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 상상력으로 만든 허구”
“민간 특례사업 추진했어야”
市 “민간사업자 계획제안 전무”
“1270억원 중 470억 민간자본”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최근 진주시가 추진 중인 ‘비거(飛車: 하늘을 나는 수레)’의 관광자원화 사업을 놓고 ‘역사적 실체 여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단체가 2일 오전 11시 시청 2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중단을 시에 촉구했다.
‘생활정치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는 “비거의 실체를 입증할 역사적 기록물은 없으며 비거가 언급된 몇몇 문헌들조차 임진왜란이 끝난 지 150년, 많게는 300년 후에 나왔다”며 “모형이나 설계도가 전해지지 않아 상상력으로 만든 허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비거공원 사업추진 배경에는 ‘장기 미집행된 공원의 지구지정을 해제한다’는 ‘일몰제’의 영향이 있다”며 “이와 관련해 700억이라는 혈세가 투입되지 않는 ‘민간개발 특례사업’으로 추진했어야 했다. 혈세로 토지를 사고 다시 민간자본을 유치하는 것은 특례사업이 후퇴하는 잘못된 절차”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역사에 길이 남을 조롱거리를 만들고 싶은지 묻고 싶다. 역사적 고증이나 입증할 자료도 없이 ‘과학’이라는 허울을 덮어씌운 비거 사업을 즉시 중단하고, 처음부터 전면 재검토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반면 진주시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소망진산 망경공원 일대에 비거테마존·리사이클존·생태존 등 3가지 테마로 관광인프라를 차질 없이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사업비에 대해 문화재팀 시 관계자는 “1270억원 중 700억원은 일몰제 관련 난개발이 우려되는 장기미집행 공원인 망경공원의 토지를 매입한 비용”이라며 “예산을 줄이기 위해 유스호스텔 200억, 전망대 100억, 모노레일 120억, 비거형 짚라인 50억 등 470억원은 민간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특히 시민단체에서 언급한 혈세낭비와 ‘민간개발 특례사업’에 대해 진주시 도시공원팀 관계자는 “사업계획을 제안하는 민간사업자가 있어야 해당 사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제안 자체가 전혀 없었다”며 “시민들이 즐겨 찾는 도시공원을 우선 조성하고 그 위에 특색 있는 관광자원을 가미한 지금 방식이 최선”이라고 맞섰다.
또 시는 비거가 나온 옛 문헌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담아 관광 개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체 논란에 대해 허종현 문화관광국장은 “조선시대 학자들의 개인문집, 근대 이후 관보·역사서적·백과사전 등 비거가 언급된 15개가 넘는 문헌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며 “임진왜란과 진주성이라고 시대와 장소가 특정된 문헌들도 많아 관광자원화 소재로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전국 어느 지자체를 가도 그 지역의 역사적 인물·전설 등을 소재로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려고 한다”며 “비거 공원을 조성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문헌에 나온 진주성이 실존하는 진주시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앞서 이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달 진주시의회 제220회 정례회에서는 조규일 시장이 시정질의 답변에 나서 차질 없는 사업추진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규일 시장은 이날 박철홍 시의원의 “비거가 진주의 정체성과 조화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시정질문에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에서 사용됐다고 전해지는 비거는 진주와 매우 깊게 연관된 관광자원”이라며 “‘항공우주특별시’를 지향하는 진주의 산업정체성과 부합한 최적의 콘텐츠”라고 밝혔다.
한편 조 시장은 지난 1월 공약사업인 ‘원더풀 남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비거 테마공원 조성계획을 공식 발표하며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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