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연한 교육계 비리에 전 국민이 놀라고 있다. 오죽하면 서울시교육청 부조리 신고센터 신고내용을 보면 하루에 한 건 꼴로 비리제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청소년들의 교육을 담보로 매관매직(賣官賣職)은 물론 입학비리까지 서슴지 않는 현실이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서울시교육청 고위간부를 지낸 서울시내 모 고등학교 교장은 교육청 간부 재임 시절 부하직원과 공모해 장학사 시험에 합격시켜주겠다며 교사들로부터 거액의 돈을 챙겨 구속됐다. 당시 교육청 인사담당 출신 교장 역시 수뢰 혐의로 구속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압수수색 결과 책상 서랍에서 14억 원이 나왔다고 한다. 돈의 출처에 대한 교장의 답변이 궁색하기 짝이 없다. 아파트 매입을 위해 돈을 빌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돈은 공직자 재산 신고 당시 누락된 내용이라 의문이 증폭될 뿐이다.

승진을 위해서 어떤 라인을 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청탁 비리로 이어지는 교육계의 현실 앞에 청소년들이 무엇을 배우고 느낄지 의문스럽다.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는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교사는 있되 스승은 없다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교사 스스로 그 가치와 품격을 떨어뜨리는 행동을 하고 있으니 누가 존경과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겠냔 말이다.

현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자립형사립고(자사고) 입학비리도 불거졌다. 입학 자격이 안 되는데도 서류조작 등을 통해 불법입학을 했다는 내용이다.

교육을 통한 가난의 대물림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을 악용해 비리가 저질러졌다. 정원의 20%를 뽑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등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제도가 유명무실화 된 것이다.

더 나아가 이번 자사고 입학생 중 15%만이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뽑힌 학생이고 그 중에서도 상당수가 자격이 안 되는 학생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고 설립 추진 당시 교육부는 특권층을 위한 교육기관이라는 비판을 모면하기 위해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을 명문화 했지만 부정추천이라는 왜곡된 현실로 나타나고 말았다.

교육계 비리는 교육계에 국한된 내용이 아니라 사회적 부조리의 연장선에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교육 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는 결국 사회 구성원 중 하나로 이들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정도(正道)를 외면하지 않는다면 교육 비리는 대통령이 나서서 해결될 것이 아닌 자발적 정화 과정을 통해 해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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