하루에 한 건 꼴로 비리제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청소년들의 교육을 담보로 매관매직(賣官賣職)은 물론 입학비리까지 서슴지 않는 현실이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서울시교육청 고위간부를 지낸 서울시내 모 고등학교 교장은 교육청 간부 재임 시절 부하직원과 공모해 장학사 시험에 합격시켜주겠다며 교사들로부터 거액의 돈을 챙겨 구속됐다. 당시 교육청 인사담당 출신 교장 역시 수뢰 혐의로 구속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정운찬 국무총리의 발언으로 촉발된 행정복합도시(세종시) 문제가 갈수록 꼬여가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와 여당이 원안을 수정하지 않고 추진하겠다던 입장에서 차선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충청권에서는 반대집회가 연일 열리는 등 충청지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세종시가 ‘자족기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들어 교육·산업도시로 만드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이전하는 행정부처를 대폭 줄이는 대신 일부 대기업의 본사와 대학 등 교육기관을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정부와 여당의 이런 터무니 없는 발상은 당장
국민 정서에 반하는 병역비리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병원 진단서의 환자 이름을 바꾸거나 정상적인 신체를 수술하는 방식으로 4대 의무 중 하나인 국방의 의무를 피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병역 의무 기피 현상은 단순히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분단국인 상황을 볼 때 반국가 행위로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그동안 병역 비리는 일부 특권층이나 부유층에서 자행되는 것으로 인식되다가 2000년대 들어 일반인에게까지 확대되어 근본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병역 비리를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