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조규일 진주시장(오른쪽 세번째)이 2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거(飛車) 테마공원 조성사업 계획안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3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조규일 진주시장(오른쪽 세번째)이 2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거(飛車) 테마공원 조성사업 계획안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3

박철홍 의원 “역사고증 먼저”

“시대·장소 특정된 문헌 많아”

“문헌 바탕 스토리텔링할 것”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비거(飛車) 테마공원이 완성되면 진주성, 구 진주역 복합문화공원과 함께 전국 최고의 관광벨트가 구축됩니다.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진주를 ‘머무는 문화관광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최근 1270억원 규모의 ‘비거 테마공원 조성사업’을 놓고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허종현 진주시 문화관광국장이 11일 이같이 말했다.

시에 따르면 비거(飛車) 또는 비차는 ‘하늘을 나는 수레’라는 의미로 진주성의 화약군관이었던 정평구(1566~1624)가 만든 비행체로 알려져 있다.

조규일 시장은 이를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공약사업인 ‘원더풀 남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올해 초 비거 테마공원 조성사업을 발표하며 본격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기획문화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철홍 의원이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사업 추진 전 사실인지 아닌지 역사적 고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팽팽한 찬반양론이 벌어졌다.

이날 박 의원은 “고증은 사업추진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자칫하면 후대에 우리가 우스갯거리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문제 삼았다.

이에 허종현 국장은 “비거가 나온 문헌대로 실존했는지의 역사적 사실판단은 그 시대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지금 그 누가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시에서 토론회나 공청회를 연다 해도 결론을 낼 수 없을뿐더러, 결론을 낸다 한들 반대 측이 수긍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립과천과학관 전시 비거. (제공: 진주시) ⓒ천지일보 2020.6.12
국립과천과학관 전시 비거. (제공: 진주시) ⓒ천지일보 2020.6.12

허 국장은 “거북선도 설계도가 없지만 많은 지자체에서 관광화해 방문객을 모았다”며 “더 나아가 이탈리아 로미오와 줄리엣, 덴마크 인어공주 동상, 별주부전 테마의 사천 비토섬, 산청 동의보감촌 등도 모두 스토리텔링으로 관광화에 성공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특히 ‘비거는 역사서에 나오지 않고 고문헌에도 진주성이란 내용은 없다’라는 지적에 허 국장은 조선시대 학자들의 개인문집, 전설·설화, 근대 이후의 관보, 역사서적, 백과사전 등 비거가 언급된 15여 문헌들을 보이며 “임진왜란과 진주성이라고 시대와 장소가 특정된 문헌들도 많다. 관광자원화 소재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 어느 지자체를 가도 그 지역의 역사적 인물·전설 등을 소재로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려고 한다”며 “진주시도 비거를 모티브 삼아 관광화하려는 것 뿐이다. 비거 공원을 조성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문헌에 나온 진주성이 실존하는 진주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4월 추경 심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역사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비거 관련 추경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을 두고 허 국장은 “진주시가 관광문화도시로 발돋움할 중요한 사업이 정치적 진영논리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당시 표결에 부쳐진 예산은 기획문화위 소속 민주당 시의원들이 전원 반대표를 던지면서 비거 구현을 위한 제작 및 안정성 평가용역 5000만원, ‘비거 하늘을 날다’ 행사비 2700만원 등 관련 추경이 삭감된 바 있다.

한편 시는 망진산 망경공원 일대에 향후 5년간 총사업비 1270억원을 투입해 복합전망대, 모노레일, 비거 모양 짚라인·스카이워크를 갖춘 테마공원 조성사업을 조성할 계획이다.

망진산 비거(飛車) 테마공원 조성계획. (제공: 진주시) ⓒ천지일보 2020.1.23
망진산 비거(飛車) 테마공원 조성계획. (제공: 진주시) ⓒ천지일보 20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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